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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시인방

노송의 삶

작성자유상천|작성시간26.06.18|조회수12 목록 댓글 10

노송(老松)의 삶/유상천

 

산마루 바위 곁에

굽은 허리로 서 있는 나이살이나 먹은 소나무

 

봄비 내리는 밤엔 온몸을 씻고 햇살을 기다리며

무더위가 달려온 따가운 바람에도 끄떡하지 않으며

남들은 누렇게 변해도 세월의 음표들이 깨어나 노래를 부르며

하얀 눈보라가 설쳐도 당찬 뿌리로 꿈쩍도 안하고 있다

주름진 껍질마다 세월의 이야기가 적혀있다.

 

수백 번 계절이 바뀌어도

굵어진 뿌리로 땅을 붙들고 묵묵히 하늘을 바라본다.

하나님도 몸매에 세월의 그림을 아름답게 그리신다.

늙었다고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품위를 가지고 단단히 서 있는 것이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비와 바람을 벗 삼아

노래하며 춤추는 새들에게 쉼터를 내주고

힘들어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그늘이 되어

세월의 물결 속에서도 늘 푸른 약속을 지킨다.

모든 것이 희망을 품고 버티는 것이라고

 

늙었다고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

더 깊어지는 뿌리라는 것을

소나무는 오늘도 고요히 가르쳐주고 있다.

삶이란 견디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품고 버티는 것이라고 푸른 솔 향기가 전하고 있다.

 

마침내 늙어진 몸은 기울어져도

그동안 많이 만들어진 솔향은 숲에 머물고

쓰러진 자리엔 또 다른 생명의 씨앗이 기다리고 있다.

한 그루 나무의 삶이 아니라 묵묵히 견디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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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유상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9 AI시대의
    처절함을 느끼곤 합니다
    정이 사라지고 삶도 굴곡이 없어지는
    시대에 느끼는 것이 많습니다
    오늘도 감사하고
    화이팅입니다 ^^
  • 작성자예인 안옥희 | 작성시간 26.06.19 그렇습니다.
    소나무야말로 성군이지요
    고운글 잘 봤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유상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9 허리를
    꾸부리고도
    끄떡없이 지내는
    소나무의 삶 대단하지요
    감사합니다
  • 작성자별리 오정임 | 작성시간 26.06.19 노송은 저도
    눈여겨 보고 좋아하는데
    시인님 시어에 모든
    세상 풍파가 들어있네요

    메말라도 잘 버티고 산다

    등단식 못 오셨네요???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유상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9 알고 보면
    소나무처럼
    세상 풍파를 이기는
    동,식물은 없지요
    고맙습니다 별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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