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로 자란 가난한 홀애비가
반백의 된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지만
젖먹이 딸을 놔두고
부인이 눈도 제대로 감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갔다
어딜 가나 헐벗은 그의 등에는
눈물 젖은 아이가
등짐처럼 늘 업혀 다녔다
동네 사람들이 아이를
있는 집 안에 입양을 보내면 어떻겠냐고
물어 볼 때마다
입술 깨물며
울컥울컥대더니
아이를 훌쩍 떠나 보내놓고
그가 묵정밭 한 귀퉁이
부인의 무덤 앞에
서성거리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던 어느 날
아이를 안고 부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가슴에 품은 채
그도 부인 따라 갔다
손바닥만한 묵정밭과
무덤가에서는 해마다
숨어서 울던 그 남자의 눈물이
하얀 개망초로 수북히 피어나는 걸
하믈만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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