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로 자란 가난한 홀애비가
반백의 된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지만
젖먹이 딸을 놔두고
부인이 눈도 제대로 감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갔다
어딜 가나 헐벗은 그의 등에는
눈물 젖은 아이가
등짐처럼 늘 업혀 다녔다
동네 사람들이 아이를
있는 집 안에 입양을 보내면 어떻겠냐고
물어 볼 때마다
입술 깨물며
울컥울컥대더니
아이를 훌쩍 떠나 보내놓고
그가 묵정밭 한 귀퉁이
부인의 무덤 앞에
서성거리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던 어느 날
아이를 안고 부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가슴에 품은 채
그도 부인 따라 갔다
손바닥만한 묵정밭과
무덤가에서는 해마다
숨어서 울던 그 남자의 눈물이
하얀 개망초로 수북히 피어나는 걸
하믈만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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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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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문덕배 작성시간 30분 전 new
시인의 가장 큰 미덕은 절제된 서술 속에서 깊은 정서를 끌어낸다는 점이 있습니다
시인은 독자들에게 울음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한 남자의 삶을 담담히 보여주고, 마지막에 "개망초"라는 아름다운 상징을 통해 비극을 숭고한 사랑의 이야기로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시는 단순히 가난한 아버지의 슬픈 이야기가 아니라,"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모두 내어준 한 인간의 생애를 애도하는 서정적 진혼가" 라고 말해도 될 듯 합니다. 읽고 나면 가슴 한편이 저려오면서도, 하얀 개망초가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처럼 오래도록 잔잔한 여운이 남는 시입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