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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남아공] 타운쉽-화려한 도시의 그늘

작성자서교365|작성시간06.08.28|조회수139 목록 댓글 0
 

남아공의 흑인 집단 거주지를 타운쉽이라고 합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기후...여행자들이 한번쯤 꿈꾸는 나라 남아공,

타운쉽은 그 아름다운 나라 남아공의 거대한 도시가 만들어낸 그늘입니다.

화려한 도시의 불빛과 대비되는...지난한 삶을 살아가는 흑인들의 안식처입니다.

 

나무가 많은 도시 나이시나의 타운쉽은 산등성이에 나무로 만들어진 것이 특색있었다


케이프타운 공항을 빠져나오다 보면 제일 먼저 타운쉽과 조우하게 됩니다.

아름다운 도시를 상상하고 왔던 대부분의 여행객들의 눈길을 끄는 곳입니다.

초라하기 짝이 없는, 초라하다고 말하기조차 안쓰러운 곳입니다.

아프리카 속의 유럽이라는 케이프타운과의 첫만남은 그렇게 시작됩니다.


타운쉽은 남아공에서 여러 예술 분야의 소재가 되는 곳입니다.

올해 아카데미 영화상 외국어부분 상을 받은 초찌...역시

아톨 푸카트의 원작 소설 가빈 후드 감독이 영화한 것으로

조하네스버그의 거대한 타운쉽 스웨토 지역에서 자라난 소년...초찌의 이야기 입니다.

초찌는 갱, 혹은 깡패 정도의 남아공 줄루어입니다.

타운쉽의 모습은 양철 깡통으로 축소된 모습으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그림의 소재가 되어 관광품으로 팔려나가기도 합니다.

 

타운쉽은 학생들의 수업시간에 소재로 이용되기도 한다-작은 아이 학교 숙제중에서...


어느 나라에나 빈부의 격차가 있고

가난한 자와 가진 자가 있고 사람이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기 힘든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지만

남아공의 타운쉽은 다른 나라의 빈민촌과는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아파르트헤이트 당시 백인 정부다 흑인들을 분리 통치하기 위해 만든

도시외곽의 집단 거주지에서 출발했습니다.


이제 흑인들도 마음대로 거리를 걸을 수 있는 자유를 얻었지만

여전히 가난으로부터는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물론 상상도 못할 만큼 잘사는 흑인도 있고

세금을 면하기 위해 타운쉽에 사는 사람도 있고

다른 지역에 살 능력이 되지만 다시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고

엄청난 고가의 자가용을 가진 부자들도 타운쉽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타운쉽은 인구 70%의 흑인 인구 중에 가난한 흑인이 모여 사는,

17%의 인구로 모든 것을 누리고 사는 백인들에게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쉽지 않은 삶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남아공 생활 2년이 다 되어갑니다만 정작 타운쉽을 제대로 구경해보지 못했습니다.

왜 그곳에 가보고 싶어하는지...가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이방인의 눈에 비친 그저 호기심의 대상은 아닐까. 그게 맞습니다.

하지만 가끔 이 나라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헛갈릴 때가 있습니다.

인구 70프로가 흑인인 나라.

하지만 단지 17프로인 백인이 모든 것을 다 가진 나라.

그곳을 돌아봐야 남아공의 빛과 그늘을 다 볼 것 같은 느낌을 가집니다.


타운쉽은 도시를 중심으로 발달해 있습니다.

도시를 벗어나다 보면 또 다른 도시를 접어들다 보면

영락없이 그 도시와 비례한 크기의 타운쉽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외관으로 보이는 타운쉽의 가장 큰 상징은 전봇대와 휘날리는 빨래입니다.

남아공은 시내에 전봇대와 전선이 없습니다.

하지만 타운쉽에는 수많은 전봇대와 수많은 전선이 있습니다.

 

카일리쳐에서 B&B를 운영하는 비키가 빨래를 널고 있다

 

늘 그 곳이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가볼 기회가 쉽게 생기질 않았습니다.

관광회사에서 판매하는 타운쉽 관광코스가 있지만

그건 그저 전시품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대로 얼마 전에 그 코스에 다녀왔습니다.


타운쉽 일정을 안내한 흑인 청년은 타운쉽 랑가에서 산다고 했습니다.

아마 타운쉽 출신이라 그곳 관광 일정은 맡아 놓고 하는 청년인지도 모릅니다.

얼굴이 준하게 생기고 말하는 것도 점잖은 그 청년은 언젠가 여행사 직원에서

여행사 사장님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합니다.

아버지가 목사라는 그 청년이 멀지 않은 미래에 여행사 사장님이 되면 좋겠습니다.

랑가는 아프리카 코사 말로 SUN 이라는 뜻입니다.

타운쉽의 이름에는  온갖 좋은 의미들이 다 붙여져 있습니다.

냥가는 MOON 입니다.

카일리쳐는 NEW HOME 이고 구굴레토는 MY PRIDE 입니다.

 


사진찍히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 맑게 웃는 아이에겐 좀 더 나은 미래이길

 

타운쉽을 돌아보면서 동행했던 대학생 조카 아이가 그럽니다.

백인 마을보다 훨씬 더 생동감 있다고...

사실 백인들이 주로 사는 동네는 걸어 다니는 사람을 구경하기 쉽지 않습니다.

한낮에도 거리가 조용합니다.

하지만 타운쉽의 한낮 거리는 사람들로 복작거리고 시끄럽고

사람 사는 동네 같았습니다.


가이드 청년이 예정하지 않았던 곳에 차를 세웠습니다.

갓 결혼한 코사족 신부를 구경시켜준답니다.

긴 치마에 덧치마를 겹쳐 입은 새신부가 걸어가고 있습니다.

사진을 몇 장 찍자니까 수줍게 웃어보입니다.

긴장감을 풀고 있던 제게 새신부가 독촉을 합니다.

길거리에 너무 오래서있지 말고 어서 차를 타고 가라고 합니다.

새신부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동안 제 뒤에 낮선 남자가 하나 서있었습니다.

서둘러 차를 타고 급하게 출발합니다.

타운쉽에서 신혼을 시작하지만 조금 더 나은 환경을 가지게 되길...


타운쉽 관광.

역시 생각했던 대로였습니다.

관광객들 대상으로 포장된 상품을 보여주는 코스였습니다.

타운쉽 안에서 B&B를 운영하는 사람도 있고

전통 치료사라는 사람도 보았지만...생각했던 것보다...좀...

늘 가지고 있던 호기심을 채우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하지만 차를 타고 지나면서 궁금해 하던 곳은 일견할 수는 있었습니다.

개천가를 따라 형성되었던 70년대 한국의 판자촌을 보는듯. 카일리쳐를 벗어나며..

 

그보다 한참 전에 현지 목사를 따라

그리 크지 않은 타운쉽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여름 해가 아직도 뜨겁던 날에 목사를 따라 긴장된 마음으로 찾아갔던 그 타운쉽.

그곳은 타운쉽의 상징인 전봇대도 없습니다.

최근에 마구잡이로 생겨난 신흥지역이라 전기가 들어오질 않아서

건너편 마을에서 전기를 끌어다 씁니다.

전선이 마을 바닥으로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습니다.

 

타운쉽의 주택은 온갖 물건들로 덧붙여진다. 음벡기 대통령의 초상화를 붙인 집이 눈에 뜨인다.

 

늘 호기심 대상이던 타운쉽의 생활을 들여다 볼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목사가 진행하는 꼬맹이들 예배만 구경해보았을 뿐 정작 마을 안은

그저 눈으로 쓰윽 한번 흟어 본 것이 전부였습니다.

덩치 큰 현지 목사가  너무 긴장하지 않아도 좋다고 했지만

그래서 웃으면서 그러겠노라고 대답은 했지만

길지 않은 시간 타운쉽을 휙 둘러보는 동안, 조금은 불안했습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전봇대도 없는 타운쉽. 이동화장실 몇개가 덜렁하다

 

여름 해가 늘어지던 일요일 오후.

타운쉽 안의 거리엔 아이들이 뛰고 여자들이 노점을 벌리고 옷가지를 팔고

내리 쬐는 해 아래 거리에선 불을 피우고 고기 내장을 굽고...

카메라를 가져다 대기가 망설여졌습니다. 그리고 사실은 조금 무서웠습니다.

한낮에 술을 먹었는지 약을 먹었는지 눈이 풀린 남자들이

나를 향해 뭐라고 소리를 질러대는데...악의의 표시인지 친근함의 표시인지

너무 겁을 먹고 있어서 잘 분간을 할 수 없었습니다.

 

아무도 이 아이의 행복을 빼앗을 권리는 없다. 그들의 행복이 지켜지길...


하지만 그 타운쉽 안에도...행복은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른한 오후 해와 함께...

엄마와 뒹구는 행복한 아이도 있었고 여인들의 웃음소리도 넘쳐났으며

하얀 이를 드러내며 순진하게 웃어주는 맘씨 좋아 보이는 아저씨들도 있었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가까이 다가가 눈을 마주쳐보고 싶었지만 용기가 없었습니다.

끝내 긴장된 마음을 풀지 못하고 돌아 나오는 발걸음이

그렇게 무거울 수가 없었습니다.

다 같은 사람이 사는 곳인데 지지리도 못나게 겁을 내는 자신이 참 한심했습니다.


동양여자가 신기한 아이들...그아이들은 나눌줄을 알았다.

 

처음 남아공에 와서는 타운쉽을 보고 지날 때마다

그 안에서 뛰어 노는 작은 아이들을 볼 때마다,

빨랫줄 가득히 널린 크고 작은 빨래를 볼 때마다,

이침 일찍 일자리를 찾아 나와 해가 중천에 걸릴 때까지

거리에서 하루 일거리를 구걸하는 흑인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쓰레기를 버리는 날이면 아이를 업고 걸려서 쓰레기통을 뒤지러 나오는

흑인 가족의 모습을 볼 때마다 가끔씩 울컥 목이 매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처럼 간사한 것은 없다고...이제는 아무런 느낌도 없습니다.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아이였다. 이런 미소를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길 바란다

 

타운쉽의 삶이, 가난한 흑인들의 삶이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힘든 삶만은 아닐 것입니다.

어느 여름 일요일...오후

카메라를 가진 신기한 동양여자를 쫒아다니면서 포토...포토를 외치던 꼬맹이들

백인 목사의 기타 반주에 무슨 뜻인지도 모를 찬송가를 부르던 그 아이들...

그리고 좁고 초라하지만 피곤한 몸을 쉴 공간을 가진 그들에게도

삶은... 역시 힘들지만 때로는 웃음을 웃을 일도

그래서 가끔은 행복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어른도 사진을 좋아한다. 순박한 웃음의 사람들을 두려워해야한다는게 우울하다.

 

요 며칠 동안 신문에 타운쉽 기사들 중에 우울한 기사가 많습니다.

케이프타운 인구 4백만 중에 50만이상이 산다는 카일리쳐 타운쉽.

카일리쳐는 케이프타운에서 가장 큰 타운쉽입니다.

소문으로는 온갖 범죄의 소굴이고

대낮에도 총알이 날아다닌다는 소문이 있는 곳입니다.

이런 소문이 다소 과장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실제

타운쉽은 남아공의 높은 범죄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곳입니다.

높은 실업률로 인한 생계형 범죄가 남아공의 높은 범죄율에 유죄가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타운쉽에서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크고 작은 범죄가 일어납니다.


하지만 생계형 범죄라고 치부해버리기엔 너무나 끔직한 사건들도 많습니다.

지난 한해 동안 카일리쳐에서 무려 750명의 강간 피해자가 발생했습니다.

그들 중 33%가 14세미만입니다. 최연소 2세짜리 피해자도 있습니다.

몇 년 전에는 9개월된 여자 아이가 5명의 남자에 의해 강간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 사고 후 흑인인권 운동에 젊음을 바쳤던 한 흑인 지도자는

“내 나라에 더 이상 희망은 없다...”라고 했답니다.

대부분의 경우 가족 구성원에 의해 또는 가까운 지인에 의한 것입니다.

부모가 하루하루 벌어야 사니 아이들을 돌볼 방법이 없습니다.


신고된 사건만 이렇습니다. 이 정도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관계자는 말합니다.

신고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한다면 엄청난 숫자일 것이라고 합니다.

피의자가 체포되는 경우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체포된다고 해도 무거운 벌을 받지 않습니다.


카일리쳐에서는 지난 몇달 새 소말리아의 난민 26명이 살해를 당했습니다.

전쟁이 무서워 전쟁을 피해 내려온 난민들이 카일리쳐 주민들의 텃세에

자객이라고 이름 붙은 사람들에게 남의 땅에서 그렇게 죽어갔습니다.

소말리아 인들은 차라리 전쟁 중인 자기 나라로 돌아가는 것이

안전할 것 같다고 말합니다.

이런 기사를 읽을 때면 무서운 곳이라는 실감이 납니다.


하지만 역시 그곳에 대한 호기심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남아공의 타운쉽이 더 이상 사람들에게 두려운 곳이 되지 않길...

범죄 사망률 1위, 에이즈 보균자수 1위 등의

불명예스러운 딱지에 일조하는 곳이 되지 않기를...

그 곳에 사는 사람들도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울 줄 아는 평범한 사람이란 것을

그래서 이방인에게 더 이상 호기심의 대상이 되지 않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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