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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작품

무량한 한 채 / 공 광 규 (1960~ )

작성자김원호|작성시간19.09.26|조회수42 목록 댓글 1



오랜만에 아내를 안으려는데

‘나 얼마만큼 사랑해’라고 묻습니다.

마른 명태처럼 늙어가는 아내가

신혼 첫날처럼 얘기하는 것이 어처구니없어

나도 어처구니없게 그냥

‘무량한 만큼’이라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무량이라니!

그날 이후 뼈와 살로 지은 낡은 무량사 한 채

주방에서 요리하고

화장실에서 청소하고

거실에서 티비를 봅니다.

내가 술 먹고 늦게 들어온 날은

목탁처럼 큰소리를 치다가도

아이들이 공부 잘하고 들어온 날은

맑은 풍경(風磬) 소리를 냅니다.

나름대로 침대 위가 훈훈한 밤에는

대웅전 나무문살 꽃 무늬 단청 스치는 소리를 냅니다.





* 공 광 규

1960년 충남 청양군 출생, 동국대학교 국문과 졸업,
1986년 <동서문학> 詩 '저녁1' 로 등단
2009 제4회 윤동주상 문학부문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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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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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박정군 | 작성시간 20.02.22 아내에 대한 담담하면서도 애정섞인 감정을 노래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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