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이 오면
예당 조선윤
호국보훈의 달 그 날이 오면
산하를 적시던 피의 기억이
풀잎 끝 이슬로 다시 맺힌다
포성에 무너진 들판에는
이름 없이 잠든 젊은 별들이 있고
그들의 꿈은 한 줌 흙이 되어
오늘의 자유를 꽃 피웠다
찢긴 깃발 아래 스러져 간 목숨들
어머니의 마른 눈물과
끝내 돌아오지 못한 발자국이
세월의 강을 건너 우리 곁에 선다
현충원의 바람은 침묵하나
묘비마다 새겨진 이름은
나라를 사랑한 한 생의 서사시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전쟁은 총성이 멎어도 끝나지 않고
상처는 세월 속에서도 숨 쉬며
평화는 누군가의 희생 위에 피어났다는 것을
유월의 하늘을 우러를 때마다
감사의 마음 한 송이 국화가 되어
영웅들의 넋 앞에 머리 숙인다
6·25 그 날이 오면
역사의 상흔이 가슴을 찢는다
포연에 그을린 산하의 기억이
세월의 강을 건너와 가슴 한켠에
아직도 붉은 상처로 남아 있다
이름 없이 스러져간 젊음들
고향을 뒤로한 채 울던 사람들
무너진 집터와 끊어진 혈육의 사연이
유월의 바람 속에서
낮은 울음으로 되살아난다
우리가 누리는 평화는
누군가의 뜨거운 희생 위에 세워진
고요한 기념비
해마다 역사의 상흔이 가슴을 찢지만
아픔을 잊지 않는 마음으로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의 먹구름이
드리우지 않기를 바라며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넋 앞에
깊은 감사와 묵념을 바친다
잊지 않는 기억이 곧 보훈이며
기억하는 마음이 곧 나라 사랑이기에
유월은 슬픔을 넘어
희망을 지키는 다짐의 달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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