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한의 낡은 우물이 있는 풍경
능수버들이 지키고 섰는 낡은 우물가
우물 속에는 푸른 하늘 조각이 떨어져 있는 윤사월(閏四月)
아주머님
지금 울고 있는 저 뻐꾸기는 작년에 울던 그 놈일까요?
조용하신 당신은 박꽃처럼 웃으시면서
두레박을 넘쳐 흐르는 푸른 하늘만 길어 올리시네
두레박을 넘쳐 흐르는 푸른 전설만 길어 올리시네
언덕을 넘어 황소의 울음 소리도 흘러 오는데
물동이에서도 아주머님 푸른 하늘이 넘쳐 흐르는구료.
({조선일보}, 1937.1.1)
이 시는 낡은 우물이 있는 풍경화를 보고 상상하면서 쓴 시이다.
화자는 ‘낡은 우물이 있는 풍경’을 보고 있다. 능수버들이 지키고 섰는 낡은 우물가’에 한 여인이 ‘조용’히 물을 긷고 있다. 평화로운 모습이다. 제목을 풍경이라 하였으므로 ‘아주머님/ 지금 울고 있는 저 뻐꾸기는 작년에 울던 그 놈일까요?’란 질문이 있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이것은 그림을 보고 상상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그림을 보고 쓴 것이라면 ‘윤사월(閏四月)’, ‘뻐꾸기’ 울음, ‘황소의 울음 소리’은 화자가 ‘낡은 우물이 있는 풍경’을 보고 상상하는 것이다.
화자는 그림 속의 시간을 ‘우물 속에는 푸른 하늘 조각이 떨어져 있는 윤사월(閏四月)’으로 설정하고 있다. ‘우물 속에’ ‘푸른 하늘 조각이 떨어져’ 있다는 것을 하늘의 빛이 비춘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화자가 시간을 ‘윤사월(閏四月)’로 잡고 있다는 것은 이러한 해석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한다. ‘윤사월(閏四月)’을 화자가 낭만적인 표현으로만 썼다면 이 시는 낭만주의에 빠진 시에 불과하다. 그러나 시간적 배경으로 ‘윤사월(閏四月)’을 설정하여 전달하려는 이야기가 있다면 이 시는 고도의 은유가 쓰인 뛰어난 시이다.
‘윤사월(閏四月)’은 봄철에 춘궁-기(春窮期)에 해당한다. ‘묵은 곡식은 다 떨어지고 햇곡식은 아직 익지 아니하여 식량이 궁핍한 봄철의 때’이다. 그렇다면 ‘궁핍’으로 인하여 몹시 어려운 때이다. 이를 감안하면 ‘푸른 하늘 조각이 떨어져 있는’ 은 부정적인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푸른 하늘 조각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하늘은 정상적이지 않은 것이다. 희망이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래서 화자는 묻는다. ‘아주머님/ 지금 울고 있는 저 뻐꾸기는 작년에 울던 그 놈일까요?’라고 이 물음은 봄날 할 일 없는 화자가 수작을 부리기 위해서 ‘아주머님’에게 묻는 물음이 아니라 이 물음의 의미는 ‘세상은 변하지 않고 작년 그대로 인가요?’이다. ‘작년에 울던 그 놈’이면 해가 바뀌어도 세상은 변함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작년에 울던 그 놈’이 아니면 겉으로는 변하지 않는 것 같아도 변화가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화자의 물음에 대하여 ‘조용하신 당신은 박꽃처럼 웃으시면서// 두레박을 넘쳐 흐르는 푸른 하늘만 길어 올리시네/ 두레박을 넘쳐 흐르는 푸른 전설만 길어 올리시’기만 한다. 말로 대답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대답한다. ‘박꽃처럼 웃’는 것은 소박하고 아름다운 미소를 띠는 것이다. 이런 웃음을 띠고 ‘푸른 하늘만 길어 올’리는 행위로 대답한다. ‘푸른 하늘만’의 ‘만’은 ‘다른 것으로부터 제한하여 어느 것을 한정함을 나타내는 보조사’로 아주머니가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올리는 것이 아니라 ‘푸른 하늘’임을 말하는 것이다. ‘푸른 하늘’은 ‘푸른 전설’이다. ‘푸른’은 밝고 긍정적인 색이다. 그러므로 ‘아주머님’은 화자에게 ‘밝고 긍정적’인 대답을 하고 있는 것이다. 희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푸른 하늘 조각이 떨어져 있는 윤사월(閏四月)’의 상황을 극복하여 하늘을 회복하는 ‘푸른 하늘만 길어 올’리는 행위로 대답을 하는 것이다.
화자는 ‘아주머님’이 전달하는 대답을 알아듣는다. ‘언덕을 넘어 황소의 울음 소리도 흘러 오는데/ 물동이에서도 아주머님 푸른 하늘이 넘쳐 흐르는구료’라 한다. 여기서 ‘흘러 오는데/ 물동이에서도’에서 ‘-도 -는데 -에서도’는 화자가 ‘언덕을 넘어 황소의 울음 소리’의 힘찬 소리를 듣고 현실상황을 이길 힘을 가졌는데 거기에다가 ‘물동이에서도’ ‘푸른 하늘이 넘쳐 흐르는’ 모습까지 보고 자신도 ‘푸른 하늘’ ‘푸른 전설’을 갖게 되었음을 말하는 것이다. ‘낡은 우물이 있는 풍경’을 보고 ‘윤사월(閏四月)’의 어려운 현실을 이겨낼 힘을 넘치도록 갖게 되었음을 말하고 있다.
‘울음 소리도 흘러 오는데’는 청각과 시각이 사용된 공감각적인 표현이다. ‘흐르는구료’의 ‘-구료’는 ‘구려’의 방언형으로 ‘화자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에 주목함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 흔히 감탄의 뜻이 수반된다’. 이것은 ‘아주머님’의 행위에 대하여 감탄을 하는 것으로 화자가 여인을 ‘아주머님’이라 높이고 높임의 ‘-시-’를 붙이는 것으로 볼 때 여인은 화자에게 ‘푸른 전설’을 주는 높은 존재이다.
이 시는 능수버들이 지키고 섰는 낡은 우물에서 물을 길어올리는 여인이 그려져 있는 풍경화를 보고 여인이 박꽃처럼 웃으며 푸른 전설만 길어 올린다고 생각하면서 화자의 어려운 현실을 이겨낼 힘을 회복한다는 내용이다.20050914수 후12:59
능수버들이 지키고 섰는 낡은 우물가
우물 속에는 푸른 하늘 조각이 떨어져 있는 윤사월(閏四月)
아주머님
지금 울고 있는 저 뻐꾸기는 작년에 울던 그 놈일까요?
조용하신 당신은 박꽃처럼 웃으시면서
두레박을 넘쳐 흐르는 푸른 하늘만 길어 올리시네
두레박을 넘쳐 흐르는 푸른 전설만 길어 올리시네
언덕을 넘어 황소의 울음 소리도 흘러 오는데
물동이에서도 아주머님 푸른 하늘이 넘쳐 흐르는구료.
({조선일보}, 1937.1.1)
이 시는 낡은 우물이 있는 풍경화를 보고 상상하면서 쓴 시이다.
화자는 ‘낡은 우물이 있는 풍경’을 보고 있다. 능수버들이 지키고 섰는 낡은 우물가’에 한 여인이 ‘조용’히 물을 긷고 있다. 평화로운 모습이다. 제목을 풍경이라 하였으므로 ‘아주머님/ 지금 울고 있는 저 뻐꾸기는 작년에 울던 그 놈일까요?’란 질문이 있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이것은 그림을 보고 상상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그림을 보고 쓴 것이라면 ‘윤사월(閏四月)’, ‘뻐꾸기’ 울음, ‘황소의 울음 소리’은 화자가 ‘낡은 우물이 있는 풍경’을 보고 상상하는 것이다.
화자는 그림 속의 시간을 ‘우물 속에는 푸른 하늘 조각이 떨어져 있는 윤사월(閏四月)’으로 설정하고 있다. ‘우물 속에’ ‘푸른 하늘 조각이 떨어져’ 있다는 것을 하늘의 빛이 비춘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화자가 시간을 ‘윤사월(閏四月)’로 잡고 있다는 것은 이러한 해석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한다. ‘윤사월(閏四月)’을 화자가 낭만적인 표현으로만 썼다면 이 시는 낭만주의에 빠진 시에 불과하다. 그러나 시간적 배경으로 ‘윤사월(閏四月)’을 설정하여 전달하려는 이야기가 있다면 이 시는 고도의 은유가 쓰인 뛰어난 시이다.
‘윤사월(閏四月)’은 봄철에 춘궁-기(春窮期)에 해당한다. ‘묵은 곡식은 다 떨어지고 햇곡식은 아직 익지 아니하여 식량이 궁핍한 봄철의 때’이다. 그렇다면 ‘궁핍’으로 인하여 몹시 어려운 때이다. 이를 감안하면 ‘푸른 하늘 조각이 떨어져 있는’ 은 부정적인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푸른 하늘 조각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하늘은 정상적이지 않은 것이다. 희망이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래서 화자는 묻는다. ‘아주머님/ 지금 울고 있는 저 뻐꾸기는 작년에 울던 그 놈일까요?’라고 이 물음은 봄날 할 일 없는 화자가 수작을 부리기 위해서 ‘아주머님’에게 묻는 물음이 아니라 이 물음의 의미는 ‘세상은 변하지 않고 작년 그대로 인가요?’이다. ‘작년에 울던 그 놈’이면 해가 바뀌어도 세상은 변함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작년에 울던 그 놈’이 아니면 겉으로는 변하지 않는 것 같아도 변화가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화자의 물음에 대하여 ‘조용하신 당신은 박꽃처럼 웃으시면서// 두레박을 넘쳐 흐르는 푸른 하늘만 길어 올리시네/ 두레박을 넘쳐 흐르는 푸른 전설만 길어 올리시’기만 한다. 말로 대답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대답한다. ‘박꽃처럼 웃’는 것은 소박하고 아름다운 미소를 띠는 것이다. 이런 웃음을 띠고 ‘푸른 하늘만 길어 올’리는 행위로 대답한다. ‘푸른 하늘만’의 ‘만’은 ‘다른 것으로부터 제한하여 어느 것을 한정함을 나타내는 보조사’로 아주머니가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올리는 것이 아니라 ‘푸른 하늘’임을 말하는 것이다. ‘푸른 하늘’은 ‘푸른 전설’이다. ‘푸른’은 밝고 긍정적인 색이다. 그러므로 ‘아주머님’은 화자에게 ‘밝고 긍정적’인 대답을 하고 있는 것이다. 희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푸른 하늘 조각이 떨어져 있는 윤사월(閏四月)’의 상황을 극복하여 하늘을 회복하는 ‘푸른 하늘만 길어 올’리는 행위로 대답을 하는 것이다.
화자는 ‘아주머님’이 전달하는 대답을 알아듣는다. ‘언덕을 넘어 황소의 울음 소리도 흘러 오는데/ 물동이에서도 아주머님 푸른 하늘이 넘쳐 흐르는구료’라 한다. 여기서 ‘흘러 오는데/ 물동이에서도’에서 ‘-도 -는데 -에서도’는 화자가 ‘언덕을 넘어 황소의 울음 소리’의 힘찬 소리를 듣고 현실상황을 이길 힘을 가졌는데 거기에다가 ‘물동이에서도’ ‘푸른 하늘이 넘쳐 흐르는’ 모습까지 보고 자신도 ‘푸른 하늘’ ‘푸른 전설’을 갖게 되었음을 말하는 것이다. ‘낡은 우물이 있는 풍경’을 보고 ‘윤사월(閏四月)’의 어려운 현실을 이겨낼 힘을 넘치도록 갖게 되었음을 말하고 있다.
‘울음 소리도 흘러 오는데’는 청각과 시각이 사용된 공감각적인 표현이다. ‘흐르는구료’의 ‘-구료’는 ‘구려’의 방언형으로 ‘화자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에 주목함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 흔히 감탄의 뜻이 수반된다’. 이것은 ‘아주머님’의 행위에 대하여 감탄을 하는 것으로 화자가 여인을 ‘아주머님’이라 높이고 높임의 ‘-시-’를 붙이는 것으로 볼 때 여인은 화자에게 ‘푸른 전설’을 주는 높은 존재이다.
이 시는 능수버들이 지키고 섰는 낡은 우물에서 물을 길어올리는 여인이 그려져 있는 풍경화를 보고 여인이 박꽃처럼 웃으며 푸른 전설만 길어 올린다고 생각하면서 화자의 어려운 현실을 이겨낼 힘을 회복한다는 내용이다.20050914수 후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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