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오월 소식
오동나무 꽃으로 불 밝힌 이곳 첫여름이 그립지 아니한가?
어린 나그네 꿈이 시시로 파랑새가 되어 오려니.
나무 밑으로 가나 책상 턱에 이마를 고일 때나,
네가 남기고 간 기억만이 소곤소곤 거리는구나.
모초럼만에 날러온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울렁거리어
가여운 글자마다 먼 황해가 남실거리나니.
……나는 갈매기 같은 종선(從船)을 한창 치달리고 있다……
쾌활한 오월넥타이가 내처 난데없는 순풍이 되어,
하늘과 딱 닿은 푸른 물결 위에 솟은,
외딴섬 로만틱을 찾어 갈거나.
일본말과 아라비아 글씨를 알으키러 간
쬐그만 이 페스탈로치야, 꾀꼬리 같은 선생님이야,
날마다 밤마다 섬둘레가 근심스런 풍랑에 씹히는가 하노니,
은은히 밀려오는 듯 머얼리 우는 오ㄹ간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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