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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고 싶은 시

산수유-알 1 ​ 정진규

작성자cara|작성시간16.03.13|조회수211 목록 댓글 1

산수유-알 1

정진규


수유리라고는 하지만 도봉산이 바로 지척이라고는 하지만 ​도봉산이 바로 지척(咫尺)이라고는 하지만 서울 한복판인데 이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정보가 매우 정확하다 훌륭하다 어디서 날아온 것일까 벌 떼들, 꿀벌 떼들, 우리 집 뜨락에 어제오늘 가득하다 잔치 잔치 벌였다 한 그루 활짝 핀, 그래, 만개(滿開)의 산수유, 노오란 꽃숭어리들에 꽃숭어리들마다에 노오랗게 취해! 진종일 환하다 나도 하루 종일 집에 있었다 두근거렸다 잉잉거렸다 이건 노동이랄 수만은 없다 꽃이다! 열려 있는 것을 마다할 것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 건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럴 까닭이 있겠는가 사전을 뒤적거려 보니 꿀벌들은 꿀을 찾아 11킬로미터 이상 왕복한다고 했다 그래, 왕복이다 나의 사랑도 일찍이 그렇게 길 없는 길을 찾아 왕복(往復)했던가 너를 드나들었던가 그래, 무엇이든 왕복일 수 있어야지 사랑을 하면 그런 특수 통신망을 갖게 되지 광(光)케이블을 갖게 되지 그건 아직도 유효해! 한 가닥 염장 미역으로 새카맣게 웅크려 있던 사랑아, 다시 노오랗게 사랑을 채밀하고 싶은 사람아, 그건 아직도 유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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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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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서울 | 작성시간 16.03.14 지난 주에 학생들에게 가르쳤던 내용입니다.

    아직 유효하지만 상대방도 나를 사랑해야만 광통신이 이루어지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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