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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김소월 가는 길 중학국어 3-1

작성자서울|작성시간05.08.09|조회수621 목록 댓글 0
가는 길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번(番)……



저 산(山)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

서산(西山)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 강(江)물, 뒷 강(江)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 오라고 따라 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이 시는 길을 가다가 임 또는 떠난 곳이 그리워 발길을 멈추고 돌아보며 머뭇거리는 심정을 쓴 시이다. 



 이 시의 시제는 순서가 바뀌어 있다. 3연은 현재시제이고 4연은 과거시제이다. ‘흐릅디다려’는 ‘흐릅디다 그려’의 준말이다. ‘디다’는 ‘『어간 뒤에 붙어』 -었습니다’로 과거이다. 시제가 과거에서 현재로 흐르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런데 이 시는 현재가 앞에 있고 과거가 뒤에 있어 부자연스럽다. 이러한 부자연스러움이 이 시를 이해하는 단서가 된다. 먼저 이 시 전체를 과거로 볼 것인가 아니면 시제 그대로 4연이 3연에 앞서서 일어난 일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이를 결정하는 것도 평자의 주관에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시속에서 그 근거를 발견하여 결정해야한다. 필자는 4연이 3연에 앞서 일어난 일로 본다. 2연의 ‘그래도/ 다시 더 한번(番)……’와 3연의 ‘서산(西山)에는 해’가 근거이다. ‘다시 더 한번(番)’의 ‘다시’는 ‘되풀이해서 또’의 의미로 과거에 있었던 일이 되풀이됨을 말한다. 화자의 발길을 재촉하는 까마귀처럼 강물이 화자의 발길을 재촉하고 있고 이는 과거시제로 되어 있다는 것은 4연과 3연은 같은 일의 반복임을 말하고 4연이 3연보다 앞선 일임을 나타낸다.  4연의 시간은 분명히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3연은 ‘서산(西山)에는 해’지는 저녁 무렵인 것은 분명하다. 이 시의 제목이 ‘가는 길’이라는 것은 이 시의 내용이 길을 가는 중에 일어났음을 말한다. 그리고 밤이 나타나지 않는 것을 볼 때에 4연은 아침에서 



‘서산(西山)에는 해’지기 전에 일어난 일로 보인다. 

 화자는 길을 가면서 임 또는 떠난 곳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에 사로 잡혀 있다가 ‘그립다’라는 자신의 감정을 확인하고 자신의 감정을 ‘말을 할까’로 구체화 시킨다. 자신의 감정을 분명히 안 것이다. 그러나 망설인다. ‘말을 할까’는 ‘말을 말까’를 포함하고 있고 내적으로 갈등하고 있음을 말한다.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는 안은문장으로 ‘하니’는 ‘앞말이 뒷말의 원인이나 근거, 전제 따위가 됨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이다. 그렇다면 ‘그립다/ 말을 할까’라는 생각이 떠오른 다음에 이 생각이 원인이 되어 ‘그리워’진 것일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립다/ 말을 할까’ 이전에 어떤 대상을 그리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그 그리움이 느낌으로 만 있었을 뿐이다. 막연한 그리움에 가득 차 있다가 그 그리움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이 ‘그립다/ 말을 할까’이다. 따라서 ‘하니 그리워’는 앞의 안긴문장이 원인이 되어 그리워진 것이 아니라 자신의 그리움을 구체적으로 인식하니 대상이 더욱 그리워졌다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화자는 임 또는 떠난 곳에 대한 그리움이 구체화 되고 심화되자 ‘가는 길’을 멈춘다. 그리고 길에 서서 자신의 그리움을 대상에게 돌아가서 ‘말을 할까’ 고민하다가 가야할 길이 있음을 인식하고 ‘그냥 갈까’ 생각한다. 생각 끝에 ‘그래도/ 다시 더 한번(番)……’하며 대상에게 돌아갈 것을 결심하는 순간 ‘앞 강(江)물, 뒷 강(江)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 오라고 따라 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르며 화자에게 갈 길을 재촉한다. 화자는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고 길을 재촉하는 ‘강(江)물’에게 섭섭함을 느낀다. ‘흐릅디다려’는 화자의 섭섭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그려’는 ‘청자에게 문장의 내용을 강조함을 나타내는 보조사.’로서 화자에게 ‘어서 따라 오라고 따라 가자’고 강력하게 말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화자는 ‘……’에 담겨 있는 마음을 접고 다시 길을 간다. ‘……’속에는 무한한 말이 담겨 있다. 임을 만나 또는 떠난 곳에 가서 할 수만은 말이 담겨있는 것이다. 그만큼 대상에 대한 그리움은 크다. 



 다시 길을 가다가 들길 가운데에서 다시 ‘그립다’란 생각이 들고 ‘말을 할까’란 구체적인 욕망이 생기면서 더욱 ‘그리워’지면서 발길을 멈춘다. 멈춰 서서 ‘그냥 갈까’ 망설이다가 ‘그래도/ 다시 더 한번(番)……’하면서 돌아갈 것을 결심하는 순간에 ‘저 산(山)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가 화작에게 ‘서산(西山)에는 해 진다고/ 지저’귀며 갈 길을 재촉하는 것이다. 이미 해는 ‘서산(西山)에’ 지고 있고 화자는 ‘저 산(山)’을 저만큼 멀리 있는 산을 넘어가야하는데 ‘가는 길’을 멈추고 임에게 또는 떠나온 곳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머뭇거리고 있는 것이다. 까마귀의 길을 재촉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까마귀’에게도 ‘강물’에게 느꼈던 섭섭한 감정이 생기는 것이다. 



 길을 가는 동안 임 또는 떠난 곳에 대한 그리움은 화자의 발길을 반복해서 멈추게 할 것이고 화자는 갈등하면서 또 길을 갈 걸이다. 이러는 과정에서 화자의 갈 길을 재촉하는 사물들의 말은 실상은 화자의 이성적인 의식이다. 이성적으로는 길을 가야하는데 감성적으로는 그리움에 쌓여 돌아가고 싶은 것이다. ‘저 산(山)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가 한 ‘서산(西山)에는 해 진다’와 ‘앞 강(江)물, 뒷 강(江)물,/ 흐르는 물’이 ‘어서 따라 오라고 따라 가자’한 말은 화자의 이성적인 말을 대변하는 객관적 상관물인 것이다.



 이 시는 길을 가면서 임 또는 떠난 곳에 대한 그리운 감정으로 인하여 길을 멈추고 돌아가려는 마음과 가는 길을 계속 가라는 자연의 사물을 빌린 이성적인 생각이 충돌하여 일으키는 내적 갈등이 반복되면서 길을 가는 화자를 형상화한 시이다. 2005.08.09 화요일 오전 10: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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