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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김소월 먼후일 중학국어 3-1

작성자서울|작성시간05.08.09|조회수803 목록 댓글 0
김소월의 먼후일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이 시는 4연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연은 2행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연은 이어진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1,2,3연은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이며 4연은 대등하게 이어진 문장이다. 그리고 각 연의 길이와 행의 길이가 비슷하며 각행은 3개의 의미단위(읽을 때에 한덩어리의 의미로 읽히는 단위로 필자가 만든 단위이다. 이 의미단위로 시를 나누면 다음과 같다.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로 형성되어 있다. 모든 연이 ‘-잊었노라’를 반복하여 시상의 통일성과 운율을 형성하고 있다. 1연과 4연에서 미래의 시간을 나타내는 ‘먼 훗날’과 과거의 시간을 나타내는 ‘-었-’을 같은 문장에 사용하여 서정적 자아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이 시에 묘한 묘미를 주고 있다. 



  이 시의 서정적 자아는 여성이다. 이 시는 화자인 여성의 자존심 또는 심리를 잘 나타낸 시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화자는 님과 헤어진 상태이다. 그리고 그 헤어짐은 ‘어제’(4연)라는 말을 통하여 이미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갔음을 알 수 이다. 그리고 이 헤어짐은 이 길어질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님과 다시 만날 때는 얼마 뒤일 수도 있고 시간적으로 오래 뒤인 ‘먼 후일’일 수도 있다. 서정적 자아는 님이  ‘먼 후일’에 나를 찾아오면 그때에 님에게 ‘잊었다’고 말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말은 ‘먼 후일’이 아닌 오늘이나 내일 나를 찾아오면 그때에는 ‘잊었다’는 말을 하지 않겠다는 속뜻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서정적 자아는 님이 나를 찾는 날이 ‘먼 훗날’일 것을 예감하고 ‘잊었다’는 말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는 당신이 나를 찾아올 것을 믿을 수가 없어서 ‘잊었다’고 한다. 즉 당신을 못믿겠다는 것이다(3연).



 그러나 서정적 자아의 마음은 이와는 다르다. 그는 님을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었다. 잊은 순간은 ‘먼 훗날 그때’이라고 말하고 있다(4연). 그러면 그때는 어느때인가? 그때는 미래에 ‘당신이 나를 찾으시’는 때이다.(1연)  서정적 자아는 어제와 오늘처럼 이때가 될 때까지(님이 나를 찾을 때까지) 님을 ‘무척 그리’워 할 것이라 말하고 있다(2연). 그러나 님께서 찾으시는 날에 마음과는 달리 님에게 ‘잊었노라’는 대답을 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다.(1연) 이러한 서정적 자아의 대답을 듣고 님께서 마음 속으로 나무라며 표정이 좋지 않아진다면(마음은 표정으로 들어난다는 가정하에) 그냥 잊은 것은 아니고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라고 대답하려고 한다. 이러한 대답을 준비한 것은 자신은 최선을 다해서 당신을 기다렸다는 것을 말함으로서 자신이 정절이 없는 여자가 아님을 밝히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님이 말로서 나를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대답하려고 한다.(3연) 물론 이 말은 거짓말이다. 서정적 자아는 님이 찾는 날에야 비로소 ‘잊었노라’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었-’을 사용하여 마치 과거에 님을 잊은 것처럼 말을 하지만 님을 만나기 전까지는 무척 그리워 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말을 하는 것은 만약에 님을 잊었다면 그 책임은 찾는다는 믿음을 주지 못한 당신에게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말에는 오랜 세월을 그리워하게 한 님에 대한 원망의 마음도 들어 있는 것이다. 또한 님 앞에서까지 세우는 여인의 자존심이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마음의 표현이 자신의 본 마음과 정반대인 반어적인 표현을 통하여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에서는 이와같이 본 마음과 다른 표현을 하는 서정적 자아를 통하여 여인의 심리와 자존심을 살펴 볼 수 있다. 이 시를 바탕으로 김소월의 대표작인 <진달래꽃>을 바라보면 1연과 4연에 나타난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와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를 속마음과 다른 반어적인 표현으로 볼 수 있으며 다른 면으로는 자신을 역겨워 하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서정적 자아의 자존심의 표현으로 볼 수 있는 근거가 될 것 있다. 

 2002.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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