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꿈꾼 그 옛날
밖에는 눈, 눈이 와라,
고요히 창 아래로는 달빛이 들어라.
어스름 타고서 오신 그 여자는
내 꿈의 품속으로 들어와 안겨라.
나의 베개는 눈물로 함빡히 젖었어라.
그만 그 여자는 가고 말았느냐.
다만 고요한 새벽, 별 그림자 하나가
창 틈을 엿보아라.
이 시는 눈을 타고 내 꿈의 품속에 들어와 간 그 여자로 인해 눈물을 흘리지만 그 여자와 함께 할 희망은 가지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시의 전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밖에는 눈이 온다. 창 아래로 달빛이 고요히 들어온다. 눈의 어스름 타고 온 그 여자(女子)는
내 꿈의 품속으로 들어와 안긴다. 그 여자가 가고 난 뒤에 나의 베개는 슬픔의 눈물로 함박 젖었다. 다만 눈이 그친 고요한 새벽에 별 그림자 하나가 창틈으로 보인다. 그 여자가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은 가지고 있다.
이 시를 구절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목 <꿈꾼 그 옛날>에서 ‘그 옛날’은 지금은 곁에 없는 ‘그 옛날’의 ‘그 여자’와의 잠자리의 일을 말하는 것이다.
‘밖에는 눈, 눈이 와라, / 고요히 창 아래로는 달빛이 들어라. / 어스름 타고서 오신 그 여자는 / 내 꿈의 품속으로 들어와 안겨라.’는 밖에는 눈이 오는데 달빛이 창 아래로 고요하게 들어온다. 눈의 어스름을 타고서 온 그 여자가 내 꿈의 품속으로 들어와 안긴다는 것이다.
‘밖에는 눈, 눈이 와라,’는 시간적 배경이 겨울이고 화자가 집안에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밖에는 눈, 눈이 와라,/ 고요히 창 아래로는 달빛이 들어라.’는 도치된 문장으로 보인다. 고요하게 창 아래로 달빛이 들어오는데 밖에는 눈이 온다는 말이다. 다음 행에 ‘어스름 타고서 오신 그 여자’에서 ‘어스름 타고 오신’이 이를 알려준다. 언뜻 행의 순서로 보면 눈이 오고 그치거나 눈이 오는 상태에서 달빛이 화자가 있는 창 아래로 비추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여자’가 ‘어스름 타고’ 온다는 말이 ‘달빛’을 타고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달빛’은 밝은 것이고 ‘어스름’은 어둠이기 때문이다. 또한 ‘어스름’을 저녁이 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달빛이 들어라’ 뒤에 나오기 때문이다. ‘달빛이 들어’오는 것은 이미 저녁이 지나 밤이 되었다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눈이 내리면 하늘은 구름으로 인하여 어두워진다. 그러므로 위의 내용은 달빛이 화자가 있는 창 아래로 들어오는 밤인데 눈이 내리기 시작하여 달빛을 가려 ‘어스름’해졌다는 것이다. 이 어스름은 ‘눈’이 만든 것으로 화자는 ‘눈’이 내리는 것을 ‘그 여자가’ ‘눈’을 타고 화자의 꿈속으로 에게 온다 생각한 것이다. ‘내 꿈의 품속으로 들어와 안겨라.’는 화자가 ‘그 여자’가 화자의 ‘품속으로 들어와 안’기는 꿈을 꾸었다는 것이다.
‘나의 베개는 눈물로 함빡히 젖었어라. / 그만 그 여자는 가고 말았느냐. / 다만 고요한 새벽, 별 그림자 하나가 / 창 틈을 엿보아라.’는 화자가 고요한 새벽에 꿈에서 깬 뒤 그 여자가 갔다는 것을 알고 그 슬픔으로 눈물을 흘려 베게가 함박 젖었고 밖에는 눈이 그치고 별 하나가 보인다는 것이다.
‘나의 베개는 눈물로 함빡히 젖었어라.’는 화자가 눈물을 흘려 베게가 함박 젖었다는 것이다. 그 원인은 ‘그만 그 여자는 가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 여자’가 갔기에 슬퍼서 눈물을 흘린 것이다. ‘그만 그 여자는 가고 말았느냐.’는 화자가 꿈에서 깬 것임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질문은 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 답은 갔다라는 것을 독자는 알 수 있다. 설의법으로 쓰인 것이다. ‘다만 고요한 새벽, 별 그림자 하나가 / 창 틈을 엿보아라.’는 1연에서 내리던 눈이 그쳐있는 상태임을 나타낸다. 이는 ‘그 여자’가 타고 온 ‘어스름’인 ‘눈’이 그쳐 꿈에서 깬 상태에서 ‘창 틈’을 통하여 ‘고요한 새벽’에 ‘별 그림자 하나가 창 틈’ 사이로 보이는 것을 말한다. ‘별 그림자’는 별이 확실하게 보이지 않기에 쓴 말로 보이며 ‘별’이 관습적 상징으로 ‘희망’으로 쓰이므로 화자가 ‘그 여자’가 실제나 꿈에 다시 올 희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20180204토전0115전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