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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윤동주 흰그림자

작성자서울|작성시간15.09.15|조회수2,356 목록 댓글 0

 

윤동주 흰그림자

 

 

황혼이 짙어지는 길모금에서

하루 종일 시들은 귀를 가만히 기울이면

땅거미 옮겨지는 발자취소리,

 

발자취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나는 총명했던가요.

 

이제 어리석게도 모든 것을 깨달은 다음

오래 마음 깊은 속에

괴로워하든 수많은 나를

하나, 둘 제 고장으로 돌려보내면

거리 모퉁이 어둠 속으로

소리 없이 사라지는 흰 그림자,

 

흰 그림자들

연연히 사랑하는 흰 그림자들

 

내 모든 것을 돌려보낸 뒤

허전히 뒷골목을 돌아

황혼처럼 물드는 내방으로 돌아오면

 

신념이 깊은 의젓한 양처럼

하루 종일 시름없이 풀포기나 뜯자.

 

 

이 시는 화자의 능력으로 알 수 없는 일로 헛되이 괴로워하던 어리석음과 괴로움 속에서 가졌던 근거 없는 희망에서 벗어나 자신의 신념을 믿고 의젓하게 시름없이 살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시의 전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화자는 황혼이 짙어지는 길목에서 하루 종일 지친 귀를 가만히 기울이면 땅거미가 옮겨지는 발자취소리가 들릴 것 같다. 나는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총명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오랫동안 발자국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오랫동안 마음 깊은 속에 괴로워하던 수많은 나를 하나, 둘 마음속에서 떠나보낸다. 그러면 총명하다고 생각했던 내가 거리 모퉁이 어둠 속으로 소리 없이 사라진다. 내가 지금까지 내 모든 것인 사랑하는 총명의 상징인 흰 그림자들을 마음속에서 보낸 뒤에 허전한 마음으로 내 방으로 돌아와 이제는 허상으로 인한 괴로움에 시달리지 않고 바라는 것이 반드시 올 것이라는 깊은 신념을 가지고 하루 종일 시름없이 지내려는 결심을 한다.

 

 

이 시를 구절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목 <흰그림자>검은 그림자와 반대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시에서 그림자는 화자의 마음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흰그림자는 화자의 긍정적인 마음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시에서 흰그림자는 화자가 자신의 능력을 알지 못하여 가졌던 희망을 상징하고 있다. 화자는 자신의 능력을 깨달으면서 이 흰그림자는 화자의 마음속에서 사라지게 된다.

황혼이 짙어지는 길모금에서 / 하루 종일 시들은 귀를 가만히 기울이면 / 땅거미 옮겨지는 발자취소리// 발자취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 나는 총명했던가요.’는 화자가 황혼이 짙어지는 저녁까지 지치도록 누군가 오는지 귀를 기울여 발자취소리를 들을 수 있는 총명함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길모금은 지금은 쓰지 않는 단어라 정확하게 무슨 뜻인지 모른다. 그러나 화자가 누군가를 기다리는 상황이라는 것과 길목+으로 보면 길모퉁이거나 길목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루 종일 시들은 귀를 가만히 기울이면 / 땅거미 옮겨지는 발자취소리하루 종일, 시들은 귀로 보면 화자의 귀가 시들은상태를 나타내는 것이고 하루 종일 시들은, 로 보면 하루 종일무언가를 들으려고 해서 시들은상태가 된 를 말한다. 후자가 의미상 맞는 것으로 보인다. 화자는 하루 종일 무언가를 들으려고 하다가 지친 상태에서 황혼이 짙어지자 간절한 마음으로 가만히 기울이는 것이다. 화자는 땅거미 옮겨지는 발자취소리를 들으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땅거미 옮겨지는 발자취소리는 들을 수 없다. ‘땅거미는 소리가 없기 때문이다. ‘옮겨지는 발자취소리를 내지 않는다. ‘땅거미옮겨지지 않고 어둠을 가지고 온다. 그러므로 땅거미 옮겨지는 발자취소리를 들으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인 것이다. 일어날 수 없는 일을, 들을 수 없는 일을 일어나기를 바라고 듣기를 바라는 것이다. 화자는 땅거미 옮겨지는 발자취소리를 들을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고 자신이 어리석었다는 것을 나는 총명했던가요.’라고 말한다. 자신이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들으려 했기에 자신은 총명하지 않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제 어리석게도 모든 것을 깨달은 다음 / 오래 마음 깊은 속에 / 괴로워하든 수많은 나를 / 하나둘 제 고장으로 돌려보내면 / 거리 모퉁이 어둠 속으로 / 소리 없이 사라지는 흰 그림자는 오래전부터 자신의 능력밖에 행동- 누군가가 오는 발자국소리를 들으려는 하며 며 들리지 않아서 괴로워한 자신의 행위가 어리석었다는 것을 깨닫고 어리석은 행동을 멈추었다는 내용이다.

이제 어리석게도 모든 것을 깨달은 다음은 화자가 땅거미 옮겨지는 발자취소리를 들으려고 귀를 기울이던 행위가 어리석고 총명하지 못한 행동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다음을 말한다. 깨달음이 있은 다음에 화자는 오래 마음 깊은 속에 / 괴로워하든 수많은 나를 / 하나둘 제 고장으로 돌려보낸다. 화자는 오래전부터 하루 종일무언가를 들으려 했고 그 무언가는 어둠을 옮기는 소리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화자는 오랫동안 마음 깊은 속에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누군가는 저녁에 황혼 뒤에 오는 땅거미 옮겨지게 할 능력자이다. 화자가 기다리는 인물을 어둠을 몰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역사적인 해석을 한다면 일제를 몰아낼 인물인 것이다.

괴로워하든 수많은 나는 오랜 날을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그의 발자취소리를 들으려고 애를 썼으나 듣지 못해서 괴로워했던 하루하루의 자신을 복수화(複數化)해서 표현한 것이다. 화자는 자신이 누군가의 발자취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누군가의 발자취소리를 들으려는 어리석은 행동을 중지한다. 이러한 행위는 과거에 누군가의 발자취소리를 듣지 못해서 괴로워했던 과거의 자신을 하나둘 제 고장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된다. 자신의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자신이 마음에서 만들어 낸 괴로움을 생기기 전 상태로 환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둘 제 고장으로 돌려보내면은 마음에 오랜 기간 동안 자리 잡았던 괴로움을 없앴다는 것이다. 괴로움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거리 모퉁이 어둠 속으로 / 소리 없이 사라지는 흰 그림자는 괴로움 속에서 가졌던 누군가의 발자취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희망이 헛된 희망이었고 자신의 능력이 미치지 않는 희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괴로움과 함께 이러한 능력밖에 희망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흰 그림자들 / 연연히 사랑하는 흰 그림자들// 내 모든 것을 돌려보낸 뒤 / 허전히 뒷골목을 돌아 / 황혼처럼 물드는 내방으로 돌아오면 // 신념이 깊은 의젓한 양처럼 / 하루 종일 시름없이 풀포기나 뜯자.’는 과거에 집착했던 누군가의 발자취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고 누군가가 반듯이 올 것이라는 신념을 의심하지 않고 방에 들어가 의젓하게 시름없이 살자는 내용이다.

흰 그림자들 / 연연히 사랑하는 흰 그림자들은 화자가 과거에 가지고 있던 하루하루의 희망을 말한 것이다. 그 희망은 땅거미인 어둠을 옮기는 누군가가 오는 발자취소리를 자신이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연연히연연하다의 부사형으로 보인다. ‘연연하다집착하여 미련을 가지다 아름답고 사랑스럽다의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후자의 의미로 쓰인 것으로 보인다. 화자는 흰 그림자들을 집착과 미련을 가지고 사랑했다. 날마다 누군가가 올 것이라는, 그리고 그가 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살다가 저녁이 되어도 오지 않는 것에 괴로워했다. 그러나 화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흰 그림자, 화자의 모든 것흰 그림자가 총명하지 못한 어리석은 행위를 바탕으로 생긴 것임을 알고 흰 그림자도 마음속에서 없앤다. 이를 돌려보낸다고 표현한다.

지금까지 화자는 어둠을 누군가가 옮길 것이라는 타인 의존적인 희망을 버린다. 이제까지의 믿음과 행동을 버린 화자는 마음이 허전해 진다. 이러한 허전한 상태에서 허전히 뒷골목을 돌아 / 황혼처럼 물드는 내방으로 돌아가지만 화자는 어리석은 행위인 길모름에서 하루 종일누군가의 발자취소리를 들으려고 하는 대신에 신념이 깊은 의젓한 양처럼 / 하루 종일 시름없이 풀포기나 뜯자.’는 결심을 한다. 어둠 속에서 헛된 희망으로 생긴 괴로움 속에서 보내지 않고 화자가 원하는 것이 반드시 온다는 깊은 신념을 가지고 의젓하게 시름없이 하루 종일 편안한 시간을 보내겠다는 결심을 하는 것이다. 하루하루를 자신의 어리석은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는 괴로움으로 보내지 않고 반드시 자신의 바람이 이루어진다는 깊은 신념을 가지면 황혼뒤에 올 어둠이 덮이는 시간도 시름없이 지낼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마음의 자세는 화자가 과거와는 다르게 더 성숙된 상태를 말하며 어떤 절망적인 상황이 와도 편안한 마음으로 이겨낼 수 있는 자세인 것이다.20150910목후0750전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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