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악 밤이면 밤마다
가슴을 밟고 미칠 듯이 걸어오는 이
음침한 골목길을 따라오는 이
바라지 않는 무거운 손이 어깨에 놓여질 것만 같습니다
붉은 보재기로 나의 눈을 가리우고 당신은
눈먼 사나이의 마지막을
흑 흑 느끼면서 즐길 것만 같습니다
메레토스여 검은 피를 받은 이
밤이면 밤마다
내 초조로이 돌아가는 좁은 길이올시다
술잔을 빨면 모든 영혼을 가벼이 물리칠 수 있었으나
나중에 내 돌아가는 곳은
허깨비의 집이올시다 캄캄한 방이올시다
거기 당신의 제우스와 함께 가두어뒀습니다
당신이 엿보고 싶은 가지가지 나의 죄를
그러나 어서 물러가십시오
푸른 정녕코 푸르른 하늘이 나를 섬기는 날
당신을 찾아
여러 강물을 건너가겠습니다
자랑도 눈물도 없이 건너가겠습니다
이 시는 밤이면 밤마다 화자를 죽음으로 몰고 있는 존재에게 희망이 실현되는 날(광복)이 될 때까지는 죽을 수 없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 시의 전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밤이면 밤마다 화자의 가슴을 밟고 미칠 듯이 음침한 골목길을 따라오는 이가 있다. 내가 바라지 않는 그의 모함에 빠져 죽을 것만 같다. 그는 붉은 보재기로 나의 눈을 가리고 나의 죽음을 즐길 것만 같다. 그는 소크라테스를 고발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 메레토스다. 검은 피를 가진 진리를 왜곡하는 사람이다. 나는 그에게 말한다. 나는 술을 마시면 당신을 가볍게 물리칠 수 있었으나 술로 현실을 도피하면 결국 내 초조로이 돌아가는 음침하고 좁은 길을 지나 나중에는 당신이 엿보고 싶은 가지가지 나의 죄와 당신의 제우스와 함께 가둔 허깨비의 집, 캄캄한 방으로 가게 된다. 그러나 나는 지금 당신을 따라서 있지도 않는 곳으로 갈 수가 없다. 어서 물러가라. 내가 희망하는 푸른 정녕코 푸르른 하늘이 나를 섬기는 날(광복)이 오면 그때서 당신을 찾아 아무리 힘들더라도 죽음의 길을 가겠다. 자랑도 하지 않고 눈물도 흘리지 않고 담담하게 죽음의 길을 가겠다.
이 시를 구절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목 ‘밤이면 밤마다’는 매일 밤마다라는 의미로 ‘밤’은 관습적 상징으로 암울한 상황, 불안한 상황을 의미하고 있다. 그러므로 ‘매일 암울한 상황에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시를 이해하기 위하여는 그리스 아테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와 멜레토스와의 관계를 알아야한다. 소크라테스는 BC 4세기 경 그리스 아테네의 철학자이다. 그는 ‘아르기누사이의 승전자들을 재판할 때 처음에는 동료 회원들과 함께, 나중에는 혼자서 온갖 협박에도 불구하고 참주들의 위헌적인 유죄판결을 끝까지 거부하는’ 강직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소크라테스는 '불경죄'로 기소되었다. 소송을 제기한 자는 권력자 아니토스로서, BC 403년 반혁명을 통해 복위한 민주주의자의 두 우두머리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명목상의 기소자는 별 볼일 없는 멜레토스였다. 기소 이유는 2가지, 즉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도시가 숭배하는 신들을 무시하고 새로운 종교를 끌어들였다"는 점이었다.’이다. ‘소크라테스는 당당하게 자신이 도리어 국가 공헌자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이 법정의 배심원들을 흥분시켜 501명 가운데 361명의 요구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를 통해보면 이 시에 나오는 ‘메레토스’는 ‘멜레토스’로 소크라테스를 기소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 사람이다. 이러한 역사적인 사실을 염두에 두고 이 시를 해석해야한다.
‘가슴을 밟고 미칠 듯이 걸어오는 이 / 음침한 골목길을 따라오는 이’는 ‘메레토스’를 말한다. 여기서 ‘가슴을 밟고’를 보면 ‘가슴’은 ‘마음’을 뜻하는 관습적 상징이므로 실제로 ‘메레토스’가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화자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일인 것이다. ‘음침한 골목길’은 화자가 밤이면 밤마다 가지고 있는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바라지 않는 무거운 손이 어깨에 놓여질 것만 같습니다 / 붉은 보재기로 나의 눈을 가리우고 당신은 / 눈먼 사나이의 마지막을 / 흑 흑 느끼면서 즐길 것만 같습니다’는 화자가 밤이면 밤마다 죽을 것 같은 심리적 압박에 시달린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바라지 않는 무거운 손’은 ‘메레토스’의 손으로 ‘푸른 정녕코 푸르른 하늘이 나를 섬기는 날’을 기다리는 화자를 기소하여 없는 죄를 만들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일을 말한다. ‘이 어깨에 놓여질 것만 같습니다’는 잘못된 죄가 화자에게 적용될 것 같다는 말이다. ‘붉은 보재기로 나의 눈을 가리우고’는 화자가 사형판결을 받고 사형을 당하는 것을 말한다. ‘당신은 / 눈먼 사나이의 마지막을 / 흑 흑 느끼면서 즐길 것만 같습니다’는 화자의 생각으로 ‘메레토스’가 화자의 죽음을 아주 즐겁게 눈물이 나올 정도로 즐겁게 즐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눈먼 사나이’는 사형이 집행되기 전의 화자를 말한다.
‘메레토스여 검은 피를 받은 이 / 밤이면 밤마다 / 내 초조로이 돌아가는 좁은 길이올시다’는 ‘메레토스’가 ‘검은 피를 받은’ 부정적인 존재임을 말하면서 화자가 밤이면 밤마다 초조하게 좁은 길로 돌아간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좁은 길’을 관습적인 상징으로 해석하면 힘든 인생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화자는 ‘메레토스’에게 자신이 ‘음침하고 좁은 길’인 힘든 삶을 밤이면 밤마다 살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술잔을 빨면 모든 영혼을 가벼이 물리칠 수 있었으나 / 나중에 내 돌아가는 곳은 / 허깨비의 집이올시다 캄캄한 방이올시다 / 거기 당신의 제우스와 함께 가두어뒀습니다 / 당신이 엿보고 싶은 가지가지 나의 죄를’는 화자가 자신의 힘든 삶을 회피할 수 있지만 회피하지 않고 매일 밤마다 허깨비의 집의 캄캄한 방으로 돌아간다고 말한다. 그 방에는 ‘메레토스’가 그렇게 찾고자 하는 화자의 죄와 ‘메레토스’가 숭배하는 ‘당신의 제우스’가 있는 곳이다.
‘술잔을 빨면 모든 영혼을 가벼이 물리칠 수 있었으나’는 화자가 술을 마시면 ‘메레토스’가 주는 압박을 물리칠 수 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술로 ‘메레토스’와 같이 ‘검은 피’를 가지고 진리를 지키려는 사람들을 모함하여 죽이려는 존재가 주는 공포를 이겨낼 수도 있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방편이므로 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중에 내 돌아가는 곳은 / 허깨비의 집이올시다 캄캄한 방이올시다 / 거기 당신의 제우스와 함께 가두어뒀습니다 / 당신이 엿보고 싶은 가지가지 나의 죄를’은 화자가 ‘술’로 ‘모든 영혼을 가벼이 물리’친다면 결국 ‘나중에’ 화자가 ‘돌아가는 곳은 / 허깨비의 집이’고 ‘캄캄한 방’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술에 의지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곳은 ‘메레토스’가 말한 거짓 ‘제우스’인 ‘당신의 제우스’가 있는 곳이고 그가 ‘엿보고 싶은 가지가지’의 화자의 ‘죄’가 갇힌 곳이다. 그러나 그곳을 ‘허깨비의 집’이라 한 것은 ‘당신의 제우스와 함께’ ‘당신이 엿보고 싶은 가지가지 나의 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허깨비’는 ‘눈앞에 있지 않은 것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일’이다. 그러므로 애초에 없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서 화자는 ‘캄캄한 방이’어서 볼 수가 없다는 것을 말을 하고 따라서 ‘당신의 제우스’와 ‘나의 죄’는 있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는 것이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멜레토스가 소크라테스를 고발하면서 내세운 "도시가 숭배하는 신들을 무시하고 새로운 종교를 끌어들였다"는 것은 증거도 없는 무고라는 말이다.
‘그러나 어서 물러가십시오 / 푸른 정녕코 푸르른 하늘이 나를 섬기는 날 / 당신을 찾아 / 여러 강물을 건너가겠습니다 / 자랑도 눈물도 없이 건너가겠습니다’는 잊지도 않는 죄로 화자에게 모함을 하여 죽음을 주려고 하는 ‘메레토스’에게 화자가 원하는 날이 오면 ‘메레토스’가 화자를 죽이려고 모함하지 않아도 아무런 감정없이 담담하게 죽음을 맞이하겠다는 화자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어서 물러가십시오’는 단호한 외침이다. ‘푸른 정녕코 푸르른 하늘이 나를 섬기는 날’이 오기 전에는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지를 말하고 있다. ‘푸른 정녕코 푸르른 하늘이 나를 섬기는 날’은 화자가 바라는 날로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지 알 수 없으나 화자가 희망하는 날을 말한다. 이를 역사적으로 해석하면 광복이 되는 날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광복이 이루어지면 ‘당신을 찾아 / 여러 강물을 건너가겠습니다’는 죽음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메레토스’가 찾아오지 않아도 그가 있는 먼 곳까지 찾아가겠다는 것이다. 가면서 ‘자랑도 눈물도 없이 건너가겠습니다’는 것이다. 화자의 꿈(광복)이 이루어질 때까지 견딘 것을 자랑하지도 않고 죽으러 가는 것도 슬퍼하지도 않고 담담하게 죽음을 맞이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화자의 꿈(광복)이 이루어지까지는 죽을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20121210월후1244전한성맑고몹시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