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희덕 배추의 마음
배추에게도 마음이 있나 보다.
씨앗을 뿌리고 농약 없이 키우려니
하도 자라지 않아
가을이 되어도 헛일일 것 같더니
여름내 밭둑 지나며 잊지 않았던 말
- 나는 너희로 하여 기쁠 것 같아.
- 잘 자라 기쁠 것 같아.
늦가을 배추포기 묶어 주며 보니
그래도 튼실하게 자라 속이 꽤 찼다.
-혹시 배추벌레 한 마리
이 속에 갇혀 나오지 못하면 어떡하지?
꼭 동여매지도 못하는 사람 마음이나
배추벌레에게 반 넘어 먹히고도
속은 점점 순결한 잎으로 차오는
배추의 마음이 뭐가 다를까?
배추 풀물이 사람 소매에도 들었나 보다.
배추의 마음은 화자의 마음이다. 마지막 행의 ‘배추 풀물이 사람 소매에도 들었나 보다’에서 배추와 인간이 하나로 동화됨을 나타내어 배추의 마음과 화자의 마음이 하나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화자는 배추를 키우면서 ‘농약 없이 키우려’ 한다. ‘농약 없이 키우려’는 이유가 직접적으로 제시되어 있지 않다. 2연에서 배추벌레를 염려하는 것으로 볼 때 농약을 치면 배추벌레가 죽기 때문에 농약 없이 키우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상식적으로는 농약을 사용하여 배추를 키우면 잘 자라고 보기에는 좋지만 농약의 성분이 인간의 몸에 축적되어 몸을 해치고 땅의 힘을 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농약 없이’ 배추를 ‘키우’니 ‘하도 자라지 않아/ 가을이 되어도 헛일일 것 같’아 걱정이 된다. 그래서 화자는 배추에게 사람에게 하듯이 ‘여름내 밭둑 지나며’ 믿음의 말을 한다. ‘- 나는 너희로 하여 기쁠 것 같아./ - 잘 자라 기쁠 것 같아.’고 볼 때마다 반복해서 말을 한다. 그리고 가을이 되었을 때 배추는 화자의 기대대로 잘 자랐다. ‘늦가을 배추포기 묶어 주며 보니/ 그래도 튼실하게 자라 속이 꽤 찾다’. 마치 자신의 말을 알아들은 것처럼 잘 자랐다. 그래서 화자는 ‘배추에게도 마음이 있나 보다’고 생각한다.
화자는 배추 속이 꽉 차게 ‘늦가을 배추포기 묶어 주’면서 ‘-혹시 배추벌레 한 마리/ 이 속에 갇혀 나오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면서 걱정을 한다. 화자는 배추벌레를 염려한다. 이러한 태도는 1연에서 배추가 ‘하도 자라지 않아’ 걱정하는 마음과 배치된다. 배추벌레는 배추를 해치는 곤충의 애벌레이다. 배추를 해치는 곤충의 애벌레를 걱정하면서 배추가 잘 자라지 않는 것을 걱정하는 것은 모순이다. 이러한 모순은 화자가 자연을 사랑하기에 자연의 일부분인 배추벌레마저도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드러난다.
화자는 배추벌레의 생명을 생각해서 배추를 ‘꼭 동여매지도 못하는’ 화자의 마음이나 ‘배추벌레에게 반 넘어 먹히고도/ 속은 점점 순결한 잎으로 차오는/ 배추의 마음’이 같다고 생각한다. ‘뭐가 다를까?’라는 질문은 질문이 아니라 다르지 않음을 이야기 하는 설의적인 표현이다. 그리고 이어 제시되는 ‘배추 풀물이 사람 소매에도 들었나 보다.’는 배추의 마음과 화자의 마음이 동일함을 말한다. 그렇다면 배추의 마음이면서 화자의 마음은 무엇인가? 그것은 ‘순결한’ 마음이다. 이 순결한 마음은 고통을 이겨내면서 생긴 마음이다. ‘배추벌레에게 반 넘어 먹히고도’는 배추가 배추벌레에게 고통을 당했음을 말한다. 이와 같이 화자에게도 세상에서 배추벌레처럼 화자를 괴롭히는 존재에게 고통을 당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화자는 이러한 고통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마치 배추벌레를 생각하여 배추를 꼭 동여매지 않듯이 화자도 자신의 마음을 괴롭히는 존재를 생각하여 자신의 마음을 동여매지 않는다. 화자의 마음을 괴롭히는 존재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화자는 이것이 주는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이 고통을 통하여 순결한 마음을 키우고 있다.
배추벌레가 배추에 갇혀 나오지 못하면 배추 속에서 살다가 나비가 되지 못하고 죽듯이 화자는 화자의 마음을 동여맴으로써 배추벌레와 같은 존재가 아름답고 자유로운 존재로 성장할 기회를 얻지 못할까봐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걱정이 바로 순결한 마음인 것이다.
이 시에서 화자는 자연스러움과 생명을 존중하며 키운 배추가 고통을 이겨내고 순결한 잎으로 속을 체우는 것을 보면서 화자도 화자의 마음을 괴롭히는 존재를 위하여 마음을 동여매지 않으면서 오히려 화자의 마음을 순결함으로 꽉 채우려한다. 2005.03.16 오전10:47
배추에게도 마음이 있나 보다.
씨앗을 뿌리고 농약 없이 키우려니
하도 자라지 않아
가을이 되어도 헛일일 것 같더니
여름내 밭둑 지나며 잊지 않았던 말
- 나는 너희로 하여 기쁠 것 같아.
- 잘 자라 기쁠 것 같아.
늦가을 배추포기 묶어 주며 보니
그래도 튼실하게 자라 속이 꽤 찼다.
-혹시 배추벌레 한 마리
이 속에 갇혀 나오지 못하면 어떡하지?
꼭 동여매지도 못하는 사람 마음이나
배추벌레에게 반 넘어 먹히고도
속은 점점 순결한 잎으로 차오는
배추의 마음이 뭐가 다를까?
배추 풀물이 사람 소매에도 들었나 보다.
배추의 마음은 화자의 마음이다. 마지막 행의 ‘배추 풀물이 사람 소매에도 들었나 보다’에서 배추와 인간이 하나로 동화됨을 나타내어 배추의 마음과 화자의 마음이 하나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화자는 배추를 키우면서 ‘농약 없이 키우려’ 한다. ‘농약 없이 키우려’는 이유가 직접적으로 제시되어 있지 않다. 2연에서 배추벌레를 염려하는 것으로 볼 때 농약을 치면 배추벌레가 죽기 때문에 농약 없이 키우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상식적으로는 농약을 사용하여 배추를 키우면 잘 자라고 보기에는 좋지만 농약의 성분이 인간의 몸에 축적되어 몸을 해치고 땅의 힘을 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농약 없이’ 배추를 ‘키우’니 ‘하도 자라지 않아/ 가을이 되어도 헛일일 것 같’아 걱정이 된다. 그래서 화자는 배추에게 사람에게 하듯이 ‘여름내 밭둑 지나며’ 믿음의 말을 한다. ‘- 나는 너희로 하여 기쁠 것 같아./ - 잘 자라 기쁠 것 같아.’고 볼 때마다 반복해서 말을 한다. 그리고 가을이 되었을 때 배추는 화자의 기대대로 잘 자랐다. ‘늦가을 배추포기 묶어 주며 보니/ 그래도 튼실하게 자라 속이 꽤 찾다’. 마치 자신의 말을 알아들은 것처럼 잘 자랐다. 그래서 화자는 ‘배추에게도 마음이 있나 보다’고 생각한다.
화자는 배추 속이 꽉 차게 ‘늦가을 배추포기 묶어 주’면서 ‘-혹시 배추벌레 한 마리/ 이 속에 갇혀 나오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면서 걱정을 한다. 화자는 배추벌레를 염려한다. 이러한 태도는 1연에서 배추가 ‘하도 자라지 않아’ 걱정하는 마음과 배치된다. 배추벌레는 배추를 해치는 곤충의 애벌레이다. 배추를 해치는 곤충의 애벌레를 걱정하면서 배추가 잘 자라지 않는 것을 걱정하는 것은 모순이다. 이러한 모순은 화자가 자연을 사랑하기에 자연의 일부분인 배추벌레마저도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드러난다.
화자는 배추벌레의 생명을 생각해서 배추를 ‘꼭 동여매지도 못하는’ 화자의 마음이나 ‘배추벌레에게 반 넘어 먹히고도/ 속은 점점 순결한 잎으로 차오는/ 배추의 마음’이 같다고 생각한다. ‘뭐가 다를까?’라는 질문은 질문이 아니라 다르지 않음을 이야기 하는 설의적인 표현이다. 그리고 이어 제시되는 ‘배추 풀물이 사람 소매에도 들었나 보다.’는 배추의 마음과 화자의 마음이 동일함을 말한다. 그렇다면 배추의 마음이면서 화자의 마음은 무엇인가? 그것은 ‘순결한’ 마음이다. 이 순결한 마음은 고통을 이겨내면서 생긴 마음이다. ‘배추벌레에게 반 넘어 먹히고도’는 배추가 배추벌레에게 고통을 당했음을 말한다. 이와 같이 화자에게도 세상에서 배추벌레처럼 화자를 괴롭히는 존재에게 고통을 당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화자는 이러한 고통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마치 배추벌레를 생각하여 배추를 꼭 동여매지 않듯이 화자도 자신의 마음을 괴롭히는 존재를 생각하여 자신의 마음을 동여매지 않는다. 화자의 마음을 괴롭히는 존재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화자는 이것이 주는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이 고통을 통하여 순결한 마음을 키우고 있다.
배추벌레가 배추에 갇혀 나오지 못하면 배추 속에서 살다가 나비가 되지 못하고 죽듯이 화자는 화자의 마음을 동여맴으로써 배추벌레와 같은 존재가 아름답고 자유로운 존재로 성장할 기회를 얻지 못할까봐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걱정이 바로 순결한 마음인 것이다.
이 시에서 화자는 자연스러움과 생명을 존중하며 키운 배추가 고통을 이겨내고 순결한 잎으로 속을 체우는 것을 보면서 화자도 화자의 마음을 괴롭히는 존재를 위하여 마음을 동여매지 않으면서 오히려 화자의 마음을 순결함으로 꽉 채우려한다. 2005.03.16 오전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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