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에 강하다'-상대파 현역시절 한국의 '국보급 투수'로 통했던 선동열 삼성 감독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그가 대학에 들어갔던 8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문과쪽에선 법학과와 경영학과가 인기가 있었다. 그리고 체육특기생으로 대학에 들어가더라도 그들에겐 학과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특전이 부여됐고, 선동열 감독은 체육학과 대신 경영학과에 지원했던 것. 물론 모든 선수에게 그같은 혜택이 주어진 것은 아니고 체육특기생중 아주 뛰어난 소수 인원만 마음대로 과를 선택할 수 있었다. 선동열 감독은 경영학과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특별히 언급을 한 적은 없다. 하지만 수치에 밝고 머리회전이 빠른 선감독과 경영학과는 궁합이 아주 잘 맞는다는 게 주위의 해석. 또한 당시 상대 출신의 졸업생중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졸업후 인맥확보 차원에서 상대를 선택할 수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선동열 감독이 삼성행을 택한 데는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의 삼성그룹 고위 임원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도 있었다. 두산의 코뿔소 김동주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온 선동열 감독의 대학 및 과 직계 후배. '야구천재' 이종범도 건국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수싸움에 능한 한화의 '송골매' 송진우도 동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상대파'다. 삼성 박한이가 송진우의 과 후배이고, 삼성 양준혁은 영남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법을 알아야 한다-법대파 법대 출신 프로야구 스타도 적지않다. 우리 사회가 판-검사 등 법조인을 선호하는 것과 결코 무관치 않은 현상인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김병현은 성균관대 법학과 2년을 마치고 도미한 케이스. 김병현의 부친 김연수씨는 "김병현이 독자적으로 법학과를 선택했다"고 회고했다. 말수가 적은 김병현의 법학과 선택동기도 알려진 것은 없다. 만약 김병현이 대학재학중 부상 등 어떤 사유로 인해 야구를 그만두게 되었다면 판-검사에 도전하기 위해 사법시험 공부를 시작하지 않았을까? 전혀 불가능한 상상만도 아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고려대 법학과를 다니다 부상으로 야구를 그만두고 학업에 전념,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따내기도 했다. 뉴욕 메츠의 서재응도 인하대 법학과 출신. 서재응도 스스로 법학과를 선택했다고 한다. LA 다저스의 최희섭 역시 고려대 법학과를 다니다가 미국으로 진출한 '법대파'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체육학과파 대부분의 대졸 프로야구 선수들은 체육학과 출신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지난 2000년 이후 체육특기생은 체육학과로만 진학이 한정돼 체육학과 이외에 대안이 없었다. 스타플레이어중에선 현대 정민태가 한양대 체육학과를 나왔고 삼성 마해영도 고려대 체육학과 출신이다. 경희대 체육학과를 나온 두산 홍성흔은 교사 자격증을 갖고있다. 홍성흔처럼 체육학과를 다니면서 교사 자격증을 획득한 선수도 적지않다. 연세대 체육학과를 졸업한 프로야구 원년 홈런왕출신 김봉연씨는 은퇴후 전공을 살려 학업에 정진, 현재 극동대학교 스포츠레저학과장겸 학생처장을 맡고 있다. 경성대 체육학과를 나온 롯데 박정태도 최근 모교 대학원에서 체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등 체육학과 출신들은 학업을 계속해 대학강단을 노크하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 송진현 기자 jh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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