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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260614/총산여름정기산행(가리산)

작성자운산n|작성시간26.06.16|조회수55 목록 댓글 1

홍천의 가리산에 처음으로 다녀왔다.
소생이 입산회 총무 활동을 2018년에 시작하여, 지금까지 같은 장소에 두 번 가본 곳이 몇 차례 있었던 것 같은데, 여기는 첫번째다. (총산에서 과거에 간 적이 있다고 하는데, 언제였을까?)
사실 가리왕산(加里旺山)은 잘 알려져 있는 반면, 가리산(加里山)은 좀 생소했다. 가리산이라는 이름은 단단하게 여문 곡식 더미를 차곡차곡 쌓아 올린 ‘낟가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가리산은 정상 직전까지 울창한 낙엽송과 부드러운 흙길, 즉 전형적인 '육산(肉山)'의 형태를 띠고 있다. 완만하게 올라가는 길은 정상을 300여 미터 남겨놓고 아주 가파르게 솟구치며 거대한 바윗덩어리 3개, 이름하여 가리산 1봉, 2봉, 3봉을 선사한다. 예전에는 밧줄에 매달려 올라야 했던 아찔한 암벽 코스였다는 것이다. 이제는 잘 정비된 데크 계단 덕분에 안전하게 사방을 조망하며 오를 수 있으며, 바위틈 사이로 강인하게 생명을 이어가는 소나무들과 발아래 펼쳐진 푸른 산자락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부드러운 능선길 위에서 만나는 고개 이름들은 참으로 정겹다. 산줄기가 가위처럼 갈라지는 길목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가삽고개’, 그리고 세상이 물에 잠겼을 때 무쇠로 만든 말 한 마리만 맬 수 있었다는 전설의 ‘무쇠말재’가 그것이다.
가리산의 최고봉인 1봉(1,051m)에 서면 저 멀리 소양호와 백두대간의 웅장한 능선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아름답고 평화로운 풍경 속에는 가슴 아프지만 자랑스러운 역사의 흔적도 새겨져 있다. 정상 한편에 자리한 '해병대 가리산 전투비'. 1951년 3월, 중동부 전선의 핵심 요충지인 이 가리산을 탈환하기 위해 대한민국 해병대 제1연대가 북한군과 일주일간 피 비린내 나는 혈전을 벌였던 곳이다. 고지를 사수해 낸 젊은 영웅들의 투혼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이토록 평화롭게 산을 즐길 수 있음을 새삼 감사하게 된다.


이번 산행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 해도 준수(님인지 넘인지..ㅎㅎ)였다고 생각한다. 70kg이 넘는 육중한 몸으로 가파른 정상을 오르고, 심한 경사의 내리막길을 어렵게 내려왔다. 그가 총산에 얼마 전부터 다시 나오기 시작한 후, 처음으로 풀 코스(8km/4시간+)를 완주한 것이다. 하산 후 그의 첫마디는 “설악산보다, 지리산보다도 더 힘들었다”였다. 젊어서 큰 산을 가볍게 다녔던 그가, 나이 들어 불편한 노구를 이끌고 얼마나 힘들게 산을 올랐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 입산회 일행이 배정받은 휴양림 7번 데크에서 하산 뒤풀이를 하는데, 어쩌면 우리 9인이 총산 전체 참가자 170여 명 중 가장 호화판으로 상을 차리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마당바위(종국) 부부가 현지 참여로 차에다 먹을 것을 잔뜩 실어왔는데, 논현동 자택 옥상에서 재배한 상추, 고추, 방울토마토에 홍어회라! 총산에서 배급받은 삼겹살, 김치 등을 더하니 위가 작은 것이 문제로다.
총산 한 회장이 가양주로 담근 더덕주 큰 통을 들고 와 차기 회장이 될 30회 구진주 군과 함께 인사를 했고, 내년에 대간팀을 이끌 38회 편수인 군이 내년 대간팀 코스를 시니어들이 보다 많이 참석할 수 있도록 편성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오후 2시 반경에서 4시까지 뒤풀이 시간을 보낸 후, 총산 타임(데크 정리 및 교가 중창)을 갖고 4시 반경 서울로 출발. 돌아오는 길은 행락 차량이 제법 많아 교대역에 오후 7시경 도착.
석해호 회장님의 제안으로, 7번 데크에서 야영을 할 마당바위 부부를 제외한 7인이 근처 이남장에서 설렁탕으로 저녁을 마치고 귀가. 석 회장님이 또 한턱을 쏘아주신 덕분에 고맙게 잘 먹었습니다.


[Note] 대한민국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넓은 면적(서울의 3배, 제주도 규모)을 자랑하는 홍천군(洪川郡). 고구려 시대에는 이곳을 '벌력천(伐力川)'이라 불렀다고 한다. '넓은 벌판을 흐르는 큰 강'이라는 뜻의 우리말을 한자로 옮긴 이름이다. 고려 시대에 이르러 그 뜻을 그대로 이어받아 '넓고 큰 강물'이라는 뜻의 '홍천'이 되었다. 동서로 길게 뻗은 지형으로 홍천은 지도를 보면 동서로 길게 늘어져 있는 모양새다. 동쪽 끝인 내면에서 서쪽 끝인 서면까지의 직선거리만 해도 약 90km에 달하여, 차를 타고 홍천 끝에서 끝으로 이동하는 데만 1시간 30분 이상이 걸릴 정도로 광활하다. 넓은 땅의 대부분(약 85%)이 울창한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어 쾌적하고 깊은 자연환경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인구는 약 6만 7,000여 명에 불과하니 도시의 번잡함에 싫증이 난 사람들이 옮겨와 살아도 좋을 듯하다.

참석자(9인):
강준수.김부경.김성진.김종국(부부).김준호.박승훈.석해호.송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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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운산n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24 박연서원(박승훈)이 지적을 잘 해주었다. 8년전 총산여름정기산행으로 이 곳에 첫번째 왔다고. 기록을 찾아보니 과연 그러했다. 꼼꼼하게 개인적으로 모든 산행을 기록하는 그가 아니었으면, 그냥 넘어갈뻔했다. 이번 총산여름산행은 2번째 그곳 같은 장소로 간 것이다. 나의 잘못된 산행기를 수정하는 대신, 이 댓글로 마감하고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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