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 자살예방 범정부 추진 대책 실효성 의문
-서울교사노조, 정부 대책 근본 원인 외면한 미봉책 비판
-검사 확대·기관 연계 중심의 메뉴얼식 접근으로는 청소년 자살 문제 해결 어려워
-사회정서교육 시수 확대만으로 해결될 수 없어… 교육과정 덧붙이기식 처방 반복
-감시와 선별보다 관계 회복이 우선… 학교가 관계 중심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책 전환해야
○ 서울교사노동조합(위원장 박근병)은 정부가 발표한 「10대 청소년 자살예방 범정부 추진 대책」에 대해, 청소년 자살률 증가의 근본 원인에 대한 성찰은 부족한 채 ‘자살위기 청소년을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선별하고 관리할 것인가’에만 초점을 맞춘 대책이라고 평가한다. 서울교사노조는 다음 세 가지 관점에서 이번 대책을 비판한다.
○ 첫째, 검사를 늘리고 연계를 확대하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메뉴얼식 발상이다.
정부가 핵심 대책으로 제시한 AI 기반 위기징후 발굴 시스템, 24시간 SNS 모니터링, 수시 선별검사 등은 전형적인 실적 중심 접근이다. 진단검사를 확대해 위험군을 찾아내고, 이를 정형화된 메뉴얼에 따라 관리하겠다는 방식은 겉으로는 체계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예산과 행정업무만 증가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미 2012년부터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가 시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청소년 자살률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가. 정부는 새로운 검사와 시스템을 추가하기에 앞서 기존 정책이 어떤 한계를 보였는지부터 반성해야 한다.
○ 둘째, 자살 예방 관련 수업 시수를 늘리면 학생들의 마음이 건강해질 것이라는 단순한 발상이다.
교육부는 사회정서교육을 기존 6차시에서 17차시로 확대하는 방안을 주요 대책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사회정서역량은 특정 주제 수업 몇 차시를 추가한다고 해서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자기인식, 공감, 소통·협력, 책임감, 마음돌봄과 같은 역량은 교사와 학생 간의 지속적인 관계 속에서 일상적으로 형성된다. 서류상 교육과정에 새로운 내용을 덧붙이고 시수를 늘리는 방식은 교육부가 오랫동안 반복해 온 보여주기식 정책의 전형이다.
○ 셋째, 학교가 관계 중심의 공동체로 회복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내가 힘들 때 언제든 이야기를 들어줄 어른이 학교에 있다”는 신뢰와 “교실에서 나는 소외되지 않았다”는 소속감이다. 정부는 먼저 교사가 학생들을 충분히 살피고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교권침해로부터 교사의 교육활동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했고, 과도한 행정업무로 교사와 학생이 함께할 시간을 빼앗는 등 정작 관계 회복의 중요성은 외면해 온 것은 아닌지 성찰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이 교실과 학교 공동체 안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정부가 어떤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학생을 살피라면서 정작 교사에게는 학생이 아닌 모니터를 바라보라고 요구하는 것이 이번 대책의 가장 큰 모순이다.
○ 박근병 위원장은 “청소년의 생명은 감시 시스템이나 추가적인 검사만으로 지켜질 수 없다”며 “학생들이 공동체와의 관계 속에 있다는 안정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 서울교사노조는 정부가 교원단체와 교육현장의 비판에 귀 기울이고, 이번 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현장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
2026. 6. 10.
서울교사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