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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나열하자면 다음과 같이 하자는 뜻이다.

양의 유리수와 자연수 사이에 일대일 대응을 찾았으니, 음의 유리수와 음의 정수 사이에도 일대일 대응을 찾을 수 있다. 0을 0에 대응해주면, 유리수 전체와 정수 사이에 일대일 대응을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정수와 자연수 사이에는 일대일 대응을 이미 찾을 수 있으므로, 유리수 전체와 자연수 사이에도 일대일 대응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유리수 집합은 여전히 셀 수 있는 집합이다.
자연수와 양의 유리수는 개수가 같다 (2)

그런데 위의 방식으로 번호를 붙이면, 예를 들어 2010이 어느 격자점에 붙는지 계산하는 건 무척 귀찮은 일이다. 역으로 예를 들어 유리수 13/27에 붙는 자연수가 무엇인지 계산하려면 골치가 아프다. (독자들은 이런 계산 문제를 만난 경험이 있거나, 앞으로 만날 가능성이 많다.) 그런데 깔끔하면서도 뜻밖에 알려지지 않은 일대일 대응이 있어 소개하려고 한다.
M을 {0, 1, 2, 3, …}이라 하고, 정수의 집합을 Z라 할 때, m이 짝수이면 m/2, m이 홀수이면 –(m+1)/2로 준 함수 f : M→Z는 일대일 대응임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자연수 n에 양의 유리수를 다음처럼 대응하자.

예를 들어 자연수 2009를 인수분해하면, 2009=72×411이다. 따라서 2009에는 양의 유리수 q=7f(2)×41f(1)=71×41-1, 즉, 41분의 7을 대응한다. 역으로 양의 유리수를 아무 거나 가져오더라도 대응하는 자연수를 찾아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리수 20/51은 4×5/(3×17), 즉, 22×3-1×51×17-1로 쓸 수 있다. 위의 대응관계로부터 이 수는 24×31×52×171에 대응하는 수임을 알 수 있다. (사실 f(0) = 0인 아무 일대일 대응 f : M→Z를 가져오더라도 위에 준 대응은 항상 일대일 대응이 된다.) 이 대응은 독특한 성질도 지니고 있지만, 이 이상은 소개하지 않기로 한다.
이 대응은 필자가 2001년에 발견하여 학술지에 투고했다가 게재가 거절되는 아픔을 겪었다. 필자보다 앞서 1989년에 위와 같은 대응을 발견한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어 아쉬워했던 기억이 난다. 자연수와 유리수의 기수가 같다는 것을 칸토어가 밝힌 지 100년이 지나도록 이렇게 간단한 대응이 발견되지 않았다니 기이하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을 다소 유감으로 생각해 왔는데, 이번 기회에 소개하게 되어 게재 거절의 아픔을 (안 겪어본 사람은 모른다.)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모든 무한집합은 개수가 같은 것 아닐까?

무한집합 얘기를 3회나 우려먹으면서 도무지 자연수를 못 벗어나고 있다. 모든 무한집합은 자연수와 일대일 대응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건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그렇다는 것을 증명할 수만 있다면야 모든 무한집합은 그냥 ∞라는 기호 하나로 기수를 표기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칸토어도 처음에는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래서 모든 무한 집합 사이에 일대일 대응을 만들어보려고 노력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갈수록 태산인 무한집합의 개수 이야기는 다음 회에도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