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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시간…(o^-^)o

가우스 적분

작성자귀뚜라미|작성시간12.12.25|조회수1,148 목록 댓글 0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수학자를 꼽으라고 할 때 틀림없이 거론되는 사람은 가우스(Carl Friedrich Gauss, 1777-1855)일 것이다. 유로화를 쓰기 전 독일의 10 마르크 지폐에 나온 인물이 가우스인데, 모르긴 해도 독일에서 지폐를 도안할 때 가우스의 수많은 업적 중에서 어떤 것을 고를지 많이 고민했을 것이다.

 

가우스가 그려진 독일 10 마르크 지폐. 가우스 얼굴 옆에 보면 가우스의 종형 곡선이 나온다. (확대 사진)

 

 

가우스의 종형 곡선

가우스의 수많은 업적을 물리치고 지폐에 등장한 그림이 이른바 ‘가우스의 종형 곡선’으로 불리는 곡선이다. 사실 가우스가 최초로 발견한 것도 아닌 데다, 가우스의 최고의 업적이라 보기도 힘들지만 어쨌든 지폐 도안으로는 그럴싸했던 모양이다. 지폐를 잘 보면 이 곡선의 식도 나와 있다.

 

 

도대체 이 식의 정체는 무엇일까? π는 원주율을 나타내는 기호이고, e는 자연상수이다. 남은 두 개의 문자 μ와 (그리스 문자로 mu 라고 부르는데, 뮤 혹은 무라고 발음한다) σ는 (역시 그리스 문자로 sigma 라고 부르는데, 시그마라고 읽는다) 통계학에서 각각 평균과 표준 편차를 나타내는 기호다.

 

 

가우스 적분

위 식에서 평균이 0이고 표준편차가 1인 경우를 생각해 보자. 그러면 아래 식이 된다.

 

 

이 함수가 어떤 분포(표준 정규 분포라 부른다)의 확률 밀도 함수라는 사실은 실수 전체에서 적분한 값이 1임을 뜻한다. 이 적분을 ‘가우스 적분’이라고 한다.

 

 

이 가우스 적분은 조금 과장해서 통계학의 존립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중심 극한 정리’와 관련된 적분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매우 중요하지만, 푸리에 이론, 편미분 방정식, 수론 등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적분이다. 이 적분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일화가 하나 더 있다. 절대온도의 단위에 이름을 남긴 영국의 물리학자 켈빈 경(William Thomson, 1st Baron Kelvin, 1824-1907)은 어느 날 수업 도중 위와 본질적으로 같은 식을 칠판에 쓰고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2 곱하기 2가 4인 것이 당연하듯이, 저 식이 당연해 보이는 사람을 수학자라 부른다”

 

안 그래도 열 살에 대학을 들어간 뒤 얼마 뒤 졸업하여 기네스북 기록을 갖고 있는 켈빈 경이 몇몇 수학자의 정신을 아득하게 만든 것 같다.

 

 

가우스 적분의 증명

수학자에게는 이 가우스 적분이 당연할지 모르나, 고등학교 수학책에는 이 적분은 이렇다고 ‘알려져 있다’라는 말 뿐 증명을 싣지는 않는다. 왜 그럴까? 무한대의 적분을 다루어야 한다는 문제도 있지만, 저 함수 f(x) 는 ‘적분할 수 없는 함수’이기 때문이다. 오해를 하기 쉬운 표현이므로, 부가 설명을 하자. 미적분의 기본정리로부터 ‘연속함수’는 항상 적분할 수 있는데, 왜 적분할 수 없다는 걸까? 적분할 수 없다는 말에는 크게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원시함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원시함수는 있으되 그 원시함수를 우리가 아는 함수(초등함수라 부른다)로 표현할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여기서 저 함수가 적분할 수 없는 함수라고 말한 것은 두 번째 뜻으로 한 말이다.

 

그렇지만 특별한 구간에서는 적분값을 구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다행히도 가우스 오차 함수는 실수 전체 구간일 경우 적분값이 알려져 있는 함수다.

 

증명 1단계 - 종형 곡선을 회전하라

이제 ‘당연하다’는 가우스 적분값을 계산하기로 하는데, 아직 적분을 잘 모르는 분들은 아쉽지만 훗날을 기약하며 저 아래 부록 정도만 읽어도 좋겠다. 먼저 아래처럼 놓자.

 

 

종형 곡선과 x 축으로 둘러싸인 영역의 넓이를 구하는 문제인데, 일견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된다. 종형 곡선을 회전하여 얻는 회전 곡면 z와 xy-평면으로 둘러싸인 영역의 부피를 구하는 것이다.

 

 

즉, 아래 그림과 같은 종 모양의 입체가 덮는 전체 부피를 구하자는 얘기다.

 

종형 곡선을 회전한 곡면.

 

증명 2단계 - 회전체의 부피 공식

회전체의 부피를 구하는 공식은 많이 알려져 있다. y-축을 중심으로 회전한 회전체의 부피를 구하기 위해 역함수를 구하면 아래와 같다(아래의 log는 자연로그임).

 

 

혹은 ‘원기둥 껍질법’이라는 방법을 이용하여 아래와 같이 구할 수도 있다. 혹은 2변수 함수의 치환적분법을 이용하여 구할 수도 있다.

 

 

증명 3단계 – 단면적을 적분하라

이번에는 단면적을 적분하는 방식으로 회전체의 부피를 구해 보자. 특히 x=a 라는 평면으로 회전 곡면을 잘라보자. 그러면 단면적은 이렇게 된다.

 

 

따라서 단면적을 계산하면 이렇다.

 

 

그러므로 구하는 부피는 아래와 같이 단면적을 적분한 값인 A2 이 된다.

 

 

증명 4단계 – 결론

부피를 구한 위의 두 결과에서 A2=2π 이므로, 아래와 같이 증명이 끝난다.

 

 

회전체의 부피에 대한 파푸스의 정리

사실 위에 소개한 회전체의 부피를 구하는 방법 두 가지 모두 ‘회전체의 부피에 대한 파푸스의 정리’의 특수한 예다.

 

초록색 선분이 영역의 중심에서 축에 내린 수선의 발일 때, 이 도형을 회전한 입체의 부피 = 2 π × (영역의 넓이) × (수선의 발의 길이) 이다.

 

 

파푸스의 정리는 파란색 도형을 각각 회전할 때 얻어지는 입체의 부피가, 영역의 넓이와, 중심이 이동한 거리를 곱하면 된다는 정리를 말한다. 따라서 저 그림에서 파란색 영역의 넓이가 각각 같고, 각 영역의 중심에서 축에 이르는 거리만 같다면 영역의 생김새가 아무리 요상하게 생겼어도, 부피가 똑같아진다. 적분법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 회전체의 부피를 구하는데 요긴하게 이용됐던 정리다. 반대로 파푸스의 정리를 써서 영역의 중심을 구하는 경우도 있다.

 

 

정경훈 / 서울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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