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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라이너 마리아 릴케

작성자죽림|작성시간26.06.08|조회수19 목록 댓글 0

주여 , 때가 됐습니다 .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 했습니다 .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드리우시고 ,
들녘에는 바람을 풀어 놓아 주소서 .

마지막 열매들이 탐스럽게 무르익도록 명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날 들 을 베푸시어 과일들이 완성을 재촉 하시고 ,
진한 포도주에는 마지막 감미로움이 스미게 하소서 .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더는 집을 짓지 않습니다 .
지금 혼자인 사람은 그렇게 오래도록 남아
깨어나 책을 읽고 , 긴 편지를 쓸 것이며
낙엽이 흩날리는 날에는
가로수길 사이를 이리저리 불안스레 헤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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