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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가더이다>/홍사용

작성자죽림|작성시간26.06.16|조회수13 목록 댓글 0

봄은 가더이다 ....

" 거저 믿어라 ... "

봄이나 꽃이나 눈물이나 슬픔이나

온갖 세상을 거저나 믿을까 ?

에라 믿어라 , 더구나 믿을 수 없다는 젊은이들의 풋사랑을 ...



봄은 오더니만 , 그리고 또 가더이다

꽃은 피더니만 , 그리고 또 지더이다



님아 님아 울지 말어라

봄도 가고 꽃도 지는데

여기에 시들은 이 내 몸을

왜 꼬드겨 울리려 하느냐

님도 웃더니만 , 그리고 또 울더이다



울기는 울어도 님 따라 운다는

그 설움인 줄은 , 알지 말아라

그래도 또 , 웃지도 못하는 내 간장이로다

그러나 어리다 , 연정아의 속이여

꽃이 날 위해 피었으랴 ? 그렇지 않으면

꽃이 날 위해 진다더냐 ? 그렇지 않으면

핀다고 좋아서 날뛸 인 누구며

진다고 서러워 못 살 인 누군고



" 시절이 좋다 " 떠들어대는

봄나들이 소리도 , 을씨년스럽다

산에 가자 물에 가자

그리고 또 어데로 ...

" 봄에 놀아난 호드기 소리를

마디마디 꺾지를 마소

잡아 뜯어라 , 시원치 않은 꽃가지 "

들 바구니 나물꾼 소리도

눈물도 그것도 눈물이더라



바람이 소리 없이 지나갈 때는

우리도 자취 없이 만날 때였다

청 치도 않는 , 너털웃음을

누구는 일부러 웃더라마는

내가 어리석어 말도 못할 제

훨훨 벗어버리는 , 분홍 치마는

" 봄바람이 몹시 분다 " 핑계이더라



이게 사랑인가 꿈인가

꿈이 아니면 사랑이리라

사랑도 꿈도 아니면 , 아지랭이인가요

허물어진 돌무더기에 아지랭인게지요

그것도 내가 아니라 속았음이로다



동무야 , 비웃지 마라

아차 , 꺾어서 시들었다고

내가 차마 꺾기야 하였으랴만

어여쁜 그 꽃을 , 아끼어 준들

흉보지 마라 , 꽃이나 나를

안타까운 가슴에 부여안았지



그러나 그는 , 꺾지 않아도

저절로 스러지는 제 버릇이라데

아 - 그런들 그곳이 차마

차마 , 졌기야 하였으랴만

무디인 내 눈에 눈물이 어리어

아마도 아니 보이던 게로다



아 - 그러나 , 봄은 오더니만 , 그리고 또 가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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