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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야유회 준비>/김이듬

작성자죽림|작성시간26.06.19|조회수8 목록 댓글 0

아침 일찍 문 연 가게에서 수박을 고른다 여긴 비가 안 오니까

내게 할당 된 건 수박 한 통 , 같은 크기라면 더 무거운 것이 좋다 줄무늬가 짙고 균형 잡힌 모양일수록 맛있는 수박이라고 했다

수박을 안고 승합차를 기다린다 수박을 내려 놓고 학원 승합차를 기다린다 수은주가 사십도를 넘었을 것 같다

우리는 음료수처럼 소비될 노래 작사법을 배운다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이스라엘 인질이나 초강진 쓰나미에 침수된 항구 도시나 거대한 화산재 기둥에 관해 쓰지 않는다

잘 아는 것을 쓰고 누구나 이해할 만한 이야기와 구체적인 묘사를 넣으며 최대한 가수의 요구사항에 맞추라고 선생이 곡을 주며 강의했다 구주 간의 서정적 강의였다 우리는 표현이 매끈하고 둥글둥글하고 속을
알기 어려운 사람들이라고 서로에 대해 생각한다

우리 중 아무도 작사가가 되지 못했지만 , 고급반으로 올라가며 무제한으로 곡을 받을 수 있다고 선생이 말했으니까

나는 전쟁을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폭우와 산사태로 피해 본 지역을 지나서 도착할 야영지를 그려본다 시원한 계곡물에 담가놓을 수박을 두드려본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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