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차(茶) 공부 방

[스크랩] 여연스님의 차와 선 (5)

작성자설옥|작성시간10.03.10|조회수15 목록 댓글 0
제목 : 여연스님의 차와선 - 고려시대의 차 [2]

"푸른 산 깊은 곳에 암자 한채 얽었는데/암자 밑에 맑고 맑은 만길 깊은
못이로세/가는 곳 되는대로 구름따라 함께 가고/머물 때엔 한가로이 달 아
래 절방에 함께 있네/차 달이는 작은 방엔 부엌인 양 연기나고/먼 산에서
약 캐는데 들 바구니엔 구름만 가득하네/둘 아니란 법문을 어떻게 인식하나
/저 앞에도 셋씩이요, 저 뒤에도 셋일세"

茶의 미학을 한껏 발휘할 수 있는 초암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싯구다. 너
무도 작고 아름다운 초암에는 차를 달일 수 있는 맑은 물 뿐만 아니라 구름
달이 함께 어울리는 절묘함을 깃들어있다.

작은 차종지와 작은 초암 그러나 그것을 담아내는 정신주의는 세상의 온갖
명리마져 타파하는 절묘함이 배어있어서 더욱 역설적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차문화의 전성기라 불리웠던 고려시대에 일반 민중들의 다 생활
은 어떻했을까.

문화적인 측면서 봉건귀족과 일반백성들을 나누는 계급적인 역할을 했던
차 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는 대중화돼었음을 볼 수 있다.고려시대에
는 오늘날의 찾집과 같은 형태의 茶店이 존재했음을 볼 수 있다. 고려시대
의 다점은 일반민중들이 돈이나 베를 주고 다점에서 차를 사먹었다.

이 다점은 차를 위한 전문적인 형태는 아니었다. 오늘날의 슈퍼마켓처럼
술이나 음식등도 함께 팔던 곳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다점은 일반민중
누구나가 드나들며 차를 사마셨다는 점에서 차가 일상생활의 한 부분을 차
지하는 기호음료였다는 점을 부인할 수 는 없을 것 같다. 이것은 상업의 발
달과 더불어 농민들의 지위도 향상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고려시대 일반민중들에게 있어서 차는 공덕제나 기우제때 천지신명에게 올
리는 헌다로서 인간의 간절한 염원을 전달하는 매개체이기도 했었던 같다.
고려의 일반백성들은 연등회나 그 밖의 일에 영험을 얻고자 부처님께 차를
올리며 현세의 기복을 빌었던 같다.

<세종실록>을 살펴보면 상례 때에 시호를 내린 후의 의식과 영결을 고할
때 빈소를 열때와 문 앞에서 상여가 나가기전등 다섯 차례에 걸쳐 차를 영
전에 올렸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음을 볼 때 고려 왕실에서나 귀족층에서
뿐만 아니라 일반민중들 사이에서도 차로서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그렇다면 고려시대의 여성들은 차를 어떻게 마셨을까. 고려시대의 여성들
도 역시 대중화된 차를 즐겨마셨음을 각종 기록에 나타나있음을 알 수 있
다. 일반적으로 고려시대는 사회적으로 남녀가 대체로 평등하여 혼인과 이
혼이 자유로왔으며 공경대부의 처나 선비의 처와 기생의 복색에 구별이 없
었는데 이로보아 여성들의 신분차별이 그다지 심하지 않았고 자유로왔음을
짐작케한다.

<고려도경> 제 3권 "누각" 편에서는 당시에 차를 흔히 마셨던 누각에서
여성들도 함께 차를 마셨던 기록이 여러곳에서 보인다. 또한 고려시대의 문
인 이곡이 새로 지은 자신의 다실에 들어가는 기쁨을 표현하면 남김 기록을
살펴보면 "다완을 가냘픈 여인에게 받들게 하지 말라.

집 안에 흰옷을 입은 眞人이 스스로 있으니"라는 대목속에는 당시 귀족층
에서는 차를 끓이는 여성이 따로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또한 조선초의
농업서적인 <사시찬요>에서는 "누에치기"에 대한 항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재미난 기록을 발견할 수 있다.

"蠶神에게 제사를 지낼 때 향과 음식과 떡을 갖추고 누에칠 여인을 시켜
제사를 지내되 술을 쓰지 않고 차를 사용한다"는 대목이 나온다. 위의 기록
이 의미하는 것은 우리의 전통적인 다풍습이 문화사회적인 측면에서 중국과
일본과는 좀더 다른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과 일본의 차 문화가 일반백성들에게 경직되고 유리된 문화적 가치를
지향했던 반면 같은 봉건왕조시대 였음에도 우리나라 차문화는 일반민중들
에게 개방된 열린 문화를 지향하는 자유로움을 보여준다. 예나 지금이나 한
시대를 주도하는 문화는 그것이 열린사회든 닫힌 사회든 계급적 가치를 지
향해왔다. 차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려시대 민중들은 다점이라는 개방된 공간에서 남녀노
소가 어울려 한 잔의 차를 음미할 수 있는 여유와 풍족함을 지녔다는 점에
서 어쩌면 행복했을 지도 모르겠다. 두꺼운 각질속으로 파고들어가는 동면의
계절이다. 만물이 또 다른 생명을 창조하기위해 긴 침묵속으로 빨려들어가
고 있다.

한잔의 차를 마시며 세상을 바꾸는 정열속으로 거칠게 달려가는 불새의 아
름다운 비상같이 아름다운 생을 살아보자.

자료출처 : 한국차문화협회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