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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과제방

<정자와 쿤이> 시놉시스 신희경

작성자신희경|작성시간26.06.15|조회수25 목록 댓글 2


정자와 쿤이

주제
서로가 서로를 알아봐 줄 때 비로소 외로움은 위로가 된다.

작의
부모가 있어도, 자식이 있어도 인간은 본질적으로 외로운 존재이고 이것은 피할수도 외면할 수도 없다. 어쩌면 가족이라는 이유로 서로의 외로움을 더 외면하고 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잠시라도 서로의 외로움의 크기를 서로가 알아봐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우리는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등장인물

안정자 : 85세.여, 전라도 광주 구도심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쿤: 13살 추정 유기견이었던 삽살개 믹스
김정기 : 58세, 남성, 정자의 아들로 쿤의 주인
김윤기 : 57세, 남성, 정자의 둘쨰 아들,
김순기 : 54세 , 정자의 막내딸
한영신 : 정자의 둘째 며느리
백상철: 57세, 윤기의 친구, 정자와 같은 교회 신도
이순영: 84세 상철의 모, 정자와 같은 교회 권사

줄거리

정자가 살고 있는 전라도 광주 변두리 주택가는 아직도 그들이 지어진 1970년대에 머물러 있다. 차는 못들어가고 사람 2명 정도가 같이 걸울 수 있는 골목길 막다른 1층 집이 정자가 58년째 지내고 있는 곳이었다. 첫 아들은 안고 둘째가 뱃속에 있을 때 막 지어진 이 집에 이사 왔던 날은 지금도 생생하다.  20평 땅에 방 3칸과 창고 겸 변소 별채도 지어야 했다. 그래도 남편이 마당을 만들어줬다는 것에 감사했다. 그야말로 코딱지만해서 마당이라 부르기에 민망했지만 김장도 하고 도라무통에 아이들 목욕을 시킬수도 있겠다 싶었다.

중학교 교사였던 남편은 공무원연금이라는 게 있다는 것만 알려주고 받지는 못할 나이에 갑자기 교통사고로 죽어버렸다. 언제 죽었는지 이제는 기억도 잘 안난다. 그래도 연년생 아이들을 키우던 여름, 땀을 ᄈᅠᆯᄈᅠᆯ 흘리며 밥상을 차렸더니 뭐 때문에 화가 났는지 이런 걸 밥상이라고 내 놓았냐고 밥상을 들러 엎어는 남편이 가끔 꿈에 나타나곤 한다. 

정자 성격도 만만치는 않다. 모든 물건은 제자리에 있어야 했고 먼지가 앉는 걸 허용할 수 없었다. 아이들을 키우는 동안에는 어ᄍᅠᆯ 수 없어 마음을 내려놓기도 해 보았지만, 나이가 든 지금도 계속 쓸고 닦고 해야 직성이 풀렸다. 집에 누가 오는 것도 남의 집에 가는 것도 싫은 정자의 이런 성격은 자연스럽게 이웃이나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하면서 살아왔다. 정자의 일상은 단출했다. 새벽에 일어나서 기도를 올리고 라디오에서 나오는 목사님의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보통 된장국과 고등어구이로 아침을 해 먹고 이때 아침 드라마를 본다. 설거지와 방청소를 하고 빨래를 한다. 빨래는 애벌빨래로 시작한다. 특히 속옷은 비눗칠로 애벌빨래를 하고 세탁기를 한번 돌리고 가스불에 삶는다. 또 1주일에 한번씩 이불 빨래를 한다. 점심을 해 먹고 나면 화단을 청소한다. 손바닥 만한 마당도 매일 쓸어주지 않으면 흙과 나뭇잎들이 쌓이기 때문이다. 오후에는 잠시 볕 쪼이기를 한다. 눈이 어두워져 이제는 성경말씀 보는 것도 힘들고 라디오의 찬양과 목사님 설교로 마음을 다스린다. 저녁을 준비하고 먹고 치우면 몸을 씻고 저녁 청소를 간단히 하고 9시반에 잠든다. 주일에 교회를 가는 것이 정자에게는 큰 행사다. 교회에서 이순영 권사와 그 아들 내외와 오랜만에 마주쳤다. 이순영 권사 아들 상철은 정자의 둘째아들 친구다. 광주에서 안마의자 대리점을 운영한다. 그래서 정자의 허리 무릎 통증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무엇보다 둘쨰 윤기와 가끔 통화하는 것 같다. 상철이 내 안부를 뭍고 큰아들 정기에 대해 아는 척을 한다. 정자가 걸어가면서 뒤에서 이권사와 다른권사가 정자에 관해서 조심스럽게 쑤근거리는 것 같다. "말도 말랑게,  딱해서.. 워쩐디야 신랑도 일찍 가부렸는디 그렇게 떠받들던 큰아들이…"  정자는 화가 났지만 모른 척 했다. 지들 새끼는 공부도 지지리 못해서 장사나 하는 것 주제에…

내자식들은 고맙게도 공부를 곧잘했다. 남편의 교통사고 합의금을 쪼개서 애 셋 대학 보내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큰아들은 서울로 대학을 보냈지만, 나머지 둘째와 막내딸은 고등학교만 보내려고 했는데 이 지역 국립대를 나왔고 딸도 서울 남자를 만나 결혼하였다. 두 아들 모두 서울 큰 회사에 직장을 잘 잡아 모두 광주가 아닌 윗쪽에서 자리잡고 살고 있었다. 간혹 교회 사람들에게 '우리 아그들은 모두 서울 가 부렀어'하며 은근히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곤 했다. 그런데 1 년 전 그 때 모든 게 한꺼번에 터져버렸다. 큰아들이 사업을 하다가 망하고 이혼까지 당했고, 그동안 자식들이 보내준 생활비를 아껴 만들었던 목돈도 큰아들에게 모두 줬던 사실과 정자가 살고 있는 집을 큰아들 정기 명의로 다른 자식들 몰래 바꿨다는 것이 드러났다. 거기다 큰 아들이 그 집을 담보로 대출도 받았고 이제는 대출을 갚을 능력이 없다는 현실도 맞닥뜨렸다. 둘째가 대출도 갚아줘서 다행히 이 집에서 계속 살수 있게 되었고, 정자의 생활비는 둘째아들이 거의 보내고 막내딸이 거들고 있다.

초여름 어느날 큰아들이 커다란 개한마리를 데리고 집을 찾았다. 엄마 이거 믹스지만 그래도 썩어도 준치라고 삽살이야 귀신도 잡는 귀한 개라고 내가 유기견 보호소에서 입양해서 3개월 키웠는데 정기가 일을 가는 낮에 집에서 계속 짖어대서 아파트 민원이 커져서 도저히 키울 수도 없고 또 버릴 수도 없어서 여기로 데리고 왔다고 한다. ‘워매 뭔 자다가 봉창 두드리냐 개새끼를 내 집에 들여 야? ' 하루종일 치우고 또 치워야 하는 정자 성격을 아들이 알 텐데도 기어이 여기까지 개새끼를 달고 온 것에 화가 목구멍까지 찼지만 결국 말은 하지 못했다. 아들은 엄마 쪼매만 봐 주쇼잉 하면서 안하던 사투리까지 써 가며 애교로 마무리하고 떠나버린다. 그날부터 쿤이와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아들이 떠날 때 쿤이는 집이 떠나가라 짖어댔다. ‘워매 지가 버려진 것을 아는갑네..’ 정자는 혼잣말을 하며 앞으로 저 물건과 어떻게 지낼 지 생각만해도 골이 아퍼서 누워 있어야 했다. 쿤이는 화단을 계속 킁킁거리면서 있었다. 다음날 새벽 4시반 일어난 정자는 평소대로 새벽기도와 라디오 소리를 뒤로하고 마당으로 나갔다. 짖이겨진 꽃들과 이파리들이 여기저기 흩어진 그야말로 폭탄 맞은 화단을 발견했고, 의기양양하게 앉아있는 쿤이 있었다. 정자와 쿤의 전쟁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아들은 쿤이 배변도 일정 장소에서만 한다고 말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소똥만한 굻은 똥을 마당 여기저기 싸질러놓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잠시 슈퍼에 나갔다 오니 보란 듯이 안방 가운데 똭 똥을 싸질러놨다. '이 개새끼 ~ 니가 죽어불지 나가 죽어불지 한번 해보자고잉' 정자는 닳아 없어진 무릎관절과 굽은 허리를 피며 작대기를 휘두르며 쿤이를 때려보기도 했다. 팬다고 했지만 힘좋은 삽살이 쿤이는 짖지도 않고 재밌다는 표정으로 살살 도망만 다닌다. 굶겨 죽여버릴까하는 생각했다. 정자는 몇번을 사료를 푸다가 말다가를 반복하다가 말아버렸다.

어느날 갑자기 쿤이 갑자기 집이 떠나가라는 듯 컹컹 짖기 시작했고 대문밖에 택배기사가 큰 박스를 들고 있었다. 짐이 무거우니 안으로 들여놔 주겠다며 집안으로 택배기사가 들어왔을 때 으르렁거리며 택배기사를 향해 달려들 것 같은 쿤이를 막다가 정자는 그만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며칠을 어기적 걸어다니다 병원에 갔던 정자는 의사로부터 정말 큰일 날 뻔했으니 조심하셔야 한다고 당부받았다. 골반뼈에 금이 가서 골절이 발생헀는데 이미 옛날부터 척추뼈도 으스러지고 있고 고관절도 약한 상태여서 한번 더 충격이 가해지면 계속 누워계실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정자는 택배를 보낸 둘째 며느리에게 전화를 해 우리집에 큰 개새끼가 있는데 택배를 보내면 내가 살 수가 없으니 다시는 택배 같은거 보내지 말라고 애꿎은 며느리에게 택배 타박을 했다.   
쿤이 여기 처음 왔던 초여름이 가고 초겨울이다. 3개월이 훨씬 더 지났지만 큰아들은 쿤이를 찾으러 오기는 커녕 전화 한통이 없다. 정자의 2G폰이 오랜만에 요란하게 울린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받아보니 큰아들이 아닌 막내딸이다. 엄마의 안부를 묻는다. 좀 찾아오면 좋을텐데… 그럼 저 놈의 개새끼때문에 힘들다고 이야기도 할텐데..  전화로는 이야기하기 힘들다. 그래서 그냥 잘 지낸다고만 하고 전화를 끊는다.

정자가 대문을 나선다 오늘은 시내에 있는 병원을 가는 날이다. 오늘은 6개월에 한번씩 가는 정기검진이었다. 10년전 정자는 유방암에 걸렸었다. 다행히 수슬을 했고 항암치료도 잘 이겨냈다. 그 때 자신을 많이 보살펴 줬던 큰며느리생각이 났으나 이제는 연락을 하면 안될 것 같았다.
병원에 다녀 온후 정자는 기운이 없어진 것 같다. 밥도 잘 안 먹고 누워있는다. 밖에서 쿤이가 배회한다. 배가 고픈것이다. 사료와 개간식은 떨어진 지 오래고 그동안 정자가 먹는 밥과 반찬을 나눠 먹였다. 그런데 정자가 밥을 안 먹으니 쿤이도 굶게 된 것이다. 그런데 쿤이 짖지도 않고 멀뚱 멀뚱 정자 눈치를 살피는 것 같다. 정자는 '너도 내 마음을 아는갑다' 하면서 혼잣말을 한다.
정자가 교회에서 상철이를 불러 세워 집에 있는 개가 있는데 혹시 어디 다른 데 보낼 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다. 상철이 며칠 뒤 전화를 했다. 여기저기 알아보긴 했는데 쿤이 같은 큰 잡종개는 누가 잘 맡지도 않고 유기견 보호소에 가면 대부분 안락사 시킬 수 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어머니가 원하시면 안락사 시키는 곳으로 알아보겠다고 한다. ' 뭣이? 안락사?' 정자는 한숨을 쉬더니 됐다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는다.
내내 누워 있던 정자가 힘없이 교회에 가려고 대문을 열었다. 뒤에서 계속 지켜보고 있던 쿤이 정자를 스쳐 대문밖으로 바로 내달린다. 정자는 내달리는 쿤이를 뒤에서 보고 워매워매 소리만 반복했다. 쫒아갈 수도 없고,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물어볼 틈도 없었다. 정자는 교회를 가지 못하고 계속 대문 밖에서 기다렸다. 몇시간을 기다려도 쿤이는 오지 않았다. '워매 아예 살려고 나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이 지났다. 나가길 잘했다고도 이제 좀 편하게 살겠다고 좋기도 헀다가도 아들이 찾으러 오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되었다. 차라리 잘 나갔다 싶다가도 어디서 누가 잡아먹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하고 별 생각을 다하면서 잠을 자지 못했다.
3개월이 흘러 다시 초여름이 되었다.  대문밖에서 컹컹 짖는 소리가 난다. 분명 쿤이었다. 누워있던 정자는 몸을 일으켜 대문을 연다. 쿤이다. 쿤을 보는 순간 정자는 눈물을 흘린다. '워매워매 어떻게 왔당가 죽었는 지 알고 을매나 울었는지 아는가? ' 하며 쿤이를 안는다. 냄새가 나고 엉킨 털이 있어도 이제는 상관이 없었다. 정자는 눈을 보면서 미안해하고 안도한다. 정자는 아들이 집을 찾아온것만 같았다.
한여름이 되었고, 선풍기 소리가 조용히 나는 방안에 정자가 누워 있다. 방안에는 윤기와 영신, 순기, 순기 남편이 방안에 모여 있다. 정자는 자신의 암이 재발했으나 자식들에게 숨기다가 상철의 전화를 받은 윤기가 집에 오면서 모든 게 밝혀지고 이렇게 모든 가족이 모이게 되었다. 이 집에 정말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이 왔다. 쿤이는 처음 보는 사람들인데도 짖지 않고 꼬리를 흔들며 반겼고, 계속 안이 궁금한지 마당을 왔다갔다 거실까지 들어오려는 듯 안을 계속 살핀다.

엄마 ~ 진작에 우리한테 이야기를 하셨어야지.. 왜 우리한테 말을 못했어? 하고 윤기가 눈물을 흘린다. 근데 우리도.. 형…. 엄마한테 말을 못했어요. 말씀드릴 용기가 안나서… 죄송해요~'
순기가 울음을 참으면서 말한다. '엄마 저 개랑 잘 지내는 거야? 큰오빠가 자기 대신 엄마를 보살펴 달라고 보냈었나봐. 엄마 이제 편하게 천국으로 가서 큰오빠 만나~ '
정자는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숨을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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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이선우 | 작성시간 26.06.15 커다란 사건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였지만 정자와 쿤의 우정이 정말 감동적이에요~~ 이별은 언제나 슬픈 것 같아요 단편소설처럼 흡입력이 있는 시놉시스였어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신희경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6 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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