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을 못 낼것 같아요 끝을 모르겠어요.... 슬럼프인가...;;
P.s 제가 아플다고 올렸더니 모 커뮤니티에서 걱정해주시는 분이 있더군요. 조금 의욕이 생기네요... ㅎㅎ
" 크아아아아악!! "
적혈의 손에서 발출된 보랏빛 기운이 유문식의 허벅지에 그대로 명중되었다. 유문식은 고통 섞인 비명을 토해내었다. 그런데 그 비명을 덮어버린 것은 오히려 적혈의 비명소리였다. 그의 손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모두가 황당해 하는 가운데 현운만이 그 사실을 알아챌 수 있었다.
자하신공은 겨우 겨우 현운의 음기(陰氣)로 봉인되어 있었는데, 강한 내공의 소진으로 인하여 자하신공을 감싸던 음기가 풀리고 자하신공이 시전됨과 동시에 혈마심법과 충돌을 일으킨 것이다. 온몸이 보랏빛으로 변한 적혈은 혼절할 듯 몸을 떨고 있었다. 그 모습에 유문식 마저 어이없이 검을 내려놓았다.
" 내가 의원에게 데려다 주겠다. 여기서 자리를 지키도록! "
운학이 나서려고 하자 유문식이 제지하며 소리쳤다. 유문식이 후다닥 적혈을 업고 의원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적혈의 몸은 이제 차가워져 가고 있었다. 급해진 유문식이 내공을 발에 집중하여 몸을 빠르게 하려 했으나, 위에서 뛰어내린 사람의 신형이 그것을 방해하는 바람에 멈춰설 수 밖에 없었다.
" 넌…! "
유문식이 탁해진 목소리로 소리쳤다. 현운은 최대한 기운을 숨긴 채 서 있었다. 적혈의 흐릿한 눈이 그를 한번 쳐다보곤 고개가 툭 엎어졌다. 현운이 좌수를 발톱처럼 만들어 들어올렸다. 유문식 역시 적혈의 몸을 내려놓으며 검병을 잡았다.
그리고,
- 카가가가가!!
내공을 불어넣은 현운의 조공과 검이 맞부딪치며 굉음을 내었고, 현운의 발이 크게 회전하며 유문식의 배를 걷어찼다. 유문식은 입술을 깨물며 검을 밑으로 크게 휘둘렀다. 공중에서 검을 피하며 옆으로 회전한 현운은 귀혼도의 검병을 잡고 발도해내었다.
" 귀혼도! "
찢어질듯한 목소리가 입에서 뿜어져 나왔다. 그의 눈은 붉게 물들어 있었고 애검 암혼검을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 - 현운이구나! 어떻게 네가… 네가! "
급하게 소리지른 유문식의 목소리를 들은 현운이 피식 미소지었다. 유문식은 사실 현운의 밑에 있던 첩자 중 한명이었다. 유문식의 목적은 투항을 가장한 첩보 활동이었으나 그가 그만 마교에 대한 소식을 접고 진짜 투항을 해 버리는 바람에 마교가 상당히 어수선해 졌던 적도 있었다.
현운은 아예 유문식을 죽일 참으로 귀혼도를 크게 앞으로 찔렀다. 공중에서 두 번 혼전하던 둘은 바닥에 내려앉으며 왼쪽으로 달리며 검에 내공을 집중했다. 암혼검에서 암혼검법이 발현되며 두터운 회색 검기가 현운의 몸을 갈기 갈기 찢을 듯이 강하게 작렬해오자, 현운은 귀혼도를 잡은 우수를 뒤로 밀친 채 좌수에 내공을 집중해 그대로 검기와 부딪혔다.
검기가 찌잉 하는 소리가 내며 부서지고, 그에 이어 귀혼도에 밀집되 있던 검기가 크게 곡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암혼검으로 겨우 받아친 유문식은 이를 악물었다. 실력으로 차이가 너무나 컸다.
" - 무슨 일이지. 정파에 네가…. "
" 호오라, 유문식, 많이 컸구나. 나한테 반말도 다 쓸 줄 알고. "
현운의 눈이 수라(修羅)처럼 변했다. 그 모습에 움찔한 유문식은 아직도 현운을 겁 먹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오열했다.
" 입을 다물어라. 죽고 싶지 않다면, "
모르긴 모르나 적혈이란 아이와 관련이 있을 듯 싶다. 죽느냐 비밀을 고수하느냐, 유문식은 암혼검을 앞으로 내밀었다.
" 나도 정파인이다. 날 이긴다면…. 들어주마. "
유문식의 몸에서 갑작스레 살인적인 기운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예전부터 사용하지 않았던 마교시절의 내공을 드디어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정도라면 현운과 얼추 비슷하다 생각한 유문식은 암혼검을 크게 내리 그었다. 암혼검에서 끼익 하는 소리가 들리며 땅이 쩌저적 갈라져 갔다.
귀혼도법(鬼魂刀法)
오의(悟意)
멸(滅)
천망십이진격(天網十二進擊)
열두 개의 날카로운 검기가 유문식을 찢을 듯이 작렬해 왔다. 유문식은 두 개의 검기를 검으로 잘라낸 후 몸을 돌려 검기를 발산해 네 개의 검기를 받아내었다. 그 순간 암혼검을 잡은 손이 부르르 떨리며 그의 몸이 뒤로 두어번 밀려났다.
" - 실력 차는 확실하다 보겠는데? "
현운의 말에 유문식이 신음 소리를 내었다. 이미 손은 다칠대로 다쳐 검을 휘두르는 것도 힘들었다. 유문식이 고개를 떨구자, 현운이 귀혼도를 검병에 집어넣었다.
" 그 아이는 잊어라. 그리고, 저 아이는 내가 데려가도록 한다. "
현운이 몸을 돌려 적혈을 어깨에 걸치고 데려가자, 유문식이 소리쳤다.
" 마교는 무엇을 꾸미고 있지?! "
" 알거 없어. "
" 하지만… 안돼! 하지만! "
유문식을 무시한 채 현운은 적혈을 데리고 빠르게 사라졌다. 계속하여 오열하던 유문식은 암혼검을 땅에 꽂아버렸다. 그리고 씩씩대던 그는 결국 한숨을 내쉬어 버렸다. 그리고 주저앉은 채 그는 계속하여 뭐라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땅에 풀썩 쓰러져 버렸다.
현운은 여유있는 듯 했으나 속으론 황급했다. 한시라도 빨리 자하신공의 기운을 제어해야 적혈이 죽지 않기 때문이었다. 현운은 풀밭에 적혈을 앉힌 후 적혈이 요동치지 못하게 팔과 다리의 혈을 점혈한 후 등에 두 손을 대었다. 용솟음치는 기운이 적혈의 몸속으로 흘러들어가자, 적혈은 꿈틀 하면서 고통에 찬 신음을 내뱉었다.
" - 아니? "
현운은 소리질렀다. 적혈의 자하신공을 한군데로 끌어모아 재봉인 하려고 했건만, 어이없게도 자하신공은 혈마심법과 융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었다. 이미 봉인은 불가능했다. 게다가 이런 경우는 현운과 같은 경우, 귀혼심법과 혈마심법이 융화를 일으켜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는 그에겐 적혈의 이런 일이 다행이었고, 환희였다. 적혈은 이제 상당한 양의 내공을 지니게 될 것이다. - 다행히도 청공심법과 자하신공의 융합은 이미 진행되고 있어 큰 변화는 없었다. -
" 먼저 단전. "
현운은 마치 자기 몸을 흝듯이 적혈의 등을 통해 기운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현운의 기운이 적혈의 몸을 둘러 내려가면서 단전에 이르렀다. 상단전은 아무런 상처가 없었고, 중단전과 하단전도 마찬가지였다. 안도의 한숨을 토해낸 현운은 적혈의 다리와 팔의 점혈을 풀었다.
적혈이 부스스하게 눈을 뜨자, 현운이 히죽 웃으면서 적혈의 머리를 후려쳤다.
" - 걱정하게 만들고 말이다! 벌이다! "
" 아야! …? "
어이없어 하는 적혈을 두고 현운은 신형을 날려 숲 밖으로 사라졌다. 유문식의 일도 그렇고 보고해야 할게 산더미 같았다. 현운은 자신이 묵고 있는 숙소로 쏜살같이 달려갔고, 대충 눈치를 챈 적혈은 일어서 주섬주섬 찢어진 옷가지들을 한데 묶었다.
그리고 조금 걸어서 선풍학관에 도착하자, 모두가 적혈을 반갑게 맞았다. 유문식이 찾아와서 무혼관을 잠시 둘러보더니 나가버렸다는 것이다. 운학은 생애 처음 주원백 노사님이 너무나 다정하게 느껴졌다며 한숨을 내쉬었고, 모든 관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연호가 빙긋이 웃으며 청음검의 검집을 정리했다.
" - 주 노사님은 내일 오시기로 하셨으니…. 우선 쉬자구. "
그런데, 무혼관의 닫혀 있던 문이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열어젖혀졌다. 어떤 명짧은 놈이 이런 짓이냐 하는 시선이 문으로 쏠렸고, 운학은 태극지영검의 검병을 잡으며 일어섰다. 당문철의 손에서 암기 여섯 개가 날아가 문에 쳐 박혔으나, 그 뒤에 있던 소년의 손에 의해 두 개는 박살나 있었다.
" ― 이곳이 무혼관인가. "
적혈은 조용히 그 소년을 바라보았다. 자신과 비슷한 또래 인데, 왜 이리 죽음의 기운이 풍기는 건지, 적혈도 심법으로 진정하지 않으면 검을 뽑아들 만큼 앞에 있는 소년의 살기는 심각했다. 정연호가 연장자 답게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 이봐, 사람을 찾으러 왔으면 조용히 와야지, 문까지 걷어차면 어쩌나? "
소년은 조용히 정연호를 바라보다 차갑게 눈을 돌렸다. 회색머리에 붉은 눈을 한 적혈에게 시선이 꽂힌 그는 피식 웃었다. 조소(嘲笑)였을까?
" - 작구나. "
그는 몸을 돌렸다. 모두가 어이없는 순간이었는데, 그 소년이 다시 몸을 돌렸다.
- 콰아아앗!
모두가 급박하게 손을 얼굴 위로 들어 뒤로 주저앉았다. 검기와도 같은 살기가 무형의 검날이 되어 자신들에게 닥쳐왔기 때문이다. 옷자락으로 그 살기를 막은 정연호가 청음검을 뽑아들었다. 소년이 킬킬킬 웃으면서 왼손을 들었다.
" 작은 것들, "
- 파바바밧!
일곱 개의 살기가 검날이 되어 닥쳐왔다. 정연호가 빠르게 청음검을 휘두르자, 휘리링 하는 휘파람 비슷한 소리가 검에서 울려퍼졌다. 멋지게 일곱 개의 살기를 처리한 정연호가 여덟 번째로 그를 향해 검을 겨누었다. 소년이 피식 웃으면서 오른손과 왼손을 겹쳐 머리 위로 들었다.
" 뇌절(雷絶) "
" 우욱! "
파바밧! 하는 소리가 들리며 소년의 손은 이미 정연호의 어깨에 작렬하고 있었다. 정연호가 입에서 피를 울컥 뱉어내며 주저앉았다. 적혈의 홍련이 핏빛 검기를 뿌리며 소년의 손을 막았다. 원래라면 잘려야 마땅했으나 마치 철과 부딪친 듯 꿈쩍도 하지 않았다.
" 모조리 죽이고는 싶으나, 시기상조(時機尙早)로군. "
소년이 몸을 돌려 성큼성큼 무혼관을 나서 나가버렸다. 모두가 얼빠진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운학이 손뼉을 탁 쳤다.
" - 맞아. 저놈 백무관의 … "
" 백무관?! "
무혼관과 백무관은 원래부터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서로 무공을 겨루며 선의의 경쟁까지는 좋았는데, 선의가 적의가 되며 증오로 발전하기 까지의 세월을 거쳐, 지금에 이르러 무혼관과 백무관은 서로를 보면 으르렁대는 견원지간이었다.
" 저런 놈도 있었던가? "
정연호가 운기를 하면서 말했다. 어깨에는 아까 당한 상처인지 푸르딩딩하게 멍이 들어있었다. 적혈은 계속 아까 휘둘렀던 홍련을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손을 자를 셈으로 휘둘렀다. 그럼 피하겠지 싶어서, 하지만 막았는데 전혀 상처가 없다니? 공력도 주입했었고 그정도면 바위 하나는 충분히 자를 수 있었다.
적혈이 생각에서 깬 건 운학이 후닥닥 밖으로 뛰쳐나갔기 때문이다. 무혼관원들은 서로 주절 대면서 다시 아까의 원만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몇분 뒤에 운학이 들어오자, 그들은 모두 얼굴이 일그러졌다.
" - 모용세가 쪽 놈이었나? "
정연호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아까의 상처가 몸에만이 아니고 마음에까지 끼친 듯, 그는 괜히 어깨를 어루만졌다.
모용세가! 팔대세가중 가장 큰 남궁세가를 제외하곤 상대할 수 없다는 거대한 세력이었다. 하지만 팔대세가 쪽에서도 모용세가는 꺼려하는 편이었다. 그 이유로 선풍학관엔 모용세가의 자제들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다. 왜 그러는 가 하면, 모용세가의 실질적 세력이었던 모용천우가 무림을 뒤엎을 생각으로 반란을 일으켰던 것이다. 그러나 팔대세가의 전투로 모용천우는 목이 잘렸고, 모용세가는 겨우 그의 삼족을 멸해 세가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 후부터 모용세가의 위험성이 알려지게 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또한 모용세가의 독문검법 파천벽검(破天碧劍)의 강력함이 드러나서이기도 하다.
그런 모용세가의 자제, 위험성이 큰 인물이었다.
" 그리고, 그 놈은 웬만하면 상대하지 말아. 연호. "
" 왜 그러지? "
연호가 잡아먹을 듯한 눈빛으로 운학을 노려보며 말했다. 운학은 그래도 꿋꿋이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 백무관과 모용세가에서도 꺼려하는 놈이라더군. 괴물이야. "
" 괴물? "
" 그래. "
모두가 조용해졌다. 모용세가에서도 꺼려할 만큼 강력한 자란 말인가? 운학은 이상이 자신의 한계였다며 어깨를 으쓱였다. 적혈은 아까의 감촉을 생각해보았다. 마치 철에 부딪친 느낌, 인간이 아닌 듯 싶었다. 그런데 그 순간 생각난 것은 무엇이었을까?
운학은 적혈을 쳐다보았다. 생각해보면 이놈도 출신지가 명확하지 않았다. 분명 우리 무당의 현검진인의 검기를 사사받았다고 들었는데, 검을 휘두를 때의 자세를 보면 전혀 무당검의 도리를 알지 못했다. 그리고 은거한지 벌써 10년이 넘어가는 노괴물 현검진인의 검기라면, 단연 무혼관원중에 가장 강할 것이다.
검법을 새롭게 개발한다면, 어느정도 사문의 검법에 기초를 하는게 기본이자 정석이다. 자신이 열심히 익힌 것이 결국은 사문의 검법이므로 현검진인의 검법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무당의 검리라도 적혈이 시전해야 했는데, 적혈의 검놀림은 전혀 무당의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현검진인이라는 사람의 성격이 그 일을 무마시키는 데 한 몫을 하였다. 현검진인은 노괴라 불릴 정도로 괴팍하고 성질마저 나쁜 노인이었다. 그러나 검에 관한 한은 천재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엄청난 실력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학은 적혈과 연관시키는 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하고 단지 현검진인만을 생각한 채 픽 웃고 넘어가 버렸다.
" - 현운님. 거병(擧兵)은 언제쯤 하실 것이십니까? "
수라 파천대 1대장 무월이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 수라 파천대! 악귀와도 같은 이들은 현운의 힘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 것이다. 현운은 조용히 탁자에 앉아 손으로 턱을 괸 채 하늘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수라 파천대 대원들은 이미 언제라도 출발할 수 있도록 무기를 손질해 놓았고, 지금이라도 충분히 거병하여 마교를 쓰러뜨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지니고 있었다.
" 아직이야. "
" 그렇습니까. "
무월은 고개를 끄덕이고 조용히 뒤로 물러났다. 현운의 사색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함이다. 현운은 조용히 고개를 들어 무월을 바라보았다.
" 적어도 그들이 먼저 우리에게 덤벼들어야겠지. 혈마난류검 정도의 머리라면 이미 사태는 눈치챘을 것이다. 문제는 여우같은 그가 어떤 식으로 나오냐는 거겠지. "
현운은 귀혼도의 검병을 만지작거리면서 무월에게 나직이 말했다.
" 지금은 쉬고 있어라. 하지만 언제나 긴장해라. 내일이라도 혈마난류검의 검이 목을 겨눌지 모르는 일이니까. "
현운은 탁자에 놓여있던 새빨간 사과 하나를 공중으로 던졌다. 귀혼도가 뽑혀져 나가며 사과의 몸을 그대로 두 쪽을 내버렸다. 사과가 땅에 툭 떨어지자, 현운은 피식 웃었다.
" 하지만, 이번엔 네가 죽는다. 천현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