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단검 제작법 고문서 발굴2008-04-14
"단검은 심성수양ㆍ의기함양 상징물"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조선시대에 도검(刀劍)은 어떤 이론에 따라 어떻게 제작되었을까? 이런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조선시대 고문서가 발굴됐다. 성균관대 한문학과 박사과정에 있는 조혁상 씨는 도검 중에서도 단검을 제작하는 방법을 기록한 '조검식'(造劒式)이라는 고문서를 찾아냈다고 14일 말했다.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이 고문서에 의하면 단검은 1년 중 가장 무더운 여름 60일 동안 깊은 산 속에서 제작한다. 나아가 단검의 치수와 디자인을 정하는 데는 "우주삼라만상을 포괄하는 주역(周易)과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 참위설(讖緯說), 기문둔갑(奇門遁甲) 이론을 적용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조씨는 덧붙였다. 더불어 칼날에는 북두칠성에 보성과 필성이라는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는 두 별자리를 보탠 북극구성(北極九星)을 금입사(金入絲)하고 단검 손잡이 위 손막이인 코등이에는 해와 달을 상징하는 구멍을 뚫어 천상의 기운을 칼 속에 응축시키고자 했다는 사실도 이 문서 분석 결과 드러났다. 칼집은 거북 등껍질이 재료인 투명한 대모(玳瑁)를 사용하고 주옥과 칠보로 겉을 장식했다. 조검식은 또한 단검을 소장한 사람이 그것을 항상 좌측 겨드랑이에 패용하고, 매번 갑자일(甲子日)이나 단검을 제작한 날에는 칼을 갈아 빛을 내도록 규정했다. 이렇게 칼날을 빛내는 일이 끝나면 육갑일(六甲日) 한밤중에 북쪽을 향하여 칼을 두고는 다음과 같은 주문을 외워서 단검의 영험함을 지켜야 한다고 문서는 덧붙였다. "내 검은 천상의 보물이니, 원군(元君)께서 내려주셨네. 천 번을 두들겨 철(鐵)로 만들고 만 번을 두들겨 강(鋼)으로 만들었으니, 원기(元氣)에 부응하고 천지에 호응하네. 땅에 그어 판을 그리면 음양을 변화시키고, 문호(門戶)에 출입하면 온갖 마왕(魔王)을 항복시키니, 휘두르며 향하는 바 그 어떤 물건도 당해내지 못하네. 북극 9성이 나로 하여금 악한 무리를 쫓아내게 하니, 하늘이 준 것을 공손히 받아 상서롭지 못한 것을 영원히 제거하리." 원군(元君)이란 도교의 천상 세계를 다스리는 지위가 매우 높은 신선으로, 동진시대 도사인 갈홍(葛洪)의 도교신학 이론서인 포박자 내편(抱朴子內篇) 중 금단편(金丹篇)에는 "원군이란 대신선(大神仙)으로 능히 음양을 조절하고 귀신을 부려 비를 뿌리게 하며 아홉 용(龍)과 12마리 백호(白虎)를 부려 타니 뭇신선이 모두 그에게 예속한다"고 나와있다. 조씨는 "이를 통해 조선시대 단검이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 소장자 자신의 심성 수양과 의기 함양을 상징하는 기물로 인식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문서에 나타난 조선시대 단검의 명확한 형태 규명 작업은 국내 최고의 도검전문가로 꼽히는 경인미술관 이석재 관장이 맡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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