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9I-무심회

채근담 - 또 첫째 달 - 무엇을 근심하는가

작성자能田|작성시간18.12.17|조회수402 목록 댓글 0

채근담 菜根譚

또 첫째 달: 무엇을 근심하는가


301.

오래 엎드린 새

높이 날며

먼저 핀 꽃

일찍 시든다.

이런 이치 알면

발 헛디딜 근심 없어지고

초조한 마음 없앨 수 있다.

 

伏久者飛必高, 開先者謝獨早,

복구자비필고, 개선자사독조,

知此可以免蹭蹬之憂, 可以消躁急之念.

지차가이면층지우, 가이소조급지념.

 

(엎드릴, 숨을, 굴복할, 절후 복), ( 디딜 ),

(헛발 ), (조급할, 성급할 조).


 

302.

나무에 뿌리만 남은 뒤라야

알게 되리라

꽃핀 가지 무성한 잎 헛된 영화였음을.

사람은 관 뚜껑 덮은 뒤라야

알게 되리라

자손과 재물 부질없음을.

 

樹木至歸根而後 知花萼枝葉之徒榮,

수목지귀근이후 지화악지엽지도영,

人事至蓋棺而後, 知子女玉帛之無益.

인사지개관이후, 지자녀옥백지무익.

 

(꽃받침 악), (무리, 동아리, 맨손 도), (비단, 예물 백).


 

303.

완전한 텅 빔은 텅 빔이 아니고

형상에 집착함도 참이 아니며

형상을 깨버림도 참이 아니다.

물어보자

석가 세존께서 무어라 말씀하셨는지.

속세에서 속세를 벗어나라.

욕심을 따르는 게 괴로움이고

욕심을 끊는 것도 괴로움이니

우리들 스스로 마음 잘 닦고

몸가짐 아울러 바로 해보자.”

 

眞空不空, 執相非眞, 破相亦非眞.

진공불공, 집상비진, 파상역비진.

問世尊如何發付, ‘在世 出世.

문세존여하발부, ‘재세 출세.

徇欲是苦 節欲亦是苦 聽吾儕善自修持.’

순욕시고 절욕역시고 청오제선자수지.’

 

(두루, 쫓을 순), (무리, 또래 제).


 

304.

의로운 선비

천 승의 나라 사양하고

탐욕스런 사람

한 냥 돈 다투는데

인품이야 하늘 땅 차이 있으나

내세우는 명예 다투는 이익

다를 게 무엇이랴.

지도자

나라 다스리고

거지

조석 밥 구걸하는데

지위와 신분 하늘 땅 차이이나

애타는 마음 애타는 소리

다를 게 무엇이랴.

 

烈士讓千乘 貪夫爭一文,

열사양천승 탐부쟁일문,

人品星淵也而好名不殊好利.

인품성연야이호명불수호리.

天子營國家 乞人號饔飱,

천자영국가 걸인호옹손,

位分宵壤也而焦思何異焦聲!

위분소양야이초사하리초성!

 

(, 의지할, 곱할, 수레, 역사 승), (아침밥, 조리할 옹),

(=飧의 속자, 저녁밥 손), (, 야간, 작을 소).


 

305.

세상맛 죄다 알고 나면

비 되나 구름 되나 상관치 않고

눈뜨기도 귀찮다.

 

인정 죄다 알고 나면

소라 부르든 말이라 부르든 상관치 않고

머리만 끄덕인다.

 

飽諳世味 一任覆雨翻雲 總慵開眼,

포암세미 일임복우번운 총용개안,

會盡人情 隨敎呼牛喚馬 只是點頭.

회진인정 수교호우환마 지시점두.

 

(, 숙달할 암). (=飜과 같음, 뒤집을, 번역할, 날 번),

(품팔이 용), (부를, 소리칠 환).


 

306.

오늘날의 사람들

생각을 없애려고 애를 쓰지만

끝내 없애지 못한다.

지난 생각 마음에 두지 말고

다가올 생각 받아드리지 말며

현재 인연 따라 일을 풀어나가면

차차 저절로

무념의 경지에 들어가리라.

 

今人專求無念而終不可無 只足前念不滯,

금인전구무념이종불가무 지족전념불체,

後念不迎 但將現在的隨緣 打發得去,

후념불영 단장현재적수연 타발득거,

自然漸漸入無.

자연점점입무.

 

(막힐, 머무를 체), (맞을, 맞이할 영), (점점, 번질 점).


 

307.

어쩌다 뜻에 맞으면

그게 바로 아름다운 경지라네

허나 천연에서 나온 것이라야

참 맛을 보게 되나니

조금이라도 고치고 다듬으면

그 맛이 그만큼 줄어든다.

 

백낙천이 말했네

마음은 일 없을 때 유유자적하고

바람은 저절로 불어올 때 맑다.”

그 말 참으로 맛이 있구나.

 

意所偶會 便成佳境, 物出天然 纔見眞機,

의소우회 변성가경, 물출천연 재견진기,

若加一分調停布置 趣味便減矣.

약가일분조정포치 취미변감의.

白氏云; ‘意隨無事適 風逐自然淸’,

백씨운; ‘의수무사적 풍축자연청’,

有味哉 其言之也.

유미재 기언지야

 

便(편할, 아첨할 변 또는 편; 소식, , 쪽 편, 오줌 똥 변).



308.

천성이 맑으면

배고플 때 밥을 먹고

목마를 때 물 마시니

몸과 마음이 절로 편하다.

 

마음이 어두우면

참선을 얘기하고

게송을 풀이해도

모두가 정신을 희롱할 따름이다.

 

性天澄徹 卽饑食渴飮 無非康濟身心,

성천징철 즉기식갈음 무비강제신심,

心地沈迷 縱談禪演偈 總是播弄精魂.

심지침미 종담선연게 총시파롱정혼.

 

(맑을 징), (흉년 들, 주릴 기), (중의 글귀 게),

(씨 뿌릴, 퍼뜨릴 파).


 

309.

사람의 마음에는

참 경지가 있으니

거문고 타고 피리 불지 않더라도

저절로 편안하고 즐거운 길 있으며

향 피우고 차 마시지 않더라도

저절로 맑고 향기로운 길 있다.

마음 깨끗하게 비우고

잡념과 몸뚱이 잊어야

비로소 그 가운데서 노닐 수 있으리라.

 

人心有個眞景 非絲非竹而自恬愉,

인심유개진경 비사비죽이자념유,

不烟不茗而自淸芬,

불연불명이자청분,

須念淨境空 虛忘形釋 纔得以游衍其中.

수념정경공 허망형석 재득이유연기중.

 

(편안할, 차분할 념), (즐거울, 기뻐할 유), (차 싹, 차 명),

(향기, 향기로울 분), (퍼질, 넓힐, 남을 연).

 


310.

금은 광석에서 나오고

옥은 돌에서 나오는 법

환상(현상계)이 없다면

참다운 모습도 찾을 길 없다.

 

술 가운데서 도를 깨치고

꽃 속에서 신선을 만나는 일

풍취는 있으나

속됨을 벗어나진 못하리.

 

金自鑛出 玉從石生, 非幻無以求眞.

금자광출 옥종석생, 비환무이구진.

道得酒中 仙遇花裡, 雖雅不能離俗.

도득주중 선우화리, 수아불능이속.

 

(=裏와 같음, , 안 리), (비록 수).


 

311.

천지 가운데 모든 사물

인륜 가운데 모든 감정

세계 가운데 모든 일

속인의 눈으로 바라보면

하나하나 죄다 다르겠지만

도인의 눈으로 바라보면

그건 모두가 한결같다.

어찌 귀찮게 분별을 지어

선택하고 버리려 덤벼드는가.

 

天地中萬物 人倫中萬情 世界中萬事,

천지중만물 인륜중만정 세계중만사,

以俗眼觀 紛紛各異, 以道眼觀 種種是常,

이속안관 분분각이, 이도안관 종종시상,

何煩分別 何用取捨!

하번분별 하용취사!

 

(번거로울, 성가실, 괴로워할, 고민 번)


 

312.

정신이 왕성하면

작은 방구석 삼베 옷 걸치고도

천지의 따스한 기운을 깨닫는다.

 

입맛이 왕성하면

풀 뿌리 국 끓여 밥을 먹어도

인생의 담백한 참 맛을 알게 된다.

 

神酣布被窩中 得天地沖和之氣,

신감포피와중 득천지충화지기,

味足藜羹飯後 識人生澹泊之眞.

미족려갱반후 식인생담박지진.

 

(술 즐길, 술 취할, 한참 때 감), (, 움집 와),

(온화할, 부드러울 충), (명아주 려), (국 갱),

(담박할, 고요할 담), (배 댈, 조촐할, 산뜻할 박).


 

313.

얽매임과 벗어남은

오직 제 마음에 달려 있다.

마음에 깨달음이 있으면

푸줏간과 술집도 그대로 극락세계요

그렇지 못하면

거문고와 학을 벗 삼고 꽃과 풀을 가꾸어

즐거움이 깨끗하더라도

악마의 방해는 끝나지 않으리라.

옛말에 일렀으니

쉴 줄 알면 속세도 신선의 땅이고

깨달음 없으면 절간도 속세로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纏脫只在自心, 心了則屠肆粗店 居然淨士,

전탈지재자심, 심료칙도사조점 거연정사,

不然縱一琴一鶴一花一卉 嗜好雖淸 魔障終在.

불연종일금일학일화일훼 기호수청 마장종재.

語云; ‘能休 塵境爲眞境, 未了 僧家是俗家’, 信夫.

어운; ‘능휴 진경위진경, 미료 승가시속가’, 신부.

 

(얽을, 묶을, 감길 전), (죽일, 백장 도),

(방자할, 벌여 놓을, 저자 사), (풀 훼).



314.

좁은 방 속에서도

모든 근심 다 버리면,

단청한 기둥에 구름이 나니

구슬 주렴 걷어 올려 비 구경하는 삶

그걸 바랄 까닭 어디 있으랴

술 석 잔 마신 뒤

한 가닥 진실을 깨달으면

다만 달 아래 거문고 타고

바람결에 피리를 불고프리.

 

斗室中 萬慮都捐 說甚畵棟飛雲, 珠簾捲雨.

두실중 만려도연 설심화동비운, 주렴권우.

三杯後 一眞自得 唯知素琴橫月, 短笛吟風.

삼배후 일진자득 유지소금횡월, 단적음풍.

 

(생각할, 근심할 려), (버릴, 기부할 연),

(, 주렴 렴), (걷을, 힘쓸 권), (피리 적).


 

315.

사방이 고요한데

홀연히 들리는 한 마리 새소리

온갖 그윽한 감동을 일으키고

모든 초목 시든 다음에

홀연히 보이는 한 송이 고운 꽃

무한한 삶의 기운이 요동친다.

알겠구나

성품은 항상 마르지 않고

정신은 사물과 만나야 마땅한 것임을.

 

萬籟寂廖中 忽聞一鳥弄聲 便喚起多幽趣.

만뢰적료중 홀문일조농성 변환기다유취.

萬卉摧剝後 忽見一枝擢秀 便觸動無限生機,

만훼최박후 홀견일지탁수 변촉동무한생기,

可見性天未常枯槁, 機神最宜觸發.

가견성천미상고고, 기신최의촉발.

 

(퉁소, 소리 뢰), (공허할 료), (문득, 갑자기 홀),

(꺾을, 쪼갤, 억누를 최; 여물 좌), (뽑을, 빼낼 탁),

(=, 마를, 야윌 고).


 

316.

백낙천은 말했네

몸과 마음 탁 놓고 눈마저 감아

자연의 조화에 내맡기는 게 제일이다.”

 

조보지(晁補之)는 말했네

몸과 마음 가다듬고

고요히 선정(禪定)에 드는 게 제일이다.”

 

너무 놓아버리면 미치광이 되고

너무 가다듬으면 생기 없는 선정 되리니

몸과 마음을 다루는 데는

손잡이를 잘 잡은 뒤라야

놓아버림도 자유자재하리라.

 

白氏云: ‘不如放身心 冥然任天造’,

백씨운: ‘불여방신심 명연임천조’,

晁氏云: ‘不如收身心 凝然歸寂定’,

조씨운: ‘불여수신심 응연귀적정’,

放者流爲猖狂, 收者入於枯寂,

방자유위창광, 수자입어고적,

唯善操身心的 杷柄在手 收放自如.

유선조신심적 파병재수 수방자여.

 

(=朝의 古字, 아침, 조정 조), (엉길, ), (고요할 적),

(미쳐 날뛸, 창피할 창), (비파나무, 써래 파).


 

317.

눈 내린 밤 달 밝은 하늘을 보면

마음 또한 맑아지고

봄바람 따스한 기운을 만나면

마음도 절로 부드러워지니

사람의 마음과 자연의 섭리는

한데 어울려 한 치의 틈조차 없구나.

 

當雪夜月天 心境便爾澄徹,

당설야월천 심경변이징철,

遇春風和氣 意界亦自冲融,

우춘풍화기 의계역자충융,

造化人心 混合無間.

조화인심 혼합무간.

 

(너 이), (=沖의 俗字, 온화할, 부드러울 충).


 

318.

글도 서툴면 나아지고

도도 서툴면 이루나니

’(, 서투름) 한 글자에 헬 수 없는 뜻이 있다.

 

복사꽃 핀 마을에 개가 짓고

뽕나무 사이에서 닭이 운다.”

이 얼마나 순박한가.

차가운 연못에 달이 밝고

고목나무 위에서 까마귀 운다.”

 

교묘한 가운데

생기 없이 쓸쓸한 맛 담겨 있지 않은가.

 

文以拙進 道以拙成, 一拙字有無限意味.

문이졸진 도이졸성, 일졸자유무한의미.

如桃源犬吠 桑間鷄鳴 何等淳龐!

여도원견폐 상간계명 하등순방!

至於寒潭之月古木之鴉,

지어한담지월고목지아,

工巧中 便覺有衰颯氣象矣.

공교중 변각유쇠삽기상의.

 

(짖을, 짖는 소리 폐), (, 뒤섞일 방; 충실할 롱),

(갈가마귀, 검을 아), (쇠잔할 쇠; 상복 최),

(바람 소리, 빗소리 삽)


 

319.

사물을 부리는 사람

얻어도 기쁘지 않고

잃어도 근심치 않으니

모두가 내 노니는 곳이다.

 

사물에 부림을 당하는 사람

어려움을 싫어하고

쉬운 일만 좋아하니

털끝만한 일조차 그 사람 얽어 맨다.

 

以我轉物者 得固不喜 失亦不憂 大地盡屬逍遙,

이아전물자 득고불희 실역불우 대지진속소요,

以物役我者 亦固生憎 順逆生愛 一毛便生纏縛.

이물역아자 역고생증 순역생애 일모변생전박.

 

(미워할 증), (묶을, 속박할 박).


 

320.

이치가 비어 쓸쓸하면

사물도 비어 쓸쓸한 법

사물을 버리고 이치만 잡는 것

그림자는 버리고 형체만 머물게 함이다.

 

마음이 텅 비면

현상도 텅 비는 법

현상을 버리고 마음만 지니는 것

비린 것 모아놓고 파리 쫓으려 함이다.

 

理寂則事寂 遺事執理者 似去影留形,

이적칙사적 유사집리자 사거영유형,

心空則境空 去境存心者 如聚羶却蚋.

심공칙경공 거경존심자 여취전각예.

 

(모을, 부락 취), (비린내 전), (파리 예).


 

321.

세속을 벗어난 사람의 맑은 흥취

오로지 유유자적하는 데 있다.

그러므로

술은 권하지 않음으로써 기쁨을 삼고

바둑은 다투지 않음으로써 이김을 삼으며

피리는 구멍 없음을 알맞다 여기고

거문고는 줄 없음을 고상하게 여기며

만남은 기약 없음을 참됨으로 삼고

손님은 마중 않고 배웅 않음을 편하게 여기니

한번 겉치레와 형식에 얽매인다면

곧장 속된 고통의 바다에 떨어지리라.

 

幽人淸事 纔在自適,

유인청사 재재자적,

故酒以不勸爲歡, 棋以不爭爲勝,

고주이불권위환, 기이부쟁위승,

笛以無腔爲適, 琴以無絃爲高,

적이무강위적, 금이무현위고,

會以不期約爲眞率, 客以不迎送爲坦夷,

회이불기약위진솔, 객이불영송위탄이,

若一牽文泥迹 便落塵世苦海矣.

약일견문니적 변락진세고해의.

 

(속 빌, 빈 속, 곡조 강), (끌 견), (자취 적).


 

322.

한번 생각해보라

이 몸 태어나기 전의 모습을.

또한 생각해보라

이 몸 죽은 뒤의 얼굴을.

모든 망념이 불 꺼진 재마냥 식어

성품만이 고요히 남으리니

저절로 사물을 벗어나

태초의 세계에서 노닐 수 있으리라.

 

試思未生之前有何象貌, 又思旣死之後作何景色,

시사미생지전유하상모, 우사기사지후작하경색,

則萬念灰冷 一性寂然, 自可超物外遊象先.

칙만념회냉 일성적연, 자가초물외유상선.

 

(모양, 얼굴 모), (뛰어넘을, 뛰어날 초).


 

323.

병을 만나야

건강이 보배임을 알고

난리통을 겪어야

평화가 복임을 아는 것

그건 선견지명이 아니다.

 

복을 바라는 게 재앙의 뿌리임을 알고

삶을 탐내는 게 죽음의 원인임을 아는 것

그게 뛰어난 앎이다.

 

遇病而後思强之爲寶, 處亂而後思平之爲福,

우병이후사강지위보, 처란이후사평지위복,

非蚤智也, 倖福而先知其爲禍之本,

비조지야, 행복이선지기위화지본,

貪生而先知其爲死之因, 其卓見乎.

탐생이선지기위사지인, 기탁견호.

 

(벼룩 조), (요행 행), (높을, 뛰어날 탁).


 

324.

분 바르고 연지 찍은 배우

붓끝으로 곱고 미움을 그려내지만

곱고 미움이 어디 있는가.

 

앞뒤를 다투며 바둑을 두는 사람

흰 돌 검은 돌로 승패를 겨루지만

판이 끝나고 돌마저 거두면

이기고 짐이 그 어디에 있는가.

 

優人傳粉調 效姸醜於豪端,

우인전분조 효연추어호단,

俄而歌殘場罷 姸醜何存,

아이가잔장파 연추하존,

奕者爭先競後 較雌雄於著子,

혁자쟁선경후 교자웅어저자,

俄而局盡子收 雌雄安在!

아이국진자수 자웅안재!

 

(연지 ), (갑자기 아), (클 혁), (암컷 자).


 

325.

눈부시게 산뜻한 바람과 꽃

티 없이 맑은 눈과 달

고요한 사람이 그 주인이다.

 

물과 나무의 번성함과 메마름

대나무와 돌멩이 작아지고 커지는 일

한가로운 사람이 그것을 즐긴다.

 

風花之瀟洒 雪月之空淸 唯靜者爲之主,

풍화지소쇄 설월지공청 유정자위지주,

水木之榮枯 竹石之消長 獨閑者操其權.

수목지영고 죽석지소장 독한자조기권.

 

(물 이름 소; 물 맑을 숙), (씻을 세; 삼갈 선; 물 뿌릴 쇄).


 

326.

시골 사는 사람들

닭고기 안주에 막걸리를 말하면

무던히도 기뻐하지만

맛있는 고급 요리를 물어보면

알지 못해 고개 흔든다.

무명 두루마기에 베 잠방이를 말하면

싱글싱글 즐거워하지만

임금 입는 곤룡포를 물어보면

알지 못해 고개 흔든다.

 

천성이 온전하기에

욕망마저 맑은 것이니

이게 바로 인생의 최고 경지이리라.

 

田夫野叟

전부야수

語以黃鷄白酒 則欣然喜,

어이황계백주 즉흔연희,

問以鼎食 則不知,

문이정식 즉부지,

語以縕袍短褐 則油然樂,

어이온포단갈 즉유연락,

問以袞服 則不識,

문이곤복 즉부식,

其天全 故其欲淡, 此是人生第一個境界.

기천전 고기욕담, 차시인생제일개경계.

 

(늙은이 수), (기뻐할 흔), (헌솜, 헌 풀솜 온),

(솜옷, 웃옷 포), (굵은 베옷, 거친 옷 갈),

(=衮의 俗字, 곤룡포 곤).


 

327.

마음에 마음조차 없으니

어찌 마음을 들여다보랴

불교에서 말하는 마음을 보는 일

장애물만 거듭 만들 따름이다.

 

만물이 본래 한 물건이니

어찌 가지런하길 바라랴

장자가 말하는 만물을 가지런히 하는 일

동일한 것을 스스로 갈라놓을 따름이다.

 

心無其心 何有於觀! 釋氏曰觀心者 重增其障.

심무기심 하유어관! 석씨왈관심자 중증기장.

物本一物 何待於齊! 莊生曰齊物者 自剖其同.

물본일물 하대어제! 장생왈제물자 자부기동.

 

(, 설명할, 부처, 중 석), (가지런할 제; 상복 재),

(장중할, 엄숙할, 단장할 장), (쪼갤, 가를 부).


 

328.

피리소리 노랫가락 무르익을 때

옷자락 떨치고 훌쩍 떠남은

깨친이가 벼랑에서 손 놓고 걸어가는 양

부럽기만 하구나.

 

정해진 시간 벌써 다 지난 때

밤길을 쏘다니며 쉬지 않음은

속된 선비 스스로 고해에 제 몸을 담그는 양

우습기만 하구나.

 

笙歌正濃處 便自拂衣長往 羨達人撤手懸崖,

생가정농처 변자불의장왕 선달인철수현애,

更漏已殘時 猶然夜行不休 笑俗士沈身苦海.

갱누이잔시 유연야행불휴 소속사침신고해.

 

(생황 생), (부러워할, 나머지 선), (걷을 철),

(매달, 걸 현), (낭떠러지, 언덕 애),


 

329.

마음을 여태 붙잡지 못했거든

시끄러운 세상에다 발길을 끊을지니

욕심거리를 못 보게 하여

마음을 어지럽히지 말고

고요한 성품을 드맑게 하라.

 

마음을 이미 굳게 붙잡았거든

다시 속세로 뛰어들지니

욕심거리를 보아도

마음이 어지럽지 않게 하고

원만한 기틀을 힘써 기르라.

 

把握未定 宜絶迹塵囂 使此心不見可欲而不亂.

파악미정 의절적진효 사차심불견가욕이불란.

以澄吾靜體, 操持旣堅 又當混跡風塵

이징오정체, 조지기견 우당혼적풍진

使此心見可欲而亦不亂 以養吾圓機.

사차심견가욕이역불란 이양오원기.

 

(마땅할, 옳을 의), (시끄러울 효).


 

330.

고요함 좋아하고 시끄러움 싫어하는 사람

왕왕 사람들을 피함으로써 고요함을 찾는다.

허나 모르는 모양이다.

사람 없음을 바라는 건

나에게 집착하는 것이고

마음 고요하기를 고집하는 건

움직임의 뿌리가 된다는 것을.

그러니 어찌 얻을 수 있으랴

남과 나를 하나로 보고

움직임과 고요함 모두 잊는 경지를!

 

喜寂厭喧者 往往避人以求靜,

희적염훤자 왕왕피인이구정,

不知意在無人 便成我相, 心着於靜 便是動根,

부지의재무인 변성아상, 심착어정 변시동근,

如何到得人我一視 動靜兩忘的境界!

여하도득인아일시 동정양망적경계!

 

(시끄러울, 떠들 훤), (피할, 면할 피).


 

다음 달에 또 만나요~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