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어느날...그리고 그 후-그때 정말 사랑했을까?(2)

작성자시골버스|작성시간08.12.06|조회수1,039 목록 댓글 9

서울에서 다시 그들을 만났다. 

 

그날도 똑같은 겨울양복에 책으로 가득채운 가방을 메고 갔다.

 

그들은 또 세명이 왔고 이번에는 나 혼자였다.

 

서초동의 한식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맛있었다.

 

맞선녀의 어머니가 나에게 말했다. 

 

저번에 땍땍거려 미안하다고~ 그게 예의가 아닌거 같아 사과하고 싶다고~

 

실은 내 성격을 알아보려고 일부러 그런거라고~

 

생각을 해보니 성격이 무난하고 착하고 순수한 분같다고~

 

그래서 몇번 더 만나고 싶었다고~

 

아~ 그래요?

 

그런게 땍땍거리는 거구나라는 걸 처음 알았다.

 

아뭏든 점심을 먹고 근처 커피숍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였다.

 

 

주로 자기들 과거사였다.  그것도 맞선녀 어머니가 말을 했다.

 

중매쟁이는  맞선녀 어머니가 예전에 한국서 알던 여동생이고

 

자기들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간 지가 거의 35년이 되었는데

 

한국에 있을 당시, 한국에서 손가락 꼽히는 재벌이었고

 

박정희 정권이 남편을 갈구어서 재산을 정리해서 한국을 떠났다나?

 

아~ 그래요?

 

남편은 지금 어떻고 아들은 하나있는데 미국서 저떻고

 

시어머니가 그렇고 막내딸이 저렇고 강아지가 어쨌고~

 

가족의 내력을 자상하고 자세하게 말해주었다.

 

아~ 그래요?  글쿤요~

 

맞선을 보면 그런말을 하는 모양이었다.

 

 

텔레비젼 연속극을 보면 

 

맞선보는 장면에서 당사자 외에는 자리를 피하던데

 

맞선녀어머니와 중매쟁이는 줄곧 옆에 붙어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맞선녀는 변두리고 그녀 어머니와 맞선보는거 같았다.

 

나중에는 자기가 말이 많다며 재미없죠? 한다.

 

그렇죠, 모~

 

실은 자기딸이 거의 30년 만에 한국에 나오는 건데

 

한국지리를 잘 모르기에 무슨일이 생길지 몰라

 

보호하려고 자기들이 같이 나온거라나?

 

아~ 글쿤요.

 

그러고는 다시 만나자며 헤어졌다.

 

 

그날 집에 돌아오고선 그날의 경과를 큰형님께 보고를 했다.

 

"그래? 너 잘하면 미국으로 장가가겠다."며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 한다.

 

그리고는 말이 없다.

 

다음날 아침에 서울의 맞선녀의 숙소에 내가 전화를 했다.

 

또 만날 수 있겠냐고~

 

좋댄다.

 

그녀가 나를 좋아하는가보다 라고 생각했다.

 

나도 그녀와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참하고 얌전하고

 

야무져 보이고 영어는 나보다 잘하는 거 같고 정이 가려했다.

 

 

다다음날 서울을 갔다.

 

그날도 큰형님의 겨울양복에 가방을 야밤도주꾼마냥 책을 가득채우고

 

그녀를 만났다.  습관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이번에 맞선녀 어머니도 같이 나왔지만,

 

우리 둘이 이야기 하라며 중간에 돌아갔다.

 

실은 그동안 여러 한국남자들과 맞선을 보았는데

 

다들 많이 배운 사람이고 잘난 사람들이고 있는 사람들인데

 

맞선녀가 미국에서 왔다니까 무언가를 바라고 그녀에게 접근한 터라

 

그런 사람들이 싫증나고 진저리가 나서 다들 물리쳤다나?

 

나는 다른 것은 몰라도 순박하고 순수해서 마음이 편해 다시 만나보고 싶었다나?

 

맞선녀의 어머니의 이야기였다.

 

아~ 그래요?

 

 

그녀와 단 둘이 시간을 갖게되었는데 어디로 가야할 지를 몰랐다.

 

그나이 되도록 공부한답시고 다녀본 곳이 없으니 서울지리를 알턱이 없다.

 

할 수없이 내가 자주 가던 프랑스문화원에 가보자고 하여

 

그곳에 가서 프랑스영화를 한 편보고 나왔다.

 

근처의 커피셥에서 커피를 마시며  처음으로 맞선녀와 단둘이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29살.  직업은 디자이너(미술이 전공이라는데~)

 

부모님, 할머니가 계시고 위로는 오빠가 둘, 언니 하나, 여동생 하나 

 

나도 우리집안 소개를 하였다.

 

형제가 많다보니 그녀의 머리가 어지러웠을 것이다.

 

그녀가 하는 말은 암튼 머리가 좋은 집안이군요.

 

그랬나?

 

지금은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공부하는데

 

외교관이 되고싶어 영어와 불어를 전공하다가

 

문학에 미쳐서 영문학교사가 되고 싶어서 대학원을 갔다고~

 

그래서 대학원을 마치면 박사과정을 하면서 시간도 내고 돈도

 

벌어서 미국이나 영어권국가에서 영문학을 공부할 계획이다, 뭐~

 

그외 이러저러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그날 저녁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김치찌개를 먹었던가?)

 

그러고는 지하철을 타고 그녀의 숙소까지 바래다 주고

 

다시 만날 약속을 하며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다다음날 또 만났다.

 

 

----아무래도 이야기가 길어질 거 같네요.  *^^*!

 

기대만땅,  개봉박두, 흥미진진,  가슴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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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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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반추 | 작성시간 08.12.06 조금더 기일게~~ 두페이지정도 써주심.... ㅋㅋㅋ 넘 재미나서뤼~~ 글솜씨가 장난이아닌데요~~
  • 작성자sophy | 작성시간 08.12.06 ㅎㅎㅎㅎ 재미있습니다.
  • 작성자history | 작성시간 08.12.06 셤공부 하다가 책 내팽개치고 봤어요...ㅎ 넘 잼나다..이히히히히
  • 작성자날으는콩쥐 | 작성시간 08.12.06 올만에 우리들 이야기보면서 씨익 미소를 지었네요^^...... 글재주 참 좋으셔요..........이 기회에....연재물로 쫘악.... 만들어주세요^^
  • 작성자얘들아 사랑해~~ | 작성시간 08.12.07 픽션인가요? 넌픽션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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