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야할 유산

작성자시골버스|작성시간13.06.29|조회수821 목록 댓글 4

가는 길, 황토길.

내몽고의 뜨거운 황사바람에

검붉은 껍질을 뒤집어 쓴 외투.

 

무겁고 칙칙하다.

가는 길은 아직도 구만리인데

쌓이는 모래먼지는 삶의 근심이다.

 

벗어던지고 픈 겨우내 입던 외투도

차마, 그리하진 못한다.

 

가나마 피부를 둟고 찢는 모래바람의 칼날을

그나마 막아주는 터에 꼬옥 여미어도...

 

삶이 흐르고 세월을 살 수록

덜어질줄 알았던 근심의 암덩어리가

항암제도 필요없는 듯, 암세포 제거용 메스도

소용없다는 듯 비웃으며 증가한다.

가증스러운 것.

 

조금이라도 덜 춥고 따가운 햇살을 피하려

바위밑 그늘을 찾아도 사막은 이를 거부한다.

 

가는 길이 언제는 편했냐마는...

 

살아온 삶이 있는 만큼

피할 줄도 알고 비껴갈 줄도 알고 도망칠 줄도 아는데

몸에 밴 타성때문인가?

이젠 꿈적거리는 것도 귀찮다.

 

가는 길은 아직 구만리인데...

 

벗어야지, 외투를...

따가운 햇살에 몸을 구워서

차라리 불벽돌이 될 지언정,

이제는 외투를 벗어야지.

 

버려야할 유산.

벗겨버려야할 껍데기.

 

그래봐야 진실을 감추는 가면일 뿐인

속성을 털어버리고 원래의 모양으로 돌아가야지.

 

구만리 가는 길을

그래야 수월하고 가볍게 갎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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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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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상해아줌씨 | 작성시간 13.06.29 좋은글이네용
    감사히 잘읽고 갑니다.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 답댓글 작성자시골버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6.29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작성자상근이네 | 작성시간 13.06.29 요즘 힘드세요? 보약이라도 ㅠㅠ
  • 답댓글 작성자시골버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6.30 보약을 지어주신다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
    농담이구요, 생활에 변화가 와서요. 상해에 가려고 애썼는데 그 꿈은 안이루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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