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한 겨울의 슬픈 길모퉁이 서다.

작성자시골버스|작성시간08.12.24|조회수562 목록 댓글 5

연말이다.   춥다.

 

즐겨입던 오리털파카로 중무장해도

 

살을 깨물듯, 춥다못해 아프기까지 한 오늘이다.

 

뼈가 다 욱신거린다.

 

 

갈 사람,  있을 사람,  헷갈리는 사람.

 

오래지 않은 적 보았던 내 그림자.

 

 

사람의 만나고 헤어짐은 미리 예정된 일이어도

 

막상 그 기로에서는  서로의 마음이 어둡다.

 

 

내발로 나가는 일이야

 

최소한의 만족감은 있어도

 

앉아있는 자리에서 억지로 떠밀릴 때

 

겉으로만 멋적은 웃음을 짓는다. 

 

속으로 곪아 터지는 고름덩어리는....

 

 

오늘 하루.

 

아니, 우리의 삶에는

 

늘 있어온 일상의 비애가 있다.

 

힘있는 자의 잣대로

 

도마위의 생선은 토막난다.

 

왜?

 

왜냐고?          우리는 모른다.  

 

있는 자, 가진 자는 항상 정당하기에...

 

 

마키아벨리가 말했다.

 

정의는 강자의 이익이다.

 

우리는 그것을 믿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싸우기를 좋아하나 보다.

 

쇠망치가 아니어도, 전기톱이 아니어도, 소화기가 아니어도

 

사람들은 싸움을 하며 산다.

 

 

살아가는 일은 그렇게 처절하기만 한건지...

 

 

오늘,

 

집에오는 길, 골목퉁이에 숨어

 

가야할 자의 한없이 슬픈 어깨를 바라보았다.

 

얼마 전 내모습이고,

 

머지않아 있을 지도 모른 또 다른 내모습같다.

 

쓸어내리는 가슴은 또 얼마나 미어질지...

 

 

너의 손을 잡고 너의 손을 잡고 너의 손을 잡고

 

함께 가자고 하던 말은 본래 마음에도 없던 것임을

 

가슴이 먹먹해지고서야 새삼 느낀다.

 

 

원래 그런거야, 원래 그런거야.

 

작은 연못에 돌멩이 던져

 

일파만파로 번지는 물둘레처럼

 

생각과 생각이 굼실거리며 펴져간다.

 

연못 속에 빠져든 돌멩이는

 

그러고선 밑바닥에 남겨지겠지.

 

아물지 않을 상처로만...

 

 

비애가 먹구름으로 휘감은 놀람에

 

쌀훔치다 들킨 들쥐마냥

 

그냥 무안해서 도망질 쳐댔다.

 

 

오늘은  길모퉁이를 돌지말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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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꿈이맘 | 작성시간 08.12.25 글 잘읽었습니다....^^ 尾崎 豊의 노래 참 좋아하는데...오랫만에 들으니 조으네요...^^
  • 작성자푸른하늘 | 작성시간 08.12.25 님의 글을 오늘 처음 부터 끝까지 다 읽었네요 ^^ 읽다보니 헉!! 나 내일 어캐 출근하지?
  • 작성자옥이 | 작성시간 08.12.25 한 문장 한 문장이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아픔이 배여있습니다. 좋은 글입니다. 너의 손을 잡고 너의 손을 잡고.......... 좋은 시를 읽은 느낌, 천천히 시골버스 님의 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 작성자sophy | 작성시간 08.12.25 잘 보았습니다. 삶은 늘 그렇게 녹녹하지않음을 그저 슬프게 공감합니다.
  • 작성자라이언 | 작성시간 08.12.26 글 너무 잘쓰세요....오자키 노래도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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