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제목을 잘못 썼군요~ 마누라까기가 아니라 마늘까기입니다.
왠, 자다가 봉창두드리는 소리냐라고 하겠지만,
요즘에 집에서 놀고먹는 형편이라서
마눌님의 눈치를 안볼 수가 없습니다.
한국도 아닌 먹고살기 힘든 중국에서
직장없이 벌써 보름째 빈둥거리고 지내는 꼬락서니가
마눌님이 말씀을 안하셔서 그렇지,
밥을 안먹어도 소화가 안될 판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딱히 나갈 곳도 없고 만나볼 사람도 없고 만나줄 사람도 없으니
곰팡내 풍기며 하루종일 방안에서 죽치고 지내는
딸래미랑 지내는 꼬락서니가 애한테나 애엄마한테나 죽일 맛일 겁니다.
(죽을 맛이 아니라 죽일 맛)
이럴 줄 알았으면 평소에 사람관리를 잘해서 궁색해지면 빈대붙어서
들어먹던지 얻어먹던지 벗겨먹던지 할텐데 사람관리를 잘 못해서
어둠 속의 저격수에게 얻어터진 주제에 어디가서 말도 못하고~~
하긴 이곳에 글을 올리는 것도 어둠 속의 저격수에게 나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이고 내가 무슨 말 한마디만 눈에 거슬리게 했다하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아작을 내려고 노리는 사람들이 있음도 압니다.
그렇다고 그런 인간들이 무서워서 장 못담글 내가 아니니
내가 꼴보기싫으면 청부폭력이라도 시키던지 말던지, 희망새들!!!
그건 그렇고~
어쨌거나 좌우지간, 할일없이 빈둥거리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골방쥐처럼 빈둥거리는 꼬라지가 비린내 풍기는 썩은 생선이라
눈에 잘보이려고 무언가를 하는 척 꿈틀거립니다.
아침에 일어나 이불개기, 청소기로 청소하기, 설겆이하기,
쓰레기 내다버리기, 딸래미 영어, 수학, 중국어 관리하기,
아들놈 영어가르치기, 비디오 보여주기, 이야기책 읽어주기, 등
다행히 아이들이 외국어 공부를 좋아하고 잘 따라와주고
중국어는 부담없이 이야기를 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그건 글쿠...
오늘은 마눌님께서 김치를 담그신다고 하셨습니다.
마눌님께서 저더러 마누라를 아니, 마늘을 까라고 하셔서
아니나 다를까 "어서 주세요!"라며 덮썩 받아서는 까기 시작했는데
이건 뭐, 장난이 아닙니다.
한국마늘은 대부분 6쪽마늘이거나 8쪽 마늘이라
그냥 손톱으로 까면 잘 벗겨지는데
중국마늘은 8쪽 마늘이 이중으로 되어있더군요~
한마디로 "뒤지는 줄" 알았습니다.
잘하면 초상도 치루겠구나 라고 생각했지요.
처음에 두어시간은 쪼그려 앉아서
(영어로는 쪼그려 앉다를 "squat"이라고 하는데
푸세식 화장실을 'squat-toilet"이라 합니다.
-잘난체를 떨어보았습니다.*^^*!_)
마늘을 깐 지 두어시간이 지나자 끊어지게 아픕니다.
게다가 손톱으로 마늘을 까는데 손톱이 아파서 벗겨질 거 같길래
조그마한 막칼로 마늘머리를 쳐내고 거죽을 벗기지만
그것도 장난이 아닙니다.
마눌님께서 마늘을 물에 담가놓아서 마늘이 물에 불려진 후
주셨으면 고생을 덜했을텐데,
무슨 억하심정이 있으셨길래 금방 시장에서 사온 마늘을
당장 까라고 덮썩 주셨는지~~ ㅠ ㅠ
하여간 서너시간을 오로지 마눌님께서 맛있는 김치를 담그시는데
일조를 한다는 생각에 충성을 몸으로 했습니다.
그러고 났더니 이번에는 절구에다가 마늘을 다지래요~
진짜로 황천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안맞으려면 시키는대로 해야죠~
해서 마늘을 다졌습니다.
시간을 재보니 장장 5시간을 일했더군요.
아침에 아이를 두시간 동안 영어를 가르치고 나니
11시40분인데 점심도 걸르고 마늘을 까고 다지고~~
사람이 왜 굶어죽는 지를 알겠더군요~
나중에 마눌님이 그러시대요.
"배고프면 말을 하지 그랬어?? 왜 바보같이 굶으면서 일을해??"
걱정해서 하는 말인지, 놀리려고 그러는 건지~~
홧김에 드러누워서 잠만 잤습니다.
조금 후에 저를 깨우더군요~
"조금있다가 푸다오선생님 오실텐데 어디좀 나갔다가 들어오지?"
"어디좀 나갔다가 들어올 데"가 마땅히 없는 저는
시내에 있는 서점에 가서 빈둥거리다가 저녁 때 아는 사람들 모임에 가서
진탕 맥주를 마시고 왔습니다. 배째라 정신으로...
마눌님께서 저를 보시더니 그러시대요~
"오늘 뭐, 기분나쁜 일이 있었어? 왜 못마시는 술을 마시고 그래???
기분나쁜 일 있으면 이야기를 해~ 내가 다 들어주께~
애들처럼 삐지지 말고, 응? 글구, 저녁은 들어와서 먹어야지...???"
내참~~~~
내 원, 말을 말던지, 상대를 말던지~~~
홧김에 베개에 머리를 틀어박고 이불덮고 잤습니다.
참고로 마눌님은 저보다 어립니다.
어려도 그냥 어린게 아니라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어리거든요.
그런데 저를 어린애 취급합니다.
아~ 미치겠습니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유리지아 작성시간 09.05.13 하하...아내분은 결혼하시고 나서 그 마늘을 몇번을 까셨을까요..한번쯤은 해줘도 괜찮지 않나요?
-
작성자엑스포2010 작성시간 09.05.14 마늘 자꾸 까는 버릇하세요... 전 아직 늦 총각이지만..한번 마늘 잡으면 100개 이상 tv보면서 까고 있어요.. 40전에 마늘은 다 마스터 해야죠... 마늘 화이팅!!!
-
작성자소카티아 작성시간 09.05.15 소박한 글속에 가정의 정겨움이 느껴집니다~~ 멋진글이였습니다. 마음편히 웃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곧 대박터지실것 같으네요..^ ^
-
작성자웃으면돼지~ 작성시간 09.05.17 행복한 가정같아 보여요.... 전 요즘 넘 힘들어서.... 부럽습니당~~
-
작성자이정욱 작성시간 14.10.24 재밋는 내용 퍼갑니다.
저도 경험이 있는 지라 공감하고요 ^^
시간의 공백이 있지만 늘 건승하시기 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