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장 자크 루소와 거지아이

작성자시골버스|작성시간09.05.14|조회수379 목록 댓글 6

프랑스의 계몽주의 철학의 거두이며 

<<에밀>>의 저자로 유명한 철학자로 '장 자크 루소'가 있다.

 

아버지는 시계 수리공으로 자녀들의 교육에 무관심했고

어머니는 그를 낳은 지 9일만에 사망하였는데

자신의 말처럼 그의 출생은 그의 불행의 최초의 것이었다.

 

이때 그는 두 명의 숙모에게 양육되었고

아버지는  의지가 약하고 여성적인 성격이어서  

루소는 어려서 부터 여성적이고 소극적인 아이였다.

 

그는 젊은 시절 자신을 돌보아 주던 테레즈 르바쇠르라는

10세 연상의 여인과 결혼하여 5명의 자녀를 낳았다.

스스로 말하기를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였다."

고 말하였지만, 경제적으로 무능하였던 그는

5명의 아이를 모두 고아원 앞에 버렸다.

 

당시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부모가 자녀를 고아원에 맡기는 일은

아주 흔하였고 그것을 문제로 부모를 비난하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루소에게는 그것이 평생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고통이었고

마음의 짐이었고 평생 죄의식에 시달려야 했다.

 

루소는 < 학문예술론>에서 <학문·예술·기술의 진보는

인간을 타락시키고 불행하게 만든다>라고 주장하였고 

<인간불평등기원론>에서는 불평등을 그 존속기반으로 삼는 사회

및 그곳에서의 인간의 생활방식을 고발한 내용이다. 

 

그외에 <사회계약론(1762)>과  <에밀(1762)> 등을 집필하는데

이 책들은 사회질서를 어지럽히고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을 파괴한다는 이유로

금서처분(禁書處分)을 받았고, 

그는 스위스, 영국·프랑스 등 각지를  도망자로서 고독한 방랑생활을 하였다.

 

이렇듯 고독하고 가난하고 사회적으로 핍박을 받으며 살던 그에게

이러한 일화가 있다.

 

그는 매일 산책을 하는 습관이 있었고 산책도중에 한 아이를 만났다.

그아이는 어려서 부모를 잃었고 다리를 절었으며

매일 만나는 루소를 무척이나 따르고 좋아하였다.

 

루소가 산책을 나가면 그아이는 웃으며 그를 반겼고

아이를 불쌍히 여긴 루소는 그아이를 볼 때마다

몇푼의 돈을 주곤 하였다.

 

자신이 아이가 생각나기도 하겠지만,

루소는 이러한 고민을 하게된다.

"저 아이는 불쌍하지만 귀엽고 사랑스럽다. 

내가 저 아이에게 돈을 주는 것은 불쌍해서가 아니라

귀엽고 사랑스러워서인데

저 아이는 내가 자기에게 돈을 주니까 나를 반기는 것 같다.

돈 몇푼을 얻기 위해 나에게 나타나고 웃으며 다가오는 것은

저 아이에게 잘못된 생각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내가 저아이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이렇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

저 아이는 나를 이해하기가 힘들테지만,

저 아이의 장래를 생각해서 내일부터는 이 길로 다니지 말아야겠다."

그 이후로 루소는 결코 자신이 다니던 길로 산책을 하지 않았다.

 

하도 어린 시절(초등학교 3학년쯤)에 읽은 내용이라

가뭇가뭇한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그림내용은 생생하다.

 

그 책에는 모자를 쓰고 지팡이를 들고 산책하는 모습과

그를 반기며 그의 품에 안기려고 두손을 들고 달려오는

거지아이의 그림이 아직도 기억 속에 역력하고

그때 읽고 느낀 감동이 깊어서 그림조차 잊혀지지 않는다. 

 

그 후로 수십년을 지내고 살아오면서

그 내용을 종종 생각해본다.

 

우리는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을까?

자녀를 가르치거나 교육하는 일은

세상에 나가 스스로 자기 앞가림을 할 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것임을 우리는 안다.

 

하지만, 불쌍한 거지아이에게 몇푼의 돈을 줌으로써

그 아이가 돈을 보고 자신을 반기는 잘못된 인식을 주듯,

우리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그러한 교육을 시키지는 않는지...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훌륭한 삶을 살기를 원하지만,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눈이 멀지는 않는지...

 

영국속담에

"매를 아끼면 아이를 망친다."

(Spare the rod, Spoil the child.)

라는 말이 있다.

 

하루에 한번꼴로 작은 아이를 씻긴다.

어제는 아이를 씻기는데 허벅지에

작은아이 손바닥 크기의 멍이 나있다.

깜짝 놀라며 어찌된 일이냐고 물으니

아이는 넘어져서 다쳤다고 한다.

 

애엄마는 하도 말을 안듣기에 마음먹고 오지게 팼다고 ...

묵묵히 입을 닫았다.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이 한창 말도 안듣고 짓까불기만 한

나이이기도 하지만, 엄마가 무섭고 매가 무서운 줄 알아야

조심하고 삼가하고 분별력이 자라나지 않을까 싶다.

 

남의 아이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우리는 말을 하지만,

정작에 나의 아이는 남의 아이에 비해 잘못하는 건 아닌지

종종 반성한다.

 

어릴 적 읽은 루소의 일화가 평생지속되는 교훈이 됨을

그동안 살아온 삶을 통해 늘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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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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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I N_D_I N | 작성시간 09.05.14 저 역시도 공감합니다. 무조건 적인 사랑은 양날의 칼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내 아이이기 때문에 라는 부모들의 생각이 정말 아이를 위해 좋은 것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작성자쌔미 | 작성시간 09.05.14 저도 그 삽화가 눈 앞에 선하네요^*^ 그런거보면 유태인들의 교육철학이 바른게 아닐까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내가 막상 엄마가되어보니 실천하기가 싶지만은 않네요. 이글을 읽고 계기로 삼고 모범적인 엄마가 되어보겠습니다.
  • 작성자zeno | 작성시간 09.05.14 참 좋은 이야기 입니다. 교육적인 목적으로 매를 대는건 좋지만 손으로 때리지말고 항상 같은 걸로 즉 작은 막대 같은걸로 정해 놓고 때리는게 교육적인 효과가 있으며 절대로 감정을 노출시키면 억호과라고 하지요.
  • 작성자필터전문가 | 작성시간 09.05.14 잘 읽었습니다. 내 아이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가 말처럼 시행하기가 쉽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좋은 방법 없을까요?
  • 작성자용기각시 | 작성시간 09.05.15 아는데 왜 안되는 걸까요? 부모 자격 시험이 있다면 전 아이 못 나았을거예요...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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