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스승의날? 하하~~

작성자시골버스|작성시간09.05.15|조회수543 목록 댓글 8

저는 별로 기억나는 선생님이 계시지를 않아

연락드릴 분이 없네요.  배은 망덕한 놈입니다요.  *^^*!

 

제가 대학다닐 때 교수님 한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십니다.

 

대학에 오기 전에 모 시골에서 중학교 교사로 근무했답니다.

하루는 한 학생이  비닐봉다리에 무언가를 담아왔는데

수업 중에 비닐봉다리에 있던 무언가가

수업이 지겨웠던디 허리가 부러지게 아팠던지

참지를 못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순간 아이들이 기겁을 하고 놀라서

소리를 지른다, 도망을 친다, 뒤로 넘어간다.

한바탕 난장판이 되었습니다.

 

수업 중이던 선생님도 하도 황당하고 기가막히고 화가나서

비닐봉다리를 가져온 아이를 몹시 때렸습니다.

 

왜 이런걸 가져와서 아이들을 놀라게 하고

수업을 방해하고 선생님을 화나게 하냐고...

 

그 학생이 가져온 건 다름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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뱜이었습니다.

 

지금은 뱀이라고 부를 테지만 제가살던 시골에서는

뱜이라고 불렀습니다. 

왜 뱜이라고 불렀냐고 묻지를 말아주셈...

거시기 뱜은 충청도 산골 사투리니께...

 

선생님이 기가막혀서 학생을 때리면서

쌩뚱맞게 왜 뱜을 가자고 왔냐니까

학생이 울면서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저번에 저희엄마가 선생님을 뵈었데요.

그런데 선생님이 저번보다 핼쓱해지셔서

걱정을 하셨대요.

그래서 뱀을 주시면서 보약해 드시라고 해서...."

 

순간, 선생님이 아차! 싶었고

사연을 물어보지도 않고 때리기만 해서 미안하고

가슴이 먹먹해 하셨다고 합니다.

 

이 말은 누가 잘했고, 잘못했고를 따지자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뱀이 사고를 쳐서 학생과 교사 간의 오해를 불러일으킨 거지

 

뱀을 준 어머니와 그것을 가져온 학생과 선생님 간의

보이지 않은 따뜻한 관심과 사랑은 오히려 우리들에게 많은 감동을 줍니다.

 

학생의 마음과 학부모의 마음의 순수한 모습을   

우리는 배우고 싶고 그것을 아름다운 사연으로 간직하고 싶습니다.

 

누구에게나 스승의 날이 되면 기억나는 스승님이 계실 것입니다.

물론 저에게도 그런 분들이 계십니다.

 

그중에서 저를 몹시 때린 선생님도 계십니다.

저를 정말 사랑하셨기 때문이었지요.

한국을 떠나기 전에 찾아뵈었어야 했는데 그러지를 못한

죄책감이 늘 가득합니다.

 

오늘 학교홈피에 안부를 여쭙는 글이라도 올려야겠습니다.

누군가가 그것을 읽고 연락을 취해주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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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시골버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5.15 저도 감사합니다. 항상 사랑해주세요. 샤방샤방~
  • 작성자고추잠자리 | 작성시간 09.05.15 홍홍홍^^*
  • 답댓글 작성자시골버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5.15 감사합니다. 만족스러워 하시는 모습이 멋져보입니다.
  • 작성자일원심 | 작성시간 09.05.20 늘~이까페에 들어오면 님에 글에 클릭을 하면서도 한번도 댓글을 안올렸습니다..물론 다른데는 말할것도 없고 ..어떤 분이실까 생각하면서 씩 웃고 마는데...마음속에 솔직한 글이 감동입니다._()_
  • 답댓글 작성자시골버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5.20 감사합니다. 입만살아있는 감자바우입니다. 봄에 감자심고 가을에 감자캐고~ *^^*! 좋은 사람들 만나기를 좋아하고 착한사람들과 지내기를 좋아합니다. 저도언젠가는 상해에 가보고 싶습니다. 다른지역도 그렇겠지만 상해에 계신 한국분들은 좋은 분들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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