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왕따로 우는 아이

작성자시골버스|작성시간09.07.07|조회수937 목록 댓글 0

오래 전 부터 종종 들어오던 말이 있다.

"정신연령이 몇살이세요?"

 

좋게 말하면 순수하다는 뜻이고

나쁘게 말하면 나이값도 못한다는 뜻이고

심지어는 겉으로는 순수한 데 속으로는 엉큼하다는 말도 한다.

 

전부 맞는 말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말할 때 순수한면도 있고 나잇값도 못하는 면도 있고

엉큼한면도 있다. 누구에겐들 없을까?

 

그럴 때 내가 대답하는 말이 있다. 

 

윌리엄워즈워드의 "무지개"란 시에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말이 있고

 

성경에서 예수가 말하기를

"어린아이같은 자라야 천국에 간다."라고....

 

그리고는 말해준다.

당신네들은 그만치라도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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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를 갔다.

 

한 이국적으로 예쁘게 생긴 한 여자아이가

뜨거운 뙤얕볕을 받으며 벤치위에 앉아있었다.

아무생각없이 다리를 꼬고 넋이 나가있었다.

 

그아이를 처음 보았을 때

전혀 말도 않고 전혀 말귀도 못알아 듣고

행동도 굼뜨고 하기에 저능아인 줄 알았다.

 

언뜻 보기에도 백치(白痴)라는 생각이 들었고

같은 또래의 아이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한다.

 

그런 아이들을 종종 본다.

 

이국적으로 예쁘게 생긴 아이는

엄마가 중국인이고 아빠가 한국인이라고 한다.

어쩐지...

 

한국어를 잘 못하고 어눌하다.

본래 말을 잘 안하는 것인지, 한국어를 못하는 것인지...

 

그 아이는 옷을 화려하게 입고 화사하게 입어서

늘 눈에띈다.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뙈얕볕아래 앉아있는 것이 딱해

다가가서 밥먹었니? 하고 물었다.

대답은 않고 고개만 끄덕인다.

 

여기 앉아있으면 덥지 않니?

대답을 안한다.

 

누가 때렸니?

고개를 가로 젓는다.

 

예닐곱명의 또래 아이들이 옆에서

왁자지껄 떠들며 재미있게 노는데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는 모습에

직감을 하고 물었다.

 

친구들이 안놀아주니?

 

순간 아이는 대답을 않고 눈물을 흘린다.

참고참았던 슬픔과 설움의 눈물.

아무말도 않고 소리없이 울기만 한다.

나도 갑자기 눈물이 나온다.

 

아이가 한국말도 못하고 행동도 굼뜨고

그러다 보니 다른 아이들이 같이 놀아주기

불편한 가보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몇년 전에 우리 큰아이도 지독한 왕따로 고생했다.

다른아이를 선동해서 우리아이를 왕따로 놓은 아이.

그 아이 엄마가 그랬단다.  우리아이랑 놀지말라고...

 

왜냐고 하니 돈도없고 가난한집 아이라서

그런아이들과 놀면 가난뱅이 취급을 받는다나?

설마 친구엄마가 그런 말을 했겠냐 싶어 믿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많이 배운사람이고 공부도 많이 했는데

비록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난한 집아이라는 말을했을까? 싶었다.

 

하지만, 아이는 왕따를 당했고 믿기지 않는 현실을 당했다.

 

집사람이 우리아이 왕따를 주동한 아이엄마에게 전화를 했나보다.

집아이가 같은반 아이들을 선동해서 우리아이를 왕따놓았는데

그렇게 하지 말도록 부탁한다고...

 

그랬더니 도저히 믿기지도 않고 믿고싶지도 않은 말을 했다나?

그아이 엄마의 말.

 

"그래요?  어머나!! 우리딸이 장족의 발전을 했네? 

왕따를 놓을 줄 모르는데 그런 것도 할줄 알고...

우리딸 대단하네!!"

그러면서 전화를 끊더라나???

 

기가막혀하는 아내를 보고 내가 그랬다.

아무리 막되먹은 사람이라도 그렇게 말했을려고...

아내가 펄펄뛴다.

내가 직접 전화를 걸어서 들은 말도 못믿느냐고...

 

훨씬 나중에 알았다.

그학교에서 왕따가 하도 심해

학교를 그만둔 몇몇 아이들이 있음을...

 

지나간 일은 이야기하지 말자.

두눈을 시퍼렇게 하며 살아가는 현실이 중요하지

과거란 강물따라 흘러간 나뭇잎 조각.

그래도 소용돌이 물결을 따라 제자리를 돌고돌고 한다.

 

내가 내아이에게 죄지은 일이 있다면,

그래서 죽을 때까지 미안해하는 일이 있다면

다른 아이들이 내아이를 깊은 물에 빠트리지 못하게

막아주지못한 것과 왕따를 당해서 그토록 마음고생했음을

알아주지 못한 일일 것이다.

 

세상에는 착하고 인정많고 속이 없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러나 짐승같은 마음의 사람들도 있었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을 더러 만났다.

여기가 외국이어서 그럴까?

자기네가 한국에서 무엇을 하고 살았는지 모른다고 생각해서일까?

정말정말 사람들이 나만같은 줄 알고 멋모르고 온 중국...  

아이들이 무슨 죄일까?  자기의사에 반대로 부모를 따라온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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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으로 생긴 아이에게 내가 해줄 말이 없었다.

아무말도 않고 그아이의 손을 잡고 가까운 슈퍼에 갔다.

아이스크림 사줄까?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리고는 집에 조심해 가라는 말한마디만 해주었다.

 

왕따는 어른아이할 것없이 어디에나 있나보다.

나도 전에있던 직장에서 지독한 왕따를 당했다.

불과 1년 전이다.

그냥 참고 있다.  그러나 기억의 회로에서 늘 맴돈다.

나를 왕따놓은 쓰레기같은 얼굴들이~

 

남을 해코지하면 자기도 같은 일을 당한다는 사실을 왜모를까?

하늘은 그냥있는 것이 아니다.

위에서 지켜보고 있으니 조심하고 살으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쁜 일을 하고 싶어도 하늘이 무서워 못하는 것이다.

 

아이들이야 몰라서 그렇고 어려서 그렇고 어리석어 그런다지만,

어른들은 알면서 그러고 나중에 어찌될 줄모르고 그런다.

어른들이 더욱 나쁜 짓을 잘하고 아이들보다 더 어리석으니...

 

경천애인(敬天愛人)이라는 말이 있다.

여기에서 경천(敬天)은 하늘을 공경하라는 뜻도 있지만,

하늘을 두려워하라는 뜻도 있다.

두려워함이 있어야 공경하는 마음도 생기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하늘을 두려워하고 사람을 사랑하려 함이

세상을 살아가는 도리일 것이다.

나는 과연 도리에 맞게 살기나 하는지 뒤돌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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