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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충칭/시안/신장

돈 벌려면 중국 서부로 가라

작성자가인|작성시간14.03.03|조회수520 목록 댓글 0

르뽀/폭발하는 중서부 시장을 가다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2010.1.30일 보도

 

<중국의 대형 가전양판점인 궈메이(國美)는 세계 유명 가전브랜드의 격전장. 사천성 성도 錦華점에서 중국의 20대 여성들이 LG핸드폰을 고르고 있다./성도=지해범기자>

“우리 고객들 중에는 큰 손이 많아요. 한번은 어떤 손님이 가죽털옷과 밍크코트 치마 등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더니 다 싸달라는 거예요. 계산해보니 6만 위안(한화 약 1012만원)이 나왔더군요. 또 어떤 손님은 한꺼번에 42벌의 옷을 산 적이 있어요. 직접 들고갈 수가 없어 우리가 포장에서 배달해줬지요.”


중국 스촨성(四川省) 청두(成都)시 쫑푸루(總府路)에 있는 왕푸징(王府井)백화점의 요우페이(遊菲) 영업담당 경리는 ‘이 정도는 별것 아니라’는 투로 사천성 소비자들의 씀씀이를 소개한다.
“성도 사람들은 베이징(北京)이나 상하이(上海) 사람들과 소비관념이 달라요. 연해 대도시는 생활비가 많이 들어 돈 쓰기가 겁나지만, 이곳은 생활비가 싸서 여성들이 입고 꾸미는데 관심이 많지요. 1만 위안을 벌면 베이징에서는 2000위안 밖에 못쓰고, 이곳에선 8000위안을 쓸 수 있지요. 나도 월급 받는 것 몽땅 우리 백화점에 털어넣어요. 호호호.”

결혼한 지 얼마 안된 그녀는 작년 12월 남편과 함께 한국으로 스키여행을 다녀왔다며 “새로 생긴 스키장에 눈이 많아 너무나 좋았다”고 활짝 웃었다. 중국 내륙에 자리잡은 사천성은 2008년 5월 지진으로 많은 희생자가 났던 곳. 하지만 지진복구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도청소재지인 성도는 금융위기 이전과 다름없는 경제활기와 소비열기를 보여주고 있다. 시설면에서 서울 여느 백화점 못지않은 왕푸징백화점 2층으로 올라가자 조지 알마니, CK, 시실리, 망고 등 세계적 브랜드들이 눈에 들어온다.

 

한국 패션기업 보끄레가 내놓은 ‘온앤온(On&On)’과 ‘더블유닷(W.)’ ‘스테이지89’가 이들과 경쟁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3시쯤 온앤온 매장으로 들어서자 30~40대 여성 6~7명이 옷을 고르고 있다. 한 고객은 “TV드라마를 통해 한국 여성들의 세련된 모습을 보고 이 곳을 자주 찾는다”며 “이 업소는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코디를 해주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이 매장의 지난달 매출은 280만위안(약4억7000만원)으로 백화점 전체 의류매장 중 1위를 차지했다. 한은숙(韓恩淑) 보끄레 중국 동사장은 ”사천성의 소비력은 연해 대도시를 앞선다. 솔직히 말해 우리가 상해에 매장을 낸 것은 간판 거는 것이 목적이고, 청두 매장은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다. 돈 벌려면 중국 내륙으로 와야한다“고 말했다. 중국내 160개 보끄레 매장 중 청두 지역의 매장당 판매액이 전국 1위라는 것이다.

<온앤온 왕푸징 매장 모습. 아내가 쇼핑을 하는 동안 남편이 기다려주고 있다. 사천성 여성들의 '초상위' 지위를 보여주는 모습이다./성도=지해범기자>

 

◆내수 폭발의 현장
중국 중서부 2·3급 대도시가 ‘소비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본지가 지난 1월18~23일 총칭(重慶)·청두·우한(武漢)·창사(長沙) 등 4개 내륙도시를 돌며 50여명의 기업체 관계자 및 판매현장 담당자들을 만나본 결과, 중국 내륙시장은 ‘아직 익지 않은 과일’이 아니라, ‘한창 익고 있는 과일’이었다. 이들 도시는 시장포화로 판매증가율이 둔화된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廣州) 선전 등 연해 1급 도시와 달리, 가전·자동차·의류·화장품 등 고가소비재 시장에서 두자릿수 이상의 높은 판매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기업 관계자들 중에는 ”이들 도시를 2·3급 도시로 분류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며 ”중서부 내륙의 각 성(省)을 개별 국가로 보고 공략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사람(LG전자 청두법인 尹暎朝 관리부장)도 있다. 이 거대한 시장을 누가 신속하게 선점하여 과실을 따먹으냐에 따라 앞으로 세계경제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kotra 李英俊 청두무역관장)는 지적도 나온다. 황치판(黃奇帆) 총칭시장은 ”지난 30년이 연해지역의 개방시대였다면, 향후 30년은 내륙지역의 개방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현장의 하나인 청두 시내의 가전양판점 궈메이(國美) 진화점(金華店). 전세계 가전업체들이 불꽃튀는 판매경쟁을 벌이는 곳이다. 이곳 LG매장의 신성철(申聲澈) 영업부장은 ”1~2년 전부터 이곳에서 판매되는 냉장고 가운데 양문형 냉장고의 판매가 늘어나 지금은 전체의 70%를 차지한다“며 ”이곳 소비자들이 고급 소비성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중국인 가전영업 주임인 루오웨(羅越)씨는 ”중국인들은 양문형 냉장고를 주방에 두지않고 거실에 두는데, 이는 좋은 냉장고를 다른 사람들에게 과시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1999~2000년이 제1차 가전제품 호황기였다면, 2008년 지진 이후부터는 2차 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구식제품을 신형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문형 냉장고를 2문형으로, 세탁기는 드럼형으로 바꾼다“면서, ”TV는 올 신정 때 47~55인치 짜리 고급 LCD TV가 가장 많이 나갔는데, 한 때 공급이 모자라 미리 돈을 내고 1~2주일 뒤 물건을 받아가는 ‘푸마이(負賣·예약판매)’ 판매도 했다“고 말했다.

후베이성(湖北省) 우한시 쭝산(中山)대로. 서울로 치면 명동과 같이 큰 상권이 형성된 곳이다. 지난 19일 오후 7시쯤 이곳 따양(大洋)백화점 1층 애플 매장을 찾았을 때, 교실 절반 크기만한 이 매장은 작년 10월 출시한 아이폰과 맥북(노트북)을 구경하려는 젊은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가격은 이동통신업체 보조금이 있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비싸다. 아이폰 32GB가 6999위안(약120만원). 매장 직원은 "다른 휴대전화에 비해 가격은 비싸지만 디자인과 기능이 워낙 뛰어나 일주일에 10개 이상 팔린다"고 했다.

<중경 동량현의 한 백화점에서 대나무 바구니를 진 농민이 유리관 속의 휴대전화를 보고 있다./중경=지해범기자>


우한의 또다른 백화점인 '우한국제광장(WUHAN International Plaza)'. 1층 전면을 까르띠에, 구찌, 버버리 매장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이 백화점은 규모와 시설면에서 서울의 최고급 백화점을 압도한다. '과연 중국의 지방도시에서 명품 브랜드를 찾는 사람이 있을까'란 의구심은 금새 사라졌다. 토탈 패션 브랜드 '로에베(Loewe)' 매장은 고객들로 북적거릴 정도는 아니지만 20~30대 여성 고객 2~3개 팀이 꾸준히 들어와 핸드백이나 액세서리를 들어보며 가격을 물어봤다.

매장 직원은 "2007년부터 백화점에 해외 유명 브랜드가 속속 입점하면서 이곳 소비자들도 명품에 대해 인식을 하기 시작했다"며 "2만~3만 위안(510만원) 짜리 가방이 평일에도 최소 한두개는 팔리고 주말이나 명절에는 더 많은 고객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곳 LG전자 매장 직원인 호우춘얜(侯春燕)씨는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9990위안(약170만원) 짜리 LCD TV”라며 “중국산보다 가격이 20~30% 비싸지만 디자인이 좋고 성능이 뛰어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이 지역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중서부 지역의 자동차 판매도 급신장하는 추세. 지난 21일 오전 청두에서 만난 페이용강(費永剛) 선봉(先鋒)그룹 동사장은 다부진 체격의 40대 기업가. 중국 최고 인재들만 가는 칭화대(淸華大) 기계공학과 출신인 그는 현대·포드·혼다 등의 자동차판매장을 여럿 가지고 있고 조명기기회사와 택시회사도 운영한다. 에쿠스 제네시스 산타페 투산 등이 전시된 그의 판매장을 찾았을 때 한 고객이 산타페의 차 내부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페이 사장은 ”이들 제품은 북경현대에서 생산하지 않는 제품들로, 한국에서 관세와 부가세 등을 물고 들여오면 가격이 50~100% 올라가지만 워낙 잘 팔려서 현재 공급이 딸린다(供不應求)“고 말했다.

스촨성 청두의 소비력은 이곳의 폭스바겐 수입차 판매량이 2년 연속 전국 1위를 차지한 것에서도 드러난다. 인구 1000명 당 승용차 보유량에서도 청두는 전국 3위이다. 요즘 중국에서 유행하는 ‘농쟈러(農家樂·주말 농촌 자가용 여행)’가 시작된 곳도 스촨성이라고 한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1364만대로 미국 시장을 추월해 세계1위가 됐다. 올해는 1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호황의 최대 수혜자는 북경현대차로, 엘란트라 웨둥(悅動) 등이 히트를 치면서 지난해 판매가 127%나 늘어났다. 흥미로운 현상은 지난 2004년 북경현대차의 2급 도시 판매 비중이 26.5%였으나, 2007년 36.5%로 늘어났다는 점. 이 비중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용강 선봉집단 동사장. 그는 2007년 11월 한국정부로부터 받은 수출공로 훈장을 사무실 정면에 걸어두었다.>

 

◆왜 중서부 시장인가
중서부 지역 소비시장이 팽창하는 데는 크게 3가지 원인이 작용한다. 첫째는 정부의 내수진작 정책, 둘째는 중서부 대개발에 따른 SOC 건설, 셋째는 스촨성 지진복구작업이다.
2008년말 닥친 세계금융위기로 대외수출이 급감하자 중국 정부는 ‘수출 확대’에서 ‘내수 부양’으로 경제성장 기조를 선회했다. 이와 함께 향후 10년간 4조 위안(680조원)의 경기부양 자금을 투입키로 하는 한편, ‘가전하향(家電下鄕)’ ‘기차하향(汽車下鄕)’ ‘이구환신(以久換新) 등의 내수진작책을 도입했다.

 

창사시 우이(五一)광장에 위치한 가전제품 전문 유통업체 '수닝전기'도 이 정책이 집행되는 현장이다. 지난 22일 3층 TV 매장에 들어서자 화려한 색채를 뿜어내는 대형 LCD·LED TV 위에 '국가가전이구환신보첩(國家家電以旧換新補貼) 10%'’라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다. 그리고 진열대 바로 아래에는 20년은 족히 돼 보이는 구형 브라운관 TV 두 대가 놓여있었다. "정부의 소비진작책에 따라 낡고 오래된 가전제품을 가져오면 10% 할인해 주고 있습니다." 중국의 가전업체 TCL 매장의 뤼찡(呂靜) 매니저는 "정부의 가전제품 소비 지원책으로 TV 매출이 작년 9월 이후 40~50%씩 증가했다"며 "농촌지역 소비자들에게 저가의 가전제품을 13% 할인해 보급하는 '가전하향' 정책 대상 제품도 작년 초 10여대가 팔리던 것이 최근에는 30대로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중국 현지 시장조사업체 메타브랜딩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까지 실시된 가전하향 정책으로 생산한 가전제품 물량은 6587만건, 소비량은 2788만 건, 금액은 508억 위안에 달한다. 또 향후 3년간 400만대의 텔레비전과 400만대의 세탁기, 500만대의 냉장고 시장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배기량 1300㏄ 이하 자동차 가격의 10%를 깎아주는 ’기차하향‘(汽車下鄕) 정책도 중부 내륙지역의 자동사 내수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중국의 푸텐(福田)자동차 창사영업소 모우왜빈(毛岳濱) 총괄 매니저는 "작년 1월부터 자동차 구매에 혜택을 주는 정책들이 실시되면서 2008년에 200여대 팔리던 것이 작년에는 500대 이상으로 늘었다"며 "올해는 600대 판매를 목표로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총칭시에서 50㎞ 가량 떨어진 통량현(銅梁縣)을 찾았을 때 ‘기차하향’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인구 81만명의 현급 도시의 도로 양편이 자동차 주차장으로 변해 있었다. 이곳 진롱(金龍)공업구에서 만난 권오철(權五哲) 웨스터엘리베이터사장은 ”2006년 10월 이곳에 처음 왔을 때 도로에 차가 거의 없었는데, 3년여만에 거리에 차를 댈 곳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통량현 양용(揚勇) 초상국장은 ”2009년 1~10월 사이 현재 신규등록 차량이 2200대에 달한다“고 했다. 중국의 자가용붐이 현급 지방도시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서부대개발을 위한 SOC투자와 스촨지진 복구 자금이 쏟아지면서 지금 장강(長江) 중상류 지역의 각 성들은 어디를 가나 공사장이다. 도로와 교량, 철도 등이 속속 건설되어 왠만한 지역은 자동차로 3~4시간이면 도착한다. 교통망은 도시와 낙후 지역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발전을 자극하기 마련이다. 특히 오는 2020년경 완성될 ‘스쫑스헝(四縱四橫) 고속철도(CRH)망은 전국을 일일생활권으로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말 완공된 광저우(廣州)~우한(武漢)간 고속철은 10시간 이상 걸리던 거리를 3시간으로 단축시켰다. 시안(西安)~란조우(蘭州), 난징(南京)~우한, 타이웬(太原)~스좌좡(石家庄), 충칭~청두, 칭다오(靑島)~지난(濟南)간 고속철이 현재 건설중이다.

코트라는 최근 경제성장률과 소득수준, 교통망, 시장 경쟁 정도 등을 고려해 진출유망 2·3급 도시로 청두, 충칭, 우한, 창샤, 선양, 항저우, 샤먼, 지난, 하얼빈, 정저우, 텐진, 난닝, 우루무치 등을 꼽았다.

 

이중 ’중서부대개발‘의 거점도시로 육성되고 있는 총칭은 내륙 물류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삼협댐 건설 이후 장강의 수위 상승으로 1개이던 컨테이너 항구(集箱港)가 3개로 늘어났다. 주변 공단에서 생산된 화공, 제약, 건자재 등이 이곳 항구에서 선적돼 상하이 앞바다를 거쳐 전세계로 수출된다. 내수와 수출을 겨냥한 생산거점이 될수 있는 입지다. 게다가 전체인구 3500만 중 구매력이 높은 도시인구가 1100만명에 달한다. 이중 10%(110만)의 부유층은 중국 어느 도시 부자 못지않게 잘산다. 중경에 진출한 SG테크 사공일 대표는 ”총칭의 부자들 중 겨울철 해남도로 가족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들은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서너달을 쉬다가 돌아온다“고 말했다.

후베이성(湖北省)의 도청소재지인 우한은 중부지역 중앙에 위치한다는 지리적 이점으로 다국적 기업의 물류거점으로 활용되고 있고, 후난성의 창사 역시 물류의 중심지여서 소매유통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내륙도시는 또한 토지 물 전기 가스료가 저렴해 연해도시보다 추기 투자비가 덜 든다는 장점이 있다.

 

◆소비시장에 ’한류’ 활용하라

<성도 이토요카도 백화점의 미샤 매장에서 중국 여성들이 화장품을 고르고 있다./성도=지해범기자>

 

한류(韓流)의 영향도 한국 기업들이 적극 활용할만한 요소이다. 스촨성과 후난성 등은 한류의 영향이 매우 강한 지역. 매일 밤 한국 드라마를 봐야 잠이 든다는 주부가 있는가 하면, 유치원 어린이들까지 원드걸스의 노래 ‘노바디’를 따라 부른다.

'미샤’는 이런 시장성을 내다보고 2006년 서남부 지역에 진출한 화장품 회사. 스촨-총칭 지역에서 7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김범수(金範洙) 대표는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 배우들처럼 꾸미고 싶어하는 여성들이 많다“며 ”이들을 겨냥한 체험코너가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고 말했다.

 

미샤 중국경영지원본부의 임호순(任皓淳) 본부장은 ”처음 진출할 때 일본계 이토요카도 백화점에 입점해 품질을 인정받은 만큼, 앞으로 중서부 지역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라며 ”올해 중에 5개의 백화점 전문매장과 35개의 체인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샤 매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비비크림. 가격이 188元으로 비싼 편이지만, 자외선차단 등 4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어 인기품목이 됐다. 매장 영업직원은 장펑(莊風)은 ”비비크림은 품질 대비 가격이 합리적이어서 소비자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다른 브랜드도 모두 미샤의 비비크림을 모방한 제품을 내놓는 실정이다.

 

총칭시의 쇼핑 중심지인 해방비(解放碑) 광장의 ‘여인광장(女人廣場)’ 백화점 3층에는 작년 10월 한국인이 운영하는 헤어샵 ‘오투(O²)가 문을 열었다. 이 미용실 김용철(金容徹)원장은 ”북경에서도 샵을 운영했었는데 북경과 비교할 때 이곳의 소비 수준은 30~50% 수준“이라면서 ”그러나 중경의 소비성향이 매우 높고 소비시장이 크는 것이 보인다. 앞으로 2~3년 뒤면 큰 시장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개업후 월매출은 2배씩 늘어나 작년 12월 3만元(한화 500만원), 이번 달 6만원(1000만원)을 기록했다. 그는 ”중국인들이 한국인 헤어샵을 찾는 이유는, 중국인 미용실에서는 한국인이 해주는 것과 같은 느낌이 안나기 때문이다. 중경의 여성들은 소비성향이 매우 높고, 한국 드라마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눈은 이미 매우 높아졌는데, 중국 미용실은 그런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앞으로 총칭에 15개 정도의 프랜차이즈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2·3급 도시를 선점하라
중부 내륙의 2·3급 도시는 까르푸, 메트로, 월마트 등 해외 유명 유통업체들이 자본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장 확대에 이미 나섰다. 우한시에만 현재 5개 매장을 갖고 있는 까르푸는 올해 3~4개의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창사시 역시 미국계 대형 할인매장과 대만·일본계 백화점이 4~5년 전부터 유통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중국 정부의 내수 부양책도 주로 저가·보급형 상품에 대한 지원이 주류를 이루는 만큼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외 가전업체보다 자국 업체에 혜택이 많은 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전하향 정책 등으로 매출액이 크게 늘었지만 시장 점유율은 그대로"라며 "현지 가전업체들이 낮은 가격과 기술력 향상을 무기로 빠르게 추격해 오고 있어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만큼 지금까지 국내 기업체들이 중국에 가공제품을 수출하는 것이 주류였다면 이제는 내수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트라(KOTRA) 장상해 우한무역관장은 "내수시장 관점에서 중부 내륙 도시의 발전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SOC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해외 자본의 진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며 "아직은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이고 베이징·상하이에 비해 경쟁이 덜 치열한 만큼 투자 기업은 발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은 경쟁이 치열한 대도시에 무리한 진입을 시도하기보다 참신한 아이템으로 2·3급 도시 시장을 선점해 이점을 누리는 전략이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중국계 프랜차이즈 요식업체 '정저우 더커스'는 인구 15만명 이상, 일인당 평균소득 4500위안 이상 지방도시 위주로 진출해 정저우 최대 요식체인으로 부상했다.
/충칭·청두=지해범 중국전문기자, 우한·창샤=홍원상 기자

 

현지 전문가들의 조언


◆권오철(權五哲) 웨스터엘리베이터 대표


“중국의 비즈니스 문화는 ‘꽌시’에서 ‘원가’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꽌시’보다 ‘가격’과 ‘서비스’가 더욱 중요해졌다.”
“중국에선 윗사람과 최고의 관계를 맺되, 아랫사람도 똑같이 존중해야 한다. 아랫사람을 무시하는 기업인은 망한다. 중국에서 직위는 있지만 모두 평등하다.”
“연해 대도시에서 용(龍)의 꼬리가 되느니, 중서부 지역에서 닭의 머리가 되는 것이 낫다.”
“중국 사람들과 경쟁해서 살아남으려면 내가 중국사람 될 수 밖에 없다.”

 

 

◆한은숙(韓恩淑) 보끄레 상무유한공사 동사장

“한국인이 10년 걸려 이룩한 것을 중국인은 1년만에 따라온다. 중국은 무서운 저력을 가지고 있고, 알면 알수록 겁나는 나라이다.”
“중국 소비자들이 세계의 패션을 다 보고있다. 명품 브랜드라고 해서 무조건 사는 것이 아니다. 자기 브랜드만의 특성, 아이덴터티를 가져야 한다. 아이덴터티를 잃으면 중국 소비자들로부터 버림받는다.”
“광둥성은 먹는데 많이 투자하고, 스촨성은 입는데 투자한다. 수입이 5000원이면 광둥 사람들은 2500원을 저축하지만, 스촨 사람은 다시 5000원을 빚내 1만원 짜리 옷을 산다.”

 

 

◆이영준(李英俊) kotra 成都무역관장

“중국 진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연해 대도시에 먼저 진출하고 나중에 내륙을 들어가는 방식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일본의 백화점이 청두에 먼저 들어온 이유를 생각해보라. 2·3급 도시에서 성공신화를 만든 뒤 연해도시로 치고나가라.”
“스촨성은 한류의 영향이 강한 지역이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40대 팬이 있는가 하면, 한국 가수를 좋아하는 10대 팬이 있다. 한류 팬을 하나의 연령층으로 봐선 안되며, 이들을 다르게 공략해야 한다.”
“스촨성은 여성의 발언권이 무척 강한 ‘여성 초상위’ 지역이다. 여성들이 남자를 이끌고 다니며 남자가 카드를 긁게 한다. 시장 공략의 초점을 여성에 맞춰라.”

 

 

◆임호순(任皓淳) 미샤 중국경영지원본부장

“어느 지역을 가든 그 지역의 가장 강한 유통망을 공략해서 제압해야 한다. 미샤는 일본계 이토요카도 백화점에 입점해 품질에 대한 신뢰를 쌓았고 이를 통해 다른 곳으로 진출하는 발판이 되었다. 올해는 서남부 지역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다.”

"성도인들은 순수하고 한국인에 우호적이다. 한류(韓流)의 영향이 있고, 또 역사적으로도 한국과 인연이 깊다. 자라나는 세대에게서 한국 이미지가 좋다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한류의 힘만 믿고 안주하면 안된다. 청두의 패션감각은 이미 상하이와 거의 같이 간다."

◆페이용강(費永剛) 선봉그룹 동사장


“스촨성 소비자는 매우 실용적이다. 베이징 사람들이 체면을 중시하는 것과 다르다. 유명 브랜드보다는 자신의 필요를 중시한다.”
“1인당 GDP(국내총생산)으로 구매력을 판단해선 안된다. GDP란 저소득층을 포함한 전체 인구로 나눈 평균치다. 중국의 중서부에는 농민이 많아 평균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 생활수준이나 구매력은 연해 도시보다 높다.
”스촨 윈난(雲南) 꿰이조우(貴州) 등 서남부 지역의 성장속도가 매우 빠르다. 이런 곳에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

 

◆김용철(金容徹) 총칭 헤어샵 ‘오투(O²)’ 원장
”중국인들이 한국인 헤어샵을 찾는 이유는, 중국인 샵에서는 해주지 못하는 한국인 특유의 미적 감각을 살려주기 때문이다. 가격 때문에 중국인 헤어디자이너를 쓰서 현지 업소와 차별화하지 못한다면 실패로 가는 길이다.“
”북경에서도 샵을 운영했었는데 북경과 비교할 때 이곳의 소비 수준은 30% 수준이다. 하지만 중경 사람들의 소비성향이 높고 시장이 커가는 것이 보인다. 2~3년 뒤면 큰 시장이 될 것이다. 미래를 보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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