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는 중국어로 흐어통(合同)이라고 한다. 그 중 임대 계약서는 주린 흐어통(租赁合同)이라고 한다.
본계약서를 쓰기 전에 의향서라는 것을 쓰는 경우도 있는데 가계약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때 원하는 조건을 기재한 의향서를 작성하고 일정 금액을 걸어서 의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때 내는 돈을 의향금(意向金, 이샹진)이라고 한다.
구두 계약이 아닌 돈을 내고 가계약이라도 하라는 의미다. 말보다 돈을 믿는 중국 사람의 생각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보통은 집을 보고 마음에 들면 중개 부동산 담당자에게 요구 사항을 말하고 집주인이 동의하면 바로 만나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향서는 생략한다. 그러나 의향서를 이야기하는 것은 매매할 때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계약서마다 다소 내용이 다를 수는 있지만, 대부분 계약서에는 이 비슷한 내용을 적는다. 임대계약서는 《중화인민공화국계약법》, 《상하이시 주택임대조례》에 근거하여 작성되어 있다.
임대 계약서에 공통적으로 적는 내용을 알아보자.
일반적으로 첫 단락은 갑방과 을방의 이름을 적게 되어 있다. 갑방은 집주인이고 을방은 세입자이다. 을방이 개인일 경우는 개인 이름을 적고, 주재원들은 회사명을 적기도 한다. 회사 명의로 계약할 경우는 맨 마지막 페이지에 회사 법인 도장을 찍어야 한다.
1) 임대물에 기본 관한 사항을 적는다.
주소는 등기권리증에 해당하는 방산증(房产证， 방찬쩡)에 기재된 행정구 명칭과 도로명, 번지수, 동 호수를 적는다. 임대물의 사용 목적을 적는데 주택이므로 사용 목적은 ‘거주’여야 한다. 간혹 주택을 구해 놓고 사무실로 쓰거나 장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목적에 부합하게 사용하지 않은
것이라 위약 처리하고 내보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2)임대 개시일과 종료일을 적는다. 임대 기간은 보통 1년으로 하는데, 집주인과 협의해서 더 길게 할 수도 있다. 이 기간에 집주인 이 세입자를 나가라고 할 수 없고 반대로 세입자도 이 기간은 지켜 줘 야 한다. 쌍방이 임대 기간을 지키지 않을 경우는 위약이므로 위약금을 내야 한다. 위약금은 보증금과 같은 금액으로 책정하는 것이 일반 적이다.
갑자기 한국으로 발령이 나서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귀국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보증금을 집주인이 돌려주지 않아 떼였다고들 말하는데 보증금을 떼인 게 아니고 본인이 위약했으므로 보증금을 위약금으로 처리한 것이다. 이와 반대로 임대 기간에 집주인이 집을 팔아서 중간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이 경우는 반대로 집주인의 위약이므로 위약금을 청구할 수 있다. 임대 만기 한 달 전에 연장을 하는지, 이사를 하는지 알리고 연장 할 경우는 연장 계약서를 써야 한다. 계속 살겠다고 구두로만 계약하고 계약서를 쓰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되면 어느 날 갑자기 주인이 나가라고 해도 보호받지 못한다. 꼭 간단하게라도 연장한다고 서면으로 작성해 두는 것이 좋다.
3) 월세 금액과 납부일, 월세를 보내야 할 집주인 은행 계좌 정보를 적는다. 계약서에 적는 숫자는 우리가 아는 一二三四…로 쓰면 변경할 수 있으므로 갖은자(大写, 따시에)라고 하는 숫자 壹贰叁肆…로 기재한다.
4)보증금을 적는다. 몇 개월의 월세에 해당하는지를 적는다. 지역마다 보증금 납부 개월 수는 다르다. 구베이나 홍취엔루 한인타운은 보증금 두 달 치에 매달 월세를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임대료가 저렴한 지역인 경우나 제공되는 가전 가구이 많지 않은 경우는 보증금 한 달 치에 두 달 또는 석 달 치 월세를 내는 경우도 많다. 보증금을 받은 집주인은 영수증을 발행해 줘야 한다. 이때 받은 보증금 영수증은 잘 보관해 두어야 한다. 악독한 주인은 보증금 영수증이 없다고 이사 나갈 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일도 간혹 있다.
그리고 수도, 전기, 가스는 을방인 세입자 부담, 관리비와 임대소득세(빠표)는 집주인 부담으로 기재한다. 공과금까지 집주인이 낸다거나 관리비를 세입자가 내는 조건으로 한다면 실제 상황에 일치하도록 기재하면 된다. 보증금은 이사하게 되면 돌려받는데, 일반적으로는 당일 돌려받는 것으로 기재한다. 이삿짐을 빼고 집 상태를 확인하고, 수도, 전기, 가스계량기를 검침한 후 공과금 정산을 마치고 제외할 것이 있는지 확인하고 돌려준다
5) 수리에 관한 내용을 적는다. 기본 가구, 가전은 집주인이 제공하므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이다. 임대 기간에 고장이 생겼을 경우 집주인에게 얘기해서 수리를 요청해야 한다. 집주인은 이를 수리할 의무가 있고 정해진 기간 내로 수리를 해야 한다. 기간은 보통 3~5일로 정한다.
집주인이 해외에 있거나 수리기사를 보내기 어려운 경우 집주인과 협의해서 세입자가 수리하고 비용을 월세에서 제외할 수 있다. 어디 까지 수리 범위인가에 대해서 분쟁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세입자가 고의로 고장 낸 경우는 세입자 부담이고 사용을 하다가 자연적으로 고장이 난 경우는 수리를 요청할 수 있다. 전등과 같이 소모품들은 세입자가 교체해야 한다.
수리할 것이 있음에도 이사 가야 할 날짜를 받아 놓은 경우 수리를 미루는 경우가 많은데 자칫 잘못하면 이로 인해 보증금을 못 돌려받을 수 있다. 수리할 게 있으면 미리미리 집주인에게 요청하는 것이 좋다.
내용을 확인하고 문제가 없다면 갑방인 집주인, 을방인 세입자, 병방인 중개 부동산이 모두 서명하고 한 부씩 나눠 갖는다.
임대계약서 외에 방산증(房产证， 방찬쩡) 사본, 집주인 신분증 사본, 보증금 영수증을 받아야 한다. 세입자는 집주인에게 여권 복사본이나 회사 영업집조 본사본을 제공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계약 당일 보증금을 집주인 계좌로 이체하고 월세는 입주일에 이체한다. 만약 계약일과 입주일이 며칠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계약 당일 둘 다 이체해도 무관하다.
입주일에는 요청한 사항대로 준비가 다 되었는지 확인하고, 집에 수리할 게 없는지 다시 확인한 후 수리할 것이 있으면 다시 요청해 두거나 수리할 수 없는 것은 사진을 찍어 증거 자료를 남겨 두는 것이 좋다. 제공되는 가구-가전에 대한 리스트를 작성한다. 또한 전세입자가 사용한 공과금을 정산한다.
중국어로 된 계약서가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지만 임대 계약에서 집주인의 가장 중요한 의무는 제날짜에 이사 들어갈 수 있게 해주고 제공하는 집과 가전 가구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수리해 주는 것이다. 반대로 세입자는 월세를 제날짜에 꼬박꼬박 내고, 제공된 집을 내 집처럼 잘 사용하면 된다. 간단한 계약서이든 복잡한 계약서이든 이것만 지키면 위약이 생길 일도 이사 나갈 때 보증금 분쟁이 생길 일도 없다.
내용 출처: "중국, 돈되는 부동산은 따로 있다" 김미성 지음, 한국문화사 출판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0098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