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눈발이라면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안 도 현 -
어느 회사를 방문할 때였습니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 뒤 승강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평상시 바쁠 때엔 보이지 않던 벽면의 詩 한 편이
그날따라 선명하게 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안도현님'의 시, '우리가 눈발이라면'이란 작품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애송시'였지요.
우리가 눈발이라면,
진눈깨비로 흩날리는 차가운 눈발이 아니라
외로운 이들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편지가 되고
그들의 깊은 상처에 돋는 새살이 되며
사람 사는 마을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함박눈이 되고 싶다는
시인의 진솔한 서원이자 더운 가슴 속에서 우러난 담백한 告白이었습니다.
동장군의 기세가 등등했던
몹시 추웠던 어느 겨울날
사람들의 풋풋한 미소를 따라 '감사'와 '훈염'이 함박눈처럼 펄펄 휘날리고 있었습니다.
'작은 손길, 큰 감동'
바로 이것이었지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
정말 아름다운 공간임을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언제나 고맙고 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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