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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우리글

부딪치다. 떠받치다. 돋치다.

작성자현기욱|작성시간11.09.24|조회수1,230 목록 댓글 0

예문1)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복지논쟁은 여러 곳에서 첨예하게 부딛쳤다.

이해관계가 치열하게 부딛히는 수주전쟁에서 A사는 끝내 성공했다.

 

이 예문과 같이 간혹 글을 읽다보면 '부딛치다', '부딛히다'로 적은 문장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틀린 단어입니다.

헷갈릴 때가 많지요.

제대로 된 단어는 '부딪치다' 또는 '부딪히다'입니다.

'딛'이 아니고 '딪'입니다.

 

 

예문2)

 

후진국 경제는 사실상 지하경제가 떠바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몰락하는 왕조를 끝까지 떠바친 건 고관대작들이 아니라 이름 없는 민초들이었다.

 

예문처럼 '떠바치다'로 쓴 글들을 왕왕 보게 됩니다.

그러나 '바치다'란 단어는 있어도 '떠바치다'란 단어는 없습니다.

이런 경우엔 '떠받치다' 또는 '떠받다'가 맞습니다.

'떠받치다'는 조직을 튼튼하게 지탱하거나 무언가가 쓰러지지 않도록 밑에서 위로 받쳐 버티다란 의미입니다.

 

참고적으로 '바치다'와 '받히다'가 있는데 이 단어도 다른 뜻입니다.

'바치다'는 제물을 바치다, 조국을 위해 한 목숨 바치다와 같이 사용하며

'받히다'는 소뿔에 받히거나 다른 사람의 머리에 받히는 경우에 사용합니다.

 

 

예문3)

 

그의 독설은 가시가 돋혔다.

독수리는 마치 날개가 돋힌 듯 시원스럽게 푸른 창공으로 비상했다.

 

여기에서도 '돋히다'로 썼습니다.

그러나 이는 틀린 문장입니다.

'돋치다'가 맞습니다.

 

'가시 돋힌 장미'가 아니라 '가시 돋친 장미'

'소름 돋히는 공포영화'가 아니라 '소름 돋치는 공포영화'입니다.

 

한국어 어렵죠?

우리도 이럴진대 외국인들은 어떻겠습니까?

그들이 한국어를 정확하게 말하고, 쓴다는 건 거의 기적같은 일이겠지요.

그래도 열심히 메모하고, 읽고, 쓰며, 기억하다보면 언젠가는 일취월장하리라 믿습니다.

세세하고, 구체적인 사물의 묘사나 복잡다기한 감성을 맛깔스럽게 표현하는데 한국어처럼 탁월한 언어는 없다고 합니다.

우리에겐 기막힌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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