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파시조문학] 2026 제4호
중봉中鋒*
김경덕
수양버들 한 가지 수면에 닿을락 말락
골똘히 흔들리다 일순 바람을 실어
물속에 묵화 여러 폭 일필휘지 쳐낸다
끊길 듯 흩어질 듯 한껏 절節을 넣는
힘찬 팔놀림, 붓대를 잘못 놀려도
먹 없이 고쳐 그리며 허공에 탁본을 뜬다
걸작을 담가놓고 버리고 또 버리는
느긋이 풀리며 순순히 든 저 화격畵格
심퉁한 바람 스치면 화폭에 돋는 소름
그 누가 변화무상을 잔재주라 여기랴
여태껏 혼자서 묵묵히 갈아온
붓끝이 공중을 들어 중심에 접힌다
*중봉(中鋒): 서화필법(書畵筆法)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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