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
ㅡ 김홍신 ㅡ
물은 맛이 없기에
평생 마신다.
물이 맛이 있었다면
지겨워서 오래 마시지 못했을 것이다.
공기는 향기가 없기에
평생 들이마신다.
공기에 향이 있었다면
잠시뿐, 금세 질려버렸을 것이다.
삶은 단 한번뿐인
일회용이기에
살아 있는 동안만큼은
맛깔나게,
향기롭게 살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착각한다.
맛과 향기가 밖에서 온다고,
물은 처음부터 달콤했다.
목마른 자에게만,
공기는 늘 향긋했다.
숨 가쁜 자에게만,
삶의 맛은
허기진 영혼이 만들어내고,
삶의 향기는
절실한 마음이 피워낸다.
그러니
맛깔나게 살려면
먼저굶주려야하고,
향기롭게 살려면
먼저메말라야한다.
가진 것들을
다 내려놓고
빈손으로
서 있을 때
비로소 물의
단맛을
공기의 청량함을
삶의 진짜
맛을 안다.
우리가 찾는 건
새로운 맛이
아니라
맛을 느낄수있는
간절함이었던
것이다.
단 한 번뿐인
이 삶을
배고픈 마음으로
목마른 영혼으로
천천히씹어삼키며
깊이 들이마시며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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