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1186) - 광야 지나서 다가선 하늘 문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 수북이 쌓인 낙엽 밟고 거니는 발길이 쓸쓸함을 일깬다.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처럼 한꺼번에 스러지는 별들과의 작별이 아쉬워라. 원로배우 이순재를 비롯하여 일주일간 세 분의 스타가 하늘나라로 떠났다. 뒤쫓아 날아온 부음, 몸담은 대학에서 동고동락한 동료교수의 타계소식에 이어 소년시절부터 함께 자란 평생교우이자 원로목회자가 천국 문에 들어섰다. 오랜 만에 입성하여 주일마다 한 식탁에서 담소를 나누며 옛정을 되 가꾸기 두 달여 만에 별리의 아픔을 겪는 소회가 착잡하다. 지병을 이겨내며 다음 주 강단에 올라 메시지를 전할 예정으로 막판까지 맑은 정신인체 하늘의 부르심을 받았으니 이 또한 축복이런가. 차분한 마음으로 남긴 조문 메시지, ‘오랜 교우님의 영별을 애도하며 하늘의 평화와 안식을 기원합니다. 유족 여러분께 위로의 뜻을 표하며 장례 일체 은혜롭게 치르시기 바랍니다.’
목회 은퇴 후 내가 살던 광주를 찾아 며칠간 함께 묵으며 옛 정을 나눈 교분이 소중하고 10여 년 전에 젊은 시절 함께 했던 옛 교우들과의 정담을 주선했던 추억이 아련하다. 10년 전의 기록을 살펴보자. ‘토요일(10월 8일) 오후 5시, 국내거주 다섯과 해외거주 넷 등 아홉 쌍이 부부동반으로 강서구의 한 음식점에 모였다. 내가 모 교회에 처음 발은 디딘 것은 1960년, 고등학교 1학년 때 선교사들이 가르치는 영어 성경공부에 참여하면서다. 그때 함께 공부한 친구는 민주화투쟁의 선봉에 서서 투옥과 고문을 견디며 험난한 세파를 온몸으로 이겨냈고 그 시절 청년들이었던 선배들은 교회와 사회각계의 원로로 어느새 7, 80대의 노장이 되었다. 당시 중학생과 초등학생이던 후배들도 해외선교의 중임을 떠맡고. 자리를 파하며 떠오른 상념, 소년에 만난 이들이 험난한 광야를 무사히 빠져나와 평온한 낙원에 이르렀구나, 남은 때에 모두들 강건하고 평안하시라.’ 이제 낙원보다 높은 하늘 문에 이르렀으니 그 문 안으로 당당히 들어가소서!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니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니라'(디모데후서 4장 7~8절)
서울 입성 후 반가운 해후, 천국문에 다가선 교우와 함께
* 지난 주말, 순천시걷기연맹과 한국체육진흥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순천만전국ECO걷기대회에 동호인들과 함께 참여하였다. 토요일(11월 22일) 오전 7시 반에 주최 측이 마련한 버스에 올라 첫날 걷기장소인 오천그린광장에 이르니 오후 1시, 순천시가 공들여 만든 오천광장이 아름답고 동천을 가로지르는 7km 걷기코스가 쾌적하다. 만찬을 곁들인 건강강좌가 유익하고.
다음날(11월 23일) 오전 9시, 이틀째 걷기장소인 순천만 갈대숲으로 향하였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갈대습지의 걷기 코스는 여러 차례 걸은 지역, 용산전망대와 순천만가야정원 등을 오가는 10km코스(남파랑길 61코스)와 생태체험장 및 장산소공원을 오가는 9km 코스(순천만어싱길)로 나뉜다. 용산전망대 쪽은 몇 차례 걸은 코스여서 아내랑 장산소공원 오가는 길을 택하였다. 걷는 중 수시로 날아오르는 철새무리의 군무가 아름답고 드넓은 갈대숲 저편의 수평선이 황홀하여라. 순천은 전국1호의 국가정원을 비롯하여 아름다운 걷기도시로 널리 알려진 곳, 15회에 이르도록 꾸준하게 큰 잔치를 마련한 순천시걷기연맹 관계자들의 노고가 고맙다. 걷기 후 푸짐한 경품을 한 아름 안고 나서는 발걸음이 가뿐하여라. 오후 2시 반에 순천을 출발하여 서울에 도착하니 저녁 8시 반, 먼 길 무사히 다녀온 행차가 뿌듯하다.
갈대숲이 아름다운 순천만의 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