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1187) - 계엄 1주년에 살핀 선현의 경세지략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 12∙3 계엄 1주년에 즈음하여 치국과 경세의 엄혹함을 일깨려는 하늘의 표징일까. 상황의 엄중함을 몰각한 지도층의 엽관행태가 개탄스럽고 헌정파괴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부족한 수구층의 항변이 불안하다. 한 줄기 서광, 지구촌을 누비는 K물결의 도도한 흐름이 자랑스러워라!
인터넷에서 살핀 첫 눈 소묘, 새벽 창밖의 보름달이 휘영청 밝아라!
지난 주 가까운 대학도서관에서 ‘다산 정약용과 아담 스미스’(박흥기 지음)란 책자를 빌려와 흥미롭게 읽었다. 저자의 관점, 다산 정약용(1762~1836)은 후학들에게 다양한 종류의 값진 광물을 풍부하게 매장하고 있는거대한 광산과 같다. 경제문제의 해결을 모색하는데 있어서는 아담 스미스(1723~1790)에 준하는 박식과 구도적인 학구정신, 더불어 독창력을 갖추어야 한다. 두 사람은 비슷한 시기를 살면서 경제와 철학, 인문과 사회분야를 아울러 일관된 체계를 구축한 종합적 사상가이며 새로운 사회건설에 이바지한 개혁가로서의 공통점이 있다.
대학 강의 때 주 강좌는 인사와 재무분야, 두 과목의 첫 시간에 다산 정약용과 아담 스미스의 어록을 소개하곤 한 터라 나도 모르게 책장에 손길이 간 셈. 강좌에서 인용한 두 사람의 학문적 소견은 다음과 같다.
목민심서에서 따온 인사 관련 다산의 견해, ‘나라를 다스림의 요체는 사람을 잘 들어 씀에 있다. 군과 현은 비록 작지만 사람을 들어 씀에 있어서는 나라와 다를 바 없다.'(爲邦在於用人 郡縣踓小 其用人 無以異也)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에서 설파한 보이지 않는 손의 효용, '개인의 이기적인 경제활동이 시장전체의 유기적인 자원배분으로 이어져 공공의 이익과 사회전체의 효율성을 가져온다.'
아담 스미스와 다산 정약용은 시대를 뛰어넘은 박학다식의 경세가, 국제정세가 냉혹하고 주변상황이 엄중한 때 위정자는 물론 우리 모두 대국을 조망하고 위난을 해쳐나갈 지혜와 경륜을 깨치자.
* 십 수 년 전 영국에 한 달 넘게 머물며 여러 곳을 탐사하였다. 그중에 아담 스미스가 공부하고 교수로도 재직한 글래스고 대학을 찾은 기억이 새롭다. 이번에 읽은 책의 아담 스미스 연표를 살피니 그 대학에서 논리학과 도덕철학 교수를 거쳐 총장으로 재임하기도. 그의 국부론 출간이 미국독립과 같은 해(1776년)인 것도 눈에 띤다.
남녘에 살 때 다산의 경륜을 일군 다산초당과 그 주변을 자주 찾았다. 어느 안내인의 베트남 호치민이 목민심서를 곁에 끼고 애독하였다는 설명에 갸웃, 베트남의 호치민 박물관에 들렀을 때 가이드에게 그 사실을 확인하니 모르는 일이라고 답한다. 이참에 인터넷을 살피니 다산연구소 박석무 소장의 흥미로운 글이 눈에 띤다. 그가 어느 언론인이 쓴 목민심서와 호치민의 친분 설에 현혹되어 이를 사실인 양 글로 옮긴 적이 있는데 결국은 확인할 길 없어 뒤늦게 이를 취소하였다는 내용,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속설이 떠오른다.(목민심서와 호치민, 장성신문 2019년 12월 2일자 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