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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이 달탐사를? 그들의 숨겨진 특별한 공간

작성자김종문 목사|작성시간15.08.04|조회수89 목록 댓글 0

원자력연이 달탐사를? 그들의 숨겨진 특별한 공간

[과학특공대①]원자력기술 자립의 중심지 '원자력연' 편
동위원소전지·지하처분연구시설을 소개합니다


 

대한민국이 선진 과학기술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과학기술인들이 꿋꿋하게 실험활동을 펼치는 전국 방방곡곡의 연구 현장. 그 현장에는 저마다 과학자들의 혼과 정신이 깃들여져 있습니다.

대덕넷은 각 연구소별로 구성원들이 대표적으로 자랑할만한 특별한 연구현장을 집중 조명하기 위해 새로운 특별취재를 시작합니다. 시리즈 명은 '과학특공대'. '과학'현장의 '특'별한 '공'간을 '대'신 소개하는 기획연재물입니다. 국가 과학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학특공대원들(과학자들)의 모습을 전하는 코너이기도 합니다.

대덕넷 취재팀은 격주 금요일마다 과학현장을 초연하게 지키고 있는 과학자를 만나기 위해 특별한 장소를 찾아가겠습니다. 첫 탐방지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동위원소이용기술개발 연구실과 지하처분연구시설을 찾았습니다. [편집자의 편지]

 

장맛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지난 24일 오전 11시.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김종경) 앞에 도착하니 보안'가급'지역답게 굳건한 이중삼중의 장막이 펼쳐졌다. 이곳은 구글맵에도 자동차 내비게이션에도 기관명조차 뜨지 않는다. 그만큼 국가의 중요 시설이라 보안이 철저하다. 

 

취재기자도 출입절차에 예외가 없다. 각자 지니고 있는 스마트폰, 자동차 블랙박스 카메라까지 검정테이프를 붙이고 장비 검사와 차량 트렁크 검사 통제를 마치고 나서야 출입이 허락됐다. 

 

이날 대덕넷 취재팀이 탐방한 원자력연의 특별한 공간은 '동위원소이용기술개발부 연구실'과 '지하처분연구 시설'.  

 

동위원소이용기술개발부 연구실은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를 이용해 의료용과 산업용 동위원소를 생산하며 이용에 필요한 연구를 수행하는 부서다. 하나로가 있는 곳으로 이곳에 들어가는 절차는 별개로 진행됐다. 산넘어 산이다. 공항 통관절차만큼이나 엄격한 통제를 다시 한 번 경험하고서야 비로소 연구소 건물 내부로 진입할 수 있었다.  

 

◆ 출연연 대표 공동 프로젝트 달탐사 '로버'…이름은 들어봤나 '동위원소전지' 

 

동위원소이용기술개발부에서 진행하는 과제 중 하나는 달탐사선 로버에 장착될 '동위원소전지' 개발.  

 

출연연 대표 협력 연구사업으로 진행중인 달 탐사선 '로버'는 2020년 달 표면에 정착해 자원 탐사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로버는 화성보다 극한 환경인 달의 조건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주행과 탐사를 통해 각종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며 15개 출연연이 공동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그중 동위원소기술개발 연구실에서는 로버의 유일무이한 전력 공급원인 '동위원소전지'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손광재 박사가 '동위원소전지'에 대해 기술 원리와 활용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로버가 달에 도착해서 최소 14일 동안 생존해야 목표 탐사를 마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환경에 제작된 배터리는 단 하루도 생존할 수 없죠. 우리 연구실에서는 로버가 달에서 3개월 이상 생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손광재 동위원소이용기술개발부 박사) 


로버가 무사히 달에 착륙해 탐사를 진행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전력 공급원인 배터리의 사용 시간 문제가 크다. 배터리가 극한 상황에서도 기능을 다하며 배터리 용량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보인다. 

 

달은 공전·자전 주기가 같고 하루가 28일이다. 또한 대기가 존재하지 않아 밤에는 영하 -128℃까지 떨어지며 낮에는 영상 123℃까지 올라간다. 배터리가 작동하기에는 극한의 상황인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환경에서 최소 14일 이상 생존할 수 있도록 방사성동위원소 방사선에너지를 전력으로 변환하는 기술인 '동위원소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원자력전지는 방사선 에너지에 열을 발생시켜 열전재료를 만들고 열기전력을 확보한다.<사진=조은정 기자>

 

 

동위원소전지는 방사선 에너지에 열을 발생시켜 온도 차를 만든다. 이후 열제어 구조체에서 전력을 회수하고 이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전력을 얻는 원리다. 


이 전지는 최대 영하 -200℃에서 영상 300℃의 극한 환경에서도 가동할 수 있으며, 10년 이상의 수명을 가지고 있다. 로버의 온도유지와 안전적 전력공급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납 차폐로 만들어진 핫셀에서 로봇팔을 이용해 동위원소전지를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이 핫셀은 어떠한 극한상황이 와도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세어나 올 수 없도록 제작됐습니다. 방사성 물질 오염에 대한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웃음)" 


동위원소전지를 연구하는 연구실에는 강한 방사성 물질을 취급할 수 있도록 충분한 차폐 시설을 갖춘 4개의 핫셀(Hot-cell)이 있다. 손광재 박사는 이를 '핫셀뱅크'라고 부른다. 방사성 물질의 준위에 맞게 사용되는 핫셀이 준비돼 있는 것. 

 

하얀색 방진복과 안전모를 착용하고 핫셀뱅크에 들어갔다. 고준위 방사성 물질은 콘크리트 차폐로 만들어진 핫셀에서 취급된다. '콘크리트 핫셀'에 들어가자 연구자들은 고준위 동위원소전지 연구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반면 중·저준위 방사성 물질은 납 차폐로 만들어진 '납 핫셀'에서 취급된다.   

 

연구 과정에서 핫셀 내부의 설비가 고장 났을 경우 사람이 들어갈 수 없다. 연구·설비·수리 등 모든 과정이 원격으로 제어돼야 한다. 모든 핫셀에서 연구되는 것들은 수동으로 처리한다. 핫셀 외부에 있는 로봇팔을 이용해 원격 조종이 가능하다. 

 

"동위원소전지가 로켓 추진체에 실려 우주로 쏘아질 때 로켓이 폭발하게 되면 원자력이 노출돼 지구에 큰 피해를 입히게 됩니다. 여기서는 로켓이 폭발돼도 전지의 원자력 동위원소가 누출되지 않도록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 "광물서 채취한 핵원료, 사용 후 다시 안전하게 광물로 보낸다" 


"우리 연구시설은 지하수 유동과 지하 암반 특성 규명이 목적이므로 방사성 물질을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고준위 폐기물을 비롯한 방사성 물질의 사용이 일체 금지된 시설이니 안심하세요. 우리가 사용하는 핵 원료는 우라늄 등의 광물입니다. 광물에서 채취해 고농축으로 압축해 핵 원료로 사용합니다. 결국, 핵 원료로 잘 사용하고 폐기물 은 다시 땅속 깊이 묻어두자는 개념이죠."(김건영 방사성폐기물처분연구부 박사)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를 언제까지 쌓아두기만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우주나 바다 속으로 보낼 수도 없다. 가장 안전하고 영구적인 처리방법은 우리나라 어딘가에 묻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무 땅속에 묻을 수 없는 노릇. 지하수 흐름, 암반층 균열 등을 조사하며 안전한 처분 조건을 찾는 곳. 바로 원자력연 지하처분연구시설(KURT)이다. 

 

 

▲원자력연 일대 산 중턱에 위치한 지하처분연구시설 입구의 모습.<사진=조은정 기자>

 

 

"이곳은 무더위에도 15℃ 정도로 시원합니다. 동굴 안에서 연구하시는 분들은 한여름에도 항상 두꺼운 옷을 입고 연구하죠. 심지어 작년에 방문하셨던 학부모들이 이 동굴에 김장김치를 숙성시키자는 제안도 있었죠.(웃음)"  


지하처분연구시설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동굴 속이다. 이곳에 들어서자 한기가 느껴졌다. 한여름인데도 쌀쌀했다. 

 

뿌옇게 낀 안개를 뚫고 동굴 내리막길을 따라 120m 정도 가자 좌·우측에 연구 실험모듈이 펼쳐져 있었다.

고준위폐기물을 지하 깊숙이 묻더라도 폐기물 자체에서 열이 나기 때문에 이 열이 암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해야 한다. 첫 모듈에서는 실제 자연상태에서 암반이 어떤 변화가 있는지 히터를 심어놓고 각종 센서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김건영 박사가 지하처분연구시설의 목적과 연구 방향 등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또한 폐기물의 포장도 중요하다. 고준위폐기물은 내식성과 충격이 강한 구리로 제작한 처분용기에 담은 후 벤토나이트 성분의 완충제로 한 번 더 포장해 묻는다. 


구리는 금속 중 부식 속도가 가장 늦다. 또 벤토나이트는 지수성능과 흡착성능이 좋아 지하수 등 외부 물질이 침투하지 않도록 막을 형성한다. 이렇게 이중 삼중으로 밀봉한 다중방벽 시스템에 의해 고준위폐기물은 생태계로부터 완전히 격리, 혹시라도 모를 방사성물질이 인간 생활권으로 누출되는 것을 방지한다.

밀봉된 고준위 폐기물은 지표에서 약 500m 깊이에 있는 안전한 심부 암반에 건설된 지하 구조물에 묻게 된다. 500m 지하 암반의 연구를 위해서라면 500m 깊이의 동굴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하처분연구시설의 깊이는 120m 남짓.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첫 번째 모듈에서 500m 깊이의 8개 지축을 뚫었고, 내시경과 같은 원리로 지하수, 암반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한 지하처분연구시설은 얼마 전까지 동굴의 깊이가 90m였지만 최근 120m까지 확장시켰다. 동굴을 뚫을려면 한 번의 다이너마이트 발파로 2m 정도 뚫린다. 발파 후 지하수와 암반 등급을 확인하는 작업을 수없이 거쳐야 한다. 김 박사에 따르면 120m까지 동굴을 확장시키는 데 6개월 이상 걸렸다. 

 

 

▲다이아몬드 와이어로 가공된 평면 자연암반의 모습.<사진=조은정 기자>

 

 

최근 확장된 동굴로 들어섰다. 다이아몬드 와이어로 가공된 평면 자연암반이 거대한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암반에는 지하수의 흐름에 따른 암반의 결이 선명하고 아름답게 드러나 있다. 이곳에는 암반층 균열 등을 조사·평가·해석해 최적의 안전한 처분 조건을 찾는 연구모듈이 있다.  

 

지하처분연구시설은 방사성 물질을 다루지 않는다. 다만 향후 방사성 폐기물질을 안전하게 처리하기 위한 연구를 할 뿐. '방사능'이라는 단어에 과민반응하는 주민들의 반대와 따가운 눈초리가 심했던 모양이다. 김 박사는 "연구시설이 선진국에 비해 열악한 환경"이라며 "국민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탐방을 마치고 김 박사는 "지하처분연구시설에 오신 분들은 모두 우리 편이 된다"고 뿌듯해 했다. 

 

김 박사는 "선진국들이 고준위폐기물 처분 연구를 30년 이상 진행해 온 것과 비교해 우리는 시작이 늦었은 편"이라며 "지하처분연구시설을 활용한 체계적인 연구로 기술자립에 자신감을 갖고 연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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