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孟子 공손추公孫丑 하
4.9 옛날의 군자는 잘못이 있으면 고쳤는데, 요즘의 군자는...
古之君子 過則改之 今之君子 過則順之
고지군자 과즉개지 금지군자 과즉순지
"옛날의 군자는 잘못이 있으면 고쳤는데,
오늘날의 군자는 잘못이 있어도 그대로 밀고 나갑니다."
연燕나라 사람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제齊나라 王이 말했다.
"내가 맹자를 보기가 너무 부끄럽다."
대부의 진가陳賈가 말했다.
"왕께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왕께서 왕과 주공周公 중에서 누가 더 어질고 지혜롭다고 생각하십니까?"
왕이 말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인가!"
진가가 말했다.
"주공周公이 관숙管叔을 시켜서 은殷나라를 감독하게 하였는데, 관숙이 은나라 유민들을 거느리고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주공이 관숙을 그럴 줄 알았으면서도 은나라를 감독하게 했다면 그것은 어질지 못한 것이고, 그럴 줄 모르고 은나라를 감독하게 했다면 그것은 지혜롭지 못한 것입니다. 어짊[仁]과 지혜로움[智]에 있어서 주공과 같은 분조차 완전하지 못함이 있었는데, 하물며 왕과 같은 분은 어떻겠습니까? 제가 맹자를 만나서 해명하겠습니다."
진가가 맹자를 뵙고 물었다.
"주공周公은 어떤 사람입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옛날의 성인입니다."
진가가 물었다.
"주공이 관숙管叔에게 은殷나라를 감독하게 하다 관숙은 은나라 유민들을 부추겨서 반란을 일으켰다고 하는데, 그런 사실이 있었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진가가 물었다.
"주공은 관숙이 반란을 일으킬 줄 미리 알면서도 그에게 은의 유민을 감독하게 했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알지 못했습니다."
또 진가가 물었다.
"그렇다면 성인도 잘못을 범하는 일이 있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주공周公은 아우요, 관숙管叔은 형이었으니, 주공이 당연히 그러한 잘못을 범할 만도 하지 않겠습니끼?(*註1) 또 옛날의 군자(*註2)는 잘못이 있으면 고쳤는데, 오늘날의 군자는 잘못이 있어도 그대로 밀고 나갑니다. 옛날의 군자의 경우 그의 잘못이 일식이나 월식 같아서 사람들이 모두 그것을 알아차렸고, 그가 잘못을 고치게 되면 백성들 모두가 우러러 보았습니다. 오늘날의 군자는 잘못을 밀고 나갈 뿐 아니라 그것을 변명하기까 합니다."
燕人畔. 王曰, "吾甚慙於孟子."
陳賈曰, "王無患焉. 王自以爲與周公, 孰仁且智?"
王曰, "惡! 是何言也?"
曰, "周公使管叔監殷, 管叔以殷畔. 知而使之, 是不仁也. 不知而使之, 是不智也. 仁智, 周公未之盡也, 而況於王乎? 賈請見而解之."
見孟子問曰, "周公何人也?"
曰, "古聖人也."
曰, "使管叔監殷, 管叔以殷畔也, 有諸?"
曰, "然."
曰, "周公知其將畔而使之與?"
曰, "不知也."
"然則聖人且有過與?"
曰, "周公, 弟也. 管叔, 兄也. 周公之過, 不亦宜乎? 且古之君子, 過則改之. 今之君子, 過則順之. 古之君子, 其過也, 如日月之食, 民皆見之. 及其更也, 民皆仰之. 今之君子, 豈徒順之? 又從爲之辭."
[심경호의 해설]
子夏曰, 小人之過也는 必文이니라
잘못이 있는 줄 알면서도 인정하지 않고 잘못이 없다고 자기 자신을 속여서 겉으로 은폐하고 말재주로 번지르르 꾸미는 것을 文過(문과) 혹은 文過飾非(문과식비)라고 한다. ‘논어’ ‘子張’의 제8장에서 자하가 한 말에서 나왔다. 小人之過也는 ‘소인의 허물로 말하면’이니 ‘소인은 허물이 있으면’이란 뜻이다. 文은 文飾(문식)이다. 주희는 자하의 말을 풀이해서 소인은 改過를 꺼리되 自欺(자기), 즉 자기기만은 꺼리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꾸며대서 잘못을 더하게 된다고 했다.
공자는 ‘學而(학이)’에서 ‘過則勿憚改(과즉물탄개)하라’고 했다. 잘못을 저질렀다면 고치기를 꺼려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衛靈公(위령공)’에서는 ‘過而不改(과이불개)가 是謂過矣(시위과의)니라’고 했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치지 않는 것, 그것이 허물이라는 뜻이다.
한편 ‘맹자’ ‘公孫丑(공손추) 下’에서는 ‘古之君子는 過則改之러니 今之君子는 過則順之’라 했다. 옛날의 군자는 허물이 있으면 고쳤지만 지금의 군자는 허물을 이루고 만다는 뜻이다. 나아가 맹자는 ‘今之君子는 豈徒順之(기도순지)리오 又從而爲之辭(우종이위지사)로다’라고도 했다. ‘지금의 군자는 어찌 이룰 뿐이겠는가, 그에 따라 변명하기까지 하는구나!’라는 뜻이다.
자하가 말한 小人은 덕이 없는 사람을 두루 가리키지만 맹자가 말한 今之君子는 지금의 군주와 대신을 가리킨다. 덕이 모자란 일반인의 文過飾非도 우려해야 하지만 위정자의 文過飾非는 공동체에 끼치는 악영향이 크기에 더욱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崔漢綺(최한기)는 ‘帝王學’이란 논문에서 군주가 덕이 부족하면 툭하면 백성을 이롭게 하겠다고 언사를 꾸미지만 그 발언과 정치가 백성을 해치지 않는 것이 없다고 했다. 위정자가 각별히 새겨볼 말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동아일보 201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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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5.01.23 *註1 : 「周公은 아우요, 管叔은 형이었으니, 주공이 당연히 그러한 잘못을 범할 만도 하지 않겠습니끼?」.... 관숙이 반란을 일으킨 것을 알지 못하고 은의 유민을 감독하는 자리에 있게 한 것은 주공의 잘못이지만, 아우의 입장에서 형이 차마 반란을 일으키리라고는 의심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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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5.01.23 *註2 : 「古之君子 過則改之 今之君子 過則順之」
『맹자』에서 ‘군자는 대체로 두 가지 의미로 쓰인다. 하나는 통치자를 가리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도덕적 인격[덕]을 갗춘 사람을 가리킨다. 여기서 말하는 군자는 첫 번째의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