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孟子 공손추公孫丑 하
4.12 사성소인야士誠小人也 나야말로 진정 小人이로다
맹자가 제齊나라를 떠났다.
제나라 사람인 윤사尹士가 사람들에게 말했다.
"맹자가 왕이 탕湯왕이나 무왕武王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몰랐다면,
그것은 현명하지 못했던 것이고,
그것이 불가능할 것임을 알았으면 서도 제나라에 왔었다면
그것은 왕이 주는 녹을 바랐던 것이다.
천리의 먼 길을 와서 왕을 만나보고 서로 뜻이 맞지 않아서 떠나면서도
주晝읍에서 사흘이나 묵고난 뒤에야 주 땅을 떠났으니 어찌하여 그리 지체하였는가?
나로서는 그 점이 못마땅하다."
맹자의 제자인 고자高子가 그 말을 맹자에게 아뢰었다.
맹자가 말했다.
"윤사尹士가 어떻게 나를 알겠는가?
천리길을 찾아와서 왕을 만났던 것은 내가 원해서 그렇게 한 것이었지만,
뜻이 맞지 않아 떠나는 것이 어찌 내가 원해서 그렇게 한 것이겠느냐?
나로선 어쩔 수 없어서 그렇게 한 것이다.
내가 주읍에서 사흘을 유숙하고서 떠났지만,
내 마음으로는 그것도 오히려 서둘렀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왕께서 행여나 마음을 고쳐먹지 않을까,
만일 왕께서 마음을 고쳐먹는다면 반드시 나를 다시 부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읍을 떠나는데도 왕께서 나를 만류하러 좇아오지 않자
그제야 거리낌 없이 떠날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이다.
내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어떻게 왕을 저버릴 수야 있겠는가?
왕은 그래도 좋은 정치(善政)를 실천할 만한 분이다.
그런 왕께서 만일 나를 기용하신다면 어찌 제齊나라 백성들만이 편안하게 될 뿐이겠는가?
천하天下의 백성들이 모두 편안하게 될 것이다.
왕께서 행여나 생각을 고치실 것을 나는 매일같이 바라고 있다.
내가 어떻게 이 같은 못난 사내처럼 굴겠는가?
왕에게 간언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해서 버럭 성을 내며 화난 얼굴을 하고,
떠나갈 때는 종일토록 힘을 다하여 갈 데까지 간 후에 유숙하는 따위의 행동을 하겠는가?"
윤사尹士가 그 말을 듣고는 말했다.
"난 정말 소인이로구나."
孟子去齊. 尹士語人曰, “不識王之不可以爲湯武, 則是不明也. 識其不可, 然且至, 則是干澤也.
千里而見王, 不遇故去. 三宿而後出晝, 是何濡滯也. 士則玆不悅.”
高子以告. 曰, “夫尹士惡知予哉. 千里而見王, 是予所欲也. 不遇故去, 豈予所欲哉?
予不得已也. 予三宿而出晝, 於予心猶以爲速. 王庶幾改之. 王如改諸, 則必反予.
夫出晝而王不予追也, 予然後浩然有歸志. 予雖然, 豈舍王哉.?
王由足用爲善. 王如用予, 則豈徒齊民安?
天下之民擧安. 王庶幾改之, 予日望之. 予豈若是小丈夫然哉?
諫於其君而不受, 則怒, 悻悻然見於其面. 去則窮日之力而後宿哉?
尹士聞之曰,
“士誠小人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