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충북지부 설문조사 결과, 교사 13% ”오히려 복무 사용 까다로워졌다“
”직접 와서 허락받아라“, ”이유 자세히 적어라“ 등 교장·교감 인식 변화 없어
[교육플러스=윤두현 기자] 교육부가 올해 2월 교원복무규정을 개정했지만, 충북지역 교사 절반 이상은 현장에서 아무런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충북지부는 지난 3월 18일부터 25일까지 충북내 내 초·중·고·특수·유치원 교원 514명을 대상으로 '2026 교원휴가예규 개정 관련 및 복무사용 실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교육부는 지난 2월 27일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5조 4항에 "수업 등 교육활동에 지장이 없다고 소속 학교의 장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사유를 기재하지 않는다"는 단서 조항을 신설했다. 타 국가공무원과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설문 결과는 개정 취지와 거리가 멀었다. 응답자의 50.2%(258명)가 "이전과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고 답했고, "오히려 복무 사용이 까다로워졌다"는 응답도 13.2%(68명)에 달했다. 개정 내용대로 안내를 받은 교원은 21.6%(111명)에 불과했다. 전체 응답자의 약 78%가 개정 사항을 제대로 안내받지 못했거나, 오히려 역행하는 방식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제기된 문제는 '사전 구두보고 강요'였다. 나이스 전자결재만으로 복무 신청이 완결되어야 함에도 교장·교감에게 사전에 구두로 허락을 구해야 하는 관행이 광범위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구체적인 병원명이나 목적지 기재 강요, 금요일·특정 시간대 조퇴 제한, 1일 병가에도 진단서 요구, 연가 횟수를 교원성과급 평가에 반영하는 사례 등이 줄줄이 보고됐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개정 내용이 오히려 통제 강화의 수단으로 역이용되는 사례다. 일부 관리자들이 "학교장이 인정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을 근거로 사전 보고와 사유 기재를 더욱 엄격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건·사서·영양교사 등 특정 직종에 대한 추가 제한, 육아시간 및 모성보호 시간 사용 제한도 반복적으로 언급됐다.
기간제 교사들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한 기간제 교사는 "계약 갱신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강요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구두보고를 하게 되는 분위기"라고 답했다.
김민영 전교조 충북지부장은 “새 학기초부터 예규의 안내에 따른 부작용을 호소하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며 “비민주적 복무 운영으로 인한 현장교사의 고충을 해결할 수 있는 교육당국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 결과는 단순한 복무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 조직 문화의 문제를 다시 드러낸 사례로 해석된다. 제도는 개정됐지만 현장에서는 관행과 관리자 재량이 여전히 강하게 작동하면서 정책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전 구두보고나 병원명 기재 요구 등 비공식적 통제가 지속된다면 교원들의 행정 부담과 심리적 압박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 결국 교원 복무 제도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서는 규정 개정에 그치지 않고 현장 적용 기준을 명확히 하고 학교 관리자에 대한 안내와 점검을 강화하는 등 교육당국의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