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시골길 치안 공포에 시험 기간 야간 퇴근길까지 막막해
트럼프가 일으킨 미국 이란 전쟁이 글로벌 에너지 수급 불안을 몰고 오면서 대한민국 학교 현장의 일상을 뒤흔들고 있다. 정부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지난주부터 전격 시행한 ‘공공기관 승용차 5부제(요일제)’가 교육 현장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교사들의 안전과 교육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들개와 범죄 위험에 노출된 농어촌 교사들
충남의 농산어촌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에게 ‘차량 5부제’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존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충남의 한 교사는 “차량 부제일에 어쩔 수 없이 20분간 도보로 출근하던 중 들개와 입질을 하는 개 3마리를 마주쳐 공포에 떨어야 했다.”며 “인적이 드문 시골길이라 범죄가 발생해도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환경인데, 무조건 걸으라는 것은 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처사”라고 고충을 호소했다.
대중교통 접근성 기준에 대한 형평성 논란도 뜨겁다. 현재 지침상 ‘보행거리 800m 이상’이거나 ‘배차간격 30분 초과’인 경우 제외 대상이 되지만, 실제 현장과는 괴리가 크다.
부산의 한 교사는 “영도에서 명지까지 먼 거리를 출퇴근하지만, 편도 거리가 30km를 근소하게 넘지 못한다는 이유로 제외 대상에서 탈락했다.”며 “산 중턱에 위치한 부산 학교들의 지형적 특성과 열악한 대중교통 사정을 고려하면 5부제 시행은 교사들에게 인근 사설 주차장 비용을 전가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시험 출제·야간 감독, “일은 언제 하라는 건가”
특히 4월, 1학기 중간고사 시험 출제 기간은 교사들에게 가장 민감한 시기다. 보안 규정상 시험 문제를 학교 밖으로 반출할 수 없어 대다수 교사가 야간 근무를 자처하지만, 5부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한 교사는 “시험 출제와 야간자율학습 감독을 마치고 밤 10시에 퇴근하려면 대중교통이 끊긴 경우가 허다하다.”며 “카풀을 장려한다지만 퇴근 시간이 제각각인 상황에서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택시를 이용하게 되는데, 이는 서민 경제를 살리겠다는 정책 취지와도 맞지 않는 지출”이라고 꼬집었다.
“정책 실효성 의문... 유연한 운영 절실”
현장 교사들은 에너지 절약이라는 대의에는 공감하면서도, 실무적인 보완책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다. 농산어촌 지역의 경우 버스 시간표조차 부정확해 터미널에 직접 가서 확인해야 하는 실정이며, 실시간 도착 정보 시스템이 미비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공공기관이라는 이유로 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학교별 위치, 교사들의 퇴근 시간대, 인근 치안 상황 등을 고려한 유연한 예외 규정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이번 5부제 위반 시 2~3회는 출입 통제, 4회 이상은 엄중 문책 및 징계 등 고강도 압박이 예고되어 있어 교직 사회의 불안과 불만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