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작가회 연천답사기

작성자신재옥|작성시간26.06.05|조회수68 목록 댓글 0

6·3 지방선거가 끝났다. 선거는 우리 사회를 정치 열풍 속으로 몰아넣고 지나갔고, 남은 것은 영광과 상처뿐인 듯하다.

 

미니작가회는 지난달 윤동주문학관 답사 자리에서 안상문 작가의 초대로 연천을 찾기로 했다. 회원들은 모두 사전투표를 마친 뒤 퇴계원에 모여 함께 길을 나섰다.

 

연천에서 농사를 지으며 시를 쓰는 안상문 작가의 보금자리는 아담한 흰색 농막이었다. 주인을 닮아 소박하고 정갈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오백여 평의 밭에는 상추와 고추, 토마토 등 각종 채소가 가지런히 자라고 있어 그의 부지런한 성품을 짐작하게 했다.

 

먼저 안 작가의 안내로 호로고루를 답사했다. 호로고루는 고구려 시대의 성터다. 홍보관에 들러 해설사의 설명을 들은 뒤 넓은 성터를 지나 정상에 올랐다. 임진강을 끼고 자리한 호로고루는 천혜의 요새라는 말이 실감날 만큼 웅장한 풍광을 자랑했다. 조금 떨어진 곳에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능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다음에 다시 찾게 된다면 꼭 들러보고 싶다.

점심 무렵이라 햇볕은 더욱 뜨거웠다. 호로고루 곳곳을 돌아다니는 동안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미니작가회 회원들은 대부분 적잖은 나이임에도 발걸음이 가벼웠다. 특히 팔순의 원로 작가님께서도 전혀 뒤처지지 않고 함께 걸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평소 건강관리를 얼마나 잘하셨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답사를 마친 뒤 안 작가는 손님을 대접하겠다며 유명한 맛집인 원조두지리매운탕으로 안내했다. 얼큰하고 시원한 매운탕에 모두가 만족하며 한목소리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식사 후에는 마롱리면사무소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이름부터 독특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다. 이행재 작가님은 최근 출간한 수필집 『봄꽃처럼 아름다운 가을단풍』이 미당문학 광고판에 소개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했다. 회원들은 아낌없는 박수로 축하를 보냈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는 칭찬에 인색한 분위기가 퍼져 있는 듯하다. 그러나 미니작가회만큼은 서로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작은 성취에도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는 따뜻한 공동체다. 넓은 카페 안에는 서로를 격려하는 훈훈한 기운이 가득했다.

이영관 작가도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중부일보 시민기자로 재위촉되었을 뿐 아니라, 경인교대 총동문회로부터 ‘자랑스러운 동문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소식에도 회원들은 아낌없는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이쯤 되니 배도 부르고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호스트인 안 작가는 숯불 삼겹살을 준비해 두었다며 쉽게 보내주지 않았다. 결국 모두 못 이기는 척 다시 농막으로 향했다.

숯불이 붉게 익어가고 삼겹살이 노릇노릇 구워지자 고소한 향이 들판에 퍼졌다. 야외에서 먹는 삼겹살의 맛은 역시 특별했다. 하루 종일 이어진 환대의 정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헤어질 시간이 되자 안 작가는 밭에서 직접 딴 상추를 한 봉지씩 나누어 주었다. 상추만 받아 온 것이 아니라 그의 넉넉한 인심과 따뜻한 정까지 함께 담아 온 듯했다.

 

초여름 햇살 아래 시작된 연천에서의 한나절은 사람 냄새 가득한 추억으로 남으며 서서히 저물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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