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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사/현대사

헤이그 특사 통역관 이위종의 생애

작성자Erreala|작성시간24.05.11|조회수225 목록 댓글 2

 

스테드: 여기서 뭘 하십니까? 왜 이 평화 회의에 파문을 던지려 하십니까?
이위종: 저는 아주 먼 나라에서 왔습니다. 이곳에 온 목적은 법과 정의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각국 대표단들은 무엇을 하는 겁니까.
스테드: 그들은 세계의 평화와 정의를 구현하려는 목적으로 조약을 맺게 됩니다.
이위종: 조약이라구요? 그렇다면 소위 1905년 조약은 조약이 아닙니다. 그것은 저희 황제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체결된 하나의 협약일 뿐입니다. 한국의 이 조약은 무효입니다.
스테드: 하지만 일본은 힘이 있다는 걸 잊으셨군요.
이위종: 그렇다면 당신들의 정의는 겉치레에 불과할 뿐이며 기독교 신앙은 위선일 뿐입니다. 왜 한국이 희생되어야 합니까? 일본이 힘이 있기 때문인가요?
이곳에서 정의와 법과 권리에 대해 말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왜 차라리 솔직하게 총, 칼이 당신들의 유일한 법전이며 강한 자는 처벌받지 않는다고 고백하지 못하는 겁니까?

 

일본인들은 항상 큰 목소리로 얘기합니다. ‘우리는 한국에서 일본의 국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세계 문명인으로서의 일을 하는 것이며, 개방 정책을 유지하며 모든 국가에 동등한 기회를 보장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러일전쟁 이후 그들은 변합니다. 놀랍게도 원통하게도 그들은 모든 나라에 대한 정의롭고 평등한 기회 대신 추하게, 불의하게, 비인도적으로, 자기 욕심대로, 결정적로 야만적인 정책을 펴기 시작했습니다. (중략) 이들에 따르면 을사 조약은 우호적으로 체결되었지만, 우의와 형제애를 말하면서 그 뒤통수를 치는 일본의 강도보다도 더 비열한 짓이었습니다....... 한국인들은 아직 조직화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저토록 무자비하고 비인도적인 일본의 침략이 종말을 고하기 위하여 하나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일본은 반일 정신으로 무장한 2천만 한국인들을 모두 죽여 없애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ㅡ미국 언론인 윌리엄 스테드와의 인터뷰

 

 

장기집권으로 인한 부패, 과도한 세금징수와 가혹한 행정에 허덕여왔던 한국 국민과 정부는 애원과 희망으로 일본인들을 환영하였다. 그 당시 한국인들은 일본이 부패한 정부 관리들을 엄격히 처벌해 주고, 일반 백성에게는 정의감을 북돋워 주고, 정부 당국의 정치․행정에 대해 진실한 조언자가 되고, 한국민들의 개혁운동을 잘 인도해 줄 것으로 확신하였다. 일본인들은 거듭하여 그들의 한국 진출은 그들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문명국들의 행위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문호개방과 모든 백성을 위한 기회균등의 보존을 공고히 하기위함이라고 극구 강조하였다

 

이위종은 미국과 프랑스에서 근대교육을 받은 경력이 있으며, 근대사상의 조류들이 유행하는 시기에 청년기를 보냈기 때문에 철저한 근왕주의자인 이범진보다 정치사상 면에서 진보된 모습을 보였다. 그는 1896년 7월 한국을 떠날 때만 해도 부친의 영향으로 나이 어린 야무진 군권주의자의 면모를 지녔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1907년 7월 헤이그 국제협회에서 한국독립을 호소하는 연설을 했을 때에 대한제국의 장기집권으로 인한 부패, 과도한 세금징수, 가혹한 행정 등으로 인해 인민이 고생하고 있음을 인정했을 뿐더러 그러한 정치를 ‘구체제하 정부의 잔혹한 정치’라는 말로 표현하였다. 이는 이위종이 고종의 권위를 인정하면서도 고종의 통치에 대해서 깊은 불만을 지니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1919년 8월에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국민들만이 미국인들처럼 사리사욕을 쫓지 않고 박해받는 자들의 자유를 위해 진정으로 투쟁할 수 있다”며 미국의 자본주의체제를 비판하고 사회주의를 적극 지지하는 발언을 하였다. 이는 이위종의 정치사상이 군권주의에서 민주주의를 거쳐 사회주의로 전환해 갔음을 나타내 준다고 생각한다


오영섭. (2007). 이위종의 생애와 독립운동. 한국독립운동사연구, 29, 43-44

 

 

 

일제시기 이위종은 아버지 이범진의 자결 이후 러시아 혁명과 조국해방에 투신했습니다. 그의 후손은 러시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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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푸른잎새 | 작성시간 24.05.11 몰랐던 분이네요. 유익한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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